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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얼큰한 국물, 쫄깃한 아귀 내장… 진료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치과 의사의 단골

석창인 수원 석치과 원장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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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치과가 씹는 일과 관련 있다 보니 음식에 관심 갖게 되지 않았을까요(웃음).”


경기도 수원 석치과의원 석창인(58) 원장은 음식을 혼자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남들과 공유하는 식도락가다. 지난 2009년 ‘석 박사의 수원 맛집’이란 책을 펴냈고, 식당 소개 칼럼을 여러 매체에 꾸준히 쓰고 있다.


진료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점심을 허투루 때우지 않는다. “수원 시내 식당 30~40곳을 적은 ‘점심집 리스트’가 있어요. 한식·국밥·중식·냉면·칼국수·막국수로 분류된 이 리스트를 매일 아침 진료 시작하기 전 훑어보면서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골라서 함께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데려가지요.”


석 원장이 자신의 점심집 리스트 맨 꼭대기에 있는 ‘최애’ 단골집 2곳을 소개했다. 서울에 약속이 있을 때 즐겨 찾는 식당 2곳도 함께 알려줬다.


감포생아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수원의 오래된 아귀 전문점입니다. 생아귀만을 사용해 포슬포슬한 살과 쫄깃한 내장, 쫀득한 껍질이 일품이죠. 서양 3대 진미 중 하나인 푸아그라(거위간)를 능가한다는 아귀간까지 제대로 맛보려면 수육을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점심에만 파는 뚝배기에 끓여 나오는 아귀 매운탕은 해장에 최고죠!”


요리 솜씨도 솜씨지만 무엇보다 아귀의 선도가 특상급이다. 경북 경주 감포가 고향인 식당 사장 김실순씨는 “수육과 지리(맑은 탕)는 매일 경북 포항에서 올라오는 살아있는 아귀를 쓴다”고 했다. 매운탕도 고춧가루를 텁텁하지 않고 칼칼할 정도로만 써서 아귀 육수 특유의 시원함을 살린다.


점심 아귀 뚝배기 1만원, 활아귀수육 6만·7만·8만원, 활아귀지리 5만·6만·7만원. 수원 권선구 장다리로 125, (031)236-2040


옥반정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평양냉면집인데 수원의 오래된 냉면집들을 압도합니다. 냉면이 나오면 가장 먼저 들이켜는 육수가 특히 좋은 데다 메밀 향이 살살 올라오면서 쫄깃한 면발과 아주 조화로워요.”


모순적이랄 수 있겠으나 ‘육수가 맑으면서도 진하다’고 하면 평양냉면 마니아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듯하다. 육향도 구수하다. 수육을 맛보면 고기 자체가 좋은 데다 삶거나 끓이는 솜씨가 좋음을 알 수 있다. 냉면만 먹기에 허전하다면 왕만두를, 저녁에 소주 한잔 곁들인다면 어복쟁반을 추가하면 알맞겠다.


평양냉면·비빔냉면 1만1000원, 왕만두 8000원, 어복쟁반 5만9000원. 수원 장안구 정조로1053번길 29 1층, (031)243-5858


이수통닭


“서울 방배동에 있는 ‘시스트로’에 저녁 약속을 많이 잡는데, 여기서 끝나면 2차로 반드시 찾는 곳이 이 통닭집입니다. 통닭도 통닭이지만, 닭똥집(모래집) 튀김이 환상이에요. 닭똥집은 대개 시커멓고 질기잖아요? 이 집은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신선하면서 씹는 맛이 아주 고소해요. 그래서 꼭 닭똥집을 따로 주문 포장해 집으로 가져와요.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서 먹으면 물론 가게에서 먹을 때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맛있어요.”


통닭과 프라이드 치킨으로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집이다. 석 원장은 “수원이 통닭으로 유명하다지만, 이 집이 수원의 어떤 통닭집보다 낫다”고 했다. 닭 자체 선도가 좋은 데다 닭을 튀기는 기술이 탁월하다. 씹으면 아사삭 바스러지는 닭껍질의 식감이 특히 뛰어나다. 생맥주도 잘 관리하는지 언제나 차갑고 신선하다.


이수생생통닭 1만7000원, 후라이드치킨 1만8000원, 모래집튀김 1만4000원. 서울 서초구 방배천로 92 세양아르비채, (02)581-8892


작은수산시장


“노량진 수산시장을 매일 찾아가는 채성태 대표의 성실함과 가장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 안목이 음식에서 그대로 느껴집니다. 언제 가더라도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물 좋은 생선과 진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지요.”


전통 보양식으로 아는 이들도 있지만, 한약재와 채소 달인 물에 닭과 전복을 넣고 맑게 끓인 해천탕은 채 대표가 서울 이태원에서 운영했던 전복 전문점 ‘해천(海川)’에서 1996년 개발한 음식이다. 삼각지 골목에 숨은 듯 자리 잡은 작은수산시장은 최 대표가 새롭게 운영하는 해산물 전문점이다. 작고 허름한 외관에서 예측하기 힘든 수준의 생선회와 각종 해물 요리가 줄줄이 나온다. 매일 내용이 달라지는 코스 요리를 추천한다.


생태탕 1만5000원(점심), 전복초덮밥 2만5000원(점심), 코스 5만·7만·10만원(1인), 해물라면 1만5000원.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62가길 14, (010)4991-9286

조선일보

수원 석치과의원 석창인 원장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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