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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한성숙,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미래 먹거리 만드는 CEO"

呂·曺 합병 카카오 첫 연임 대표… 네이버 韓 대표도 조만간 재신임 될 듯

1년 성과 연연 않는 ‘뚝심’ 높게 평가… AI·금융 등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카카오 CEO(최고경영자)인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앞으로 2년 더 카카오를 이끌게 됐다. 카카오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두 공동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2014년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 후 대표가 재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한성숙 대표의 연임 안건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조 공동대표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한 대표는 2017년 3월부터 대표로 선임 돼 각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이들 대표 모두 신사업을 발굴하고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이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당장 코앞의 수익성에 연연하기 보다는 미래 먹거리에 과감히 투자하고 짧은 시간 내 정상궤도로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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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네이버·카카오 제공

적자 늘어도 투자 아끼지 않는 네이버·카카오

카카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3조898억원) 영업이익(2066억원)을 기록하는 등 두드러진 실적 개선을 보였다. 그러나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처음부터 수익성에서 성과를 보인 건 아니다. 두 공동대표가 취임한 2018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나 729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사업 투자에 따른 비용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특히 페이(결제), AI(인공지능), 모빌리티 관련 비용이 컸다.


그러나 실적을 깎아먹던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주력 사업 중 하나가 됐다. 결제 시장에서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지난해 3000만명을 돌파했고, 2018년 20조원이었던 거래액이 지난해 48조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카카오는 또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증권·보험업까지 진출하며 카카오뱅크와 함께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했다.


AI는 카카오 플랫폼 ‘카카오i’를 카카오내비·택시, 다음뉴스 등 자체 서비스에 적용하는 한편 최근 자동차, 주택 사업 관련 B2B(기업간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AI 기반 알고리즘을 적용한 광고 ‘톡보드’는 지난해 5월 출시 돼 반년 만에 하루 매출 5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 모빌리티도 ‘카카오T’를 기반으로 택시·대리운전·주차·내비게이션 등 종합 서비스를 선보이며 카카오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가 취임한 2017년을 제외하고 영업이익이 2018년(20% 감소), 2019년(25% 감소) 2년 연속 역행 중이다. 일본 자회사 라인 등 신사업에 많은 비용을 쏟은 탓에 적자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당장 흑자를 못내도 핀테크와 AI 등 새로운 먹거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증권, 보험, 대출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었던 라인이 야후재팬과의 경영 통합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I 연구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베트남(동남아시아)을 거쳐 프랑스(유럽)까지 하나의 연구 네트워크로 묶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연구 벨트를 통해 학계,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 국경을 초월한 기술·인재 교류를 촉진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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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길우

매년 늘어나는 연봉… "신성장동력 발굴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이들 대표의 경영 방식이 회사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은 연봉에서도 드러난다. 한성숙 대표는 2017년 20억6600만원, 2018년 27억71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는 상반기까지 21억7700만원을 받으며 하반기 급여까지 더하면 2018년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한 대표에게 이같은 금액의 급여를 주는 데 대해 "CEO로서 적극적인 기술 투자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또 AI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회사 대외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는 2018년 각각 5억9000만원, 8억3700만원을 수령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지난해 상반기 급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 공동대표가 역대 최대 매출액, 영업이익을 달성한 만큼 전보다 더 많은 액수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여 대표에 대해 "신규플랫폼 출시 및 신규 광고주 확대, 브랜드 광고주 영입을 통한 카카오 매출 기여를 고려했다"고 했다. 조 대표에 대해선 "카카오와 카카오공동체의 브랜드를 통합 관리하고 효율적인 마케팅을 통해 카카오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켰다"고 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CEO라는 자리가 당장 성적이 안 나오면 눈치 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처럼 실적 악화를 감수하면서 투자를 감행하는 건 쉽지 않다"며 "이쪽 업계가 기존 사업으로만 계속 안주해서는 금방 도태되는 곳이라 이들 CEO의 뚝심이 더 높이 평가받는 것"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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