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고 인기의 바위 산, 관악산
관악능선 조망 |
수도권 주변에는 유명한 산들이 많다. 서울을 중심으로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청계산, 관악산 등 많은 산들이 수도 서울을 호위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한양이 조선시대에 수도로 정해졌을 것이다. 지금도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인기 있는 산 중의 하나이다.
지금은 이렇게 인기 있는 산이지만 옛날에는 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 산이기도 하였다. 육백여년 전 관악산 연주대(戀主臺)에 두 남자가 올랐다. 그들은 조선 태종의 첫째 아들인 양녕대군과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이었다. 양녕대군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후계자 자리가 바뀌자 이곳 관악산에서 한양을 바라보면서 사라진 왕의 자리를 머리에 그리면서 회한(悔恨)에 잠겨있었다. 어렵게 조선을 건국한 할아버지 이성계의 의지와는 달리 삼촌들 간에 피비린내 나는 왕권 다툼을 보고 자란 양녕대군은 왕의 자리를 일찌감치 멀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천자(天子)의 자리라는 것이 본인의 의지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등산길 초입 계곡길 |
한양의 주작(朱雀)인 관악산은 서울의 남쪽에 있는 산으로 서울과 과천, 안양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관악산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다. 그 중에서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戀主臺)로 가려면 과천향교에서 오르는 길이 편리하다. 과천향교만 지나면 곧바로 계곡으로 들어간다. 그 반대로 사당 쪽에서 연주암을 거쳐 과천으로 하산하는 길도 조용해서 좋다. 계곡 초입에 들어서면 조금 전까지 도로의 자동차 소리에 찌든 귀를 계곡물소리가 모두 씻어 주는 듯 청아(淸雅) 하다. 계곡길은 울창한 나무가 햇빛을 가려주니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물 흐르는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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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비가 내려 계곡에 물이 많아지니 주변의 새들도 제 세상을 만난 듯 흥겨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모처럼 들어보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딴 세상에 온 기분이다. 관악산은 온통 화강암 덩어리로 되어 있다. 흙을 밟아보고 싶어도 흙이 별로 없다. 오르는 내내 돌만 밟고 걷는다. 그래도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스스로 떨군 낙엽이 퇴비가 되어 그 영양분으로 제 한 몸 튼실하게 키워내고 있으니 자연이란 참 대단하다. 다만, 돌길이므로 넘어지면 다치게 되므로 조심해서 걷는 것이 좋다.
연주암으로 가는 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걷는 길 |
관악산을 오르는 대부분의 등산인들은 사당 쪽이나 서울대학 쪽에서 많이 오르고 있다. 과천향교에서 시작하는 등산길은 간간이 연주암에 다녀오시는 듯한 나이 지긋하신 불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얼굴이 편안한 모습이다. 산길을 내려오면서 새소리도 듣고 초록의 나뭇잎도 보았으니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 또한, 이루고자하는 바램을 기원하고 마음에 쌓였던 모든 근심을 부처님 앞에 내려놓았으니 발걸음도 한결 가벼울 것이다.
이 등산길 중간쯤에는 오래전부터 관악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갈증을 해결해 주고 있는 좋은 샘터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샘터 주변이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 한 모금을 마시면서 모든 상념을 털어버린다.
연주암 바로 전에 백여 개가 넘는 계단이 놓여있다. 돌길을 걸어 올라오면서 많은 땀도 쏟았고, 마음의 짐도 내려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려놓지 못한 티끌이라도 있으면 이 계단을 오르면서 내려놓고 가라 한다. 풀리는 다리를 겨우 다잡고 계단을 모두 올라가면 오른쪽에 해우소가 보인다. 마음속의 찌꺼기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면 모두 비워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친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몸과 마음을 가벼이 하고 앉으면 저 멀리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듯하다. 올라오면서 모든 것을 가벼이 하였으니 그럴 것이다. 고려말 화옹선사는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라는 유명한 시조를 남겼다.
관악산 정상, 연주대 |
연주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관악산의 정상인 연주대로 오른다. 보기에는 지척의 거리 같지만 걸어보면 10분 이상 걸린다. 가는 중간에 멋진 조망이 있으니 이것을 보고 걸으면 30분도 모자랄 지경이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경마장, 서울대공원, 그리고 청계산이 한 눈에 보인다. 거기에 더하여 닭벼슬 같이 생긴 바위틈에 들어선 연주대는 신선이 사는 세상인 듯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연주대의 원래 이름은 의상대라고 하였다. 신라 문무왕(677년) 때 의상대사가 관악사(冠岳寺)와 함께 세운 작은 암자였다. 그 이후 관악사가 폐사되면서 연주암이 생기고, 의상대는 연주대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지금도 연주대에서 바라보면 옛 관악사 자리가 보인다.
관악산 정상석 |
관악산 정상에 섰다. 한강 너머로 남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경복궁이 자리 잡고 있다. 옛날 양녕대군이 이 힘든 관악산 정상까지 올라와서 한양을 내려다 본 심정이 어떠했을까? 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삼촌들처럼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다시는 기억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을 것이다. 그러한 양녕대군의 바램도 조카인 세조가 정권을 탈취하면서 또 다시 한바탕 피바람을 몰고 왔다. 이 와중에서 말년의 양녕대군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상 조금 아래에 있는 연주대로 간다. 구불구불한 바위 사이로 가야 한다.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은 안내판이 없으면 이곳이 연주대라는 것을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암자가 숨은 듯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곳에 어떻게 그런 암자를 지었을까? 신라시대에 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축은 일천 삼백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허물어짐이 없이 그대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연주대는 닭벼슬 같이 생긴 아슬아슬한 바위틈에 석축을 쌓고 세워져 있다. 뒤에서 보면 건물 지붕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위가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세상이 고달프고 더 이상 살아가야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런 천리 낭떠러지 같은 벼랑에서 눈을 감고 마지막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에서 간절히 기도하면 그의 기도가 이뤄진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3 킬로미터가 넘는 산길도 마다하지 않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는 사람들은 힘든 걸음으로 이곳을 찾는다.
관악산 정상의 물 웅덩이 |
관악산(冠岳山)은 갓을 쓴 산이라는 의미이다. 또한, 그 모양이 불꽃모양으로 보여서 화산(火山)이라고 하였다. 이런 화기(火氣)를 누르기 위하여 광화문에 해태상을 세운 유래는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이곳 관악산 정상에도 화기를 누르기 위하여 작은 연못(물 웅덩이)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다. 월출산 구정봉이 그렇고, 속리산 문장대도 그렇다. 모두 정상에 물이 고여 있다. 금정산(金井山)도 금샘이 있다. 그 금샘에도 물이 고여 있다. 물과 불은 상극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보완재 역할도 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산 |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고 한다. 충돌하고 분열하면서 반응하는 힘을 이용한 것이 원자폭탄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것이 협력하면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한다. 정상에 앉아 서울 시내를 바라보면서 양분된 에너지를 융합할 수 있는 현명한 조정자가 현신한다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나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하산은 관악능선인 사당 방향으로 한다. 관악 능선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다. 지난해와 달라진 풍경은 코로나 영향으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여자들의 복장 모습이 일반 등산복이 아닌 레깅스 차림으로 많이 바뀌어 활기차게 보인다.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를 두기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 등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관악산에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많기로 소문나 있다. 이곳 관악 능선에도 이런 바위들이 많다. 마당바위, 햄버거바위, 하마바위 등을 감상하면서 내려오다 보면 힘들었다는 느낌이 없이 자연스럽게 산행 종점인 사당역 인근 관음사에 다다르게 된다. 끝.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명예기자 김두환) www.mountain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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