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의 광부들 엘도라도의 꿈 가이아나
사진으로 보는 세상이야기
엘도라도 (El Dorado) : [명사] <문학> 16세기 에스파냐 사람들이 남아메리카 아마존 강 가에 있다고 상상한 황금의 나라.
가이아나는 대서양변에 있는 남미의 작은 나라이다. 남아메리카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열대우림과 강이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국식민지 시대에 유입된 인도계 사람들과 토착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인구의 85%이상이며 밀림 속에 소수의 토착 인디오들이 살고 있다. 이나라는 세계사에 크게 등장한 적은 없지만 수백년 전부터 욕망에 물든 이들에게는 익숙한 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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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나에는 금이 많다. 금 이외에도 현대사회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은 수 많은 광물들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 하지만 욕망은 금을 향했다. 엘도라도. 아직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땅. 황금보기를 돌 같이 하는 이들이 사는 곳이지만 그 돌같은 황금은 인간의 욕망을 유혹하는 최고의 향기(?)를 가졌다.
이 곳에서는 금을 캐지 않는다. 금을 채취한다. 땅속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밀림 속 또는 강바닥에 있는 사금을 찾는다. 물론 그 장소들은 깊은 열대우림 속을 뚫고 들어가거나 배를 타고 한 참을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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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이치는 참 희안하다. 그 거친 자연을 남겨주고 거기다 금을 뿌려 놓았다. 그리고 찾기 참 힘들게 해놓았다.
거친 밀림을 헤쳐 나가면 다시 밀림이 나오고 그 끝을 가면 강이 나온다. 에스퀴보 강 (Essequibo River) 그 강 위에서 황금을 캐는 이들을 찾아 갔다. 물위의 광부들.
배를 타고 한 시간, 강 위에 바지선처럼 생긴 배들이 둥둥 떠있다. 거친 굉음을 울리면서 뒷꽁무니로는 엄청난 물을 쏟아내는 배, 일명 마인쉽(Mine ship)이라고 불리는 사금채취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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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는 3~4인이 한 조가 되어 6주를 배 위에서 보낸다. 24시간 동안 먹고 자고 기계를 돌리며 사금을 채취하는 그들의 삶이 그대로 배 위에 펼쳐져 있다. 시간이 곧 금인 곳이다. 그래서 기계는 24시간 내내 돌아간다. 엄청난 소음에 잠시 머물렀을 뿐이 필자는 귀가 먹먹해지고 두통도 생겼다. 황금의 힘이란…이 모든 고통을 잊게 해주는 마약같은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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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황금을 찾는 이들의 분주함 보다 이 배 위에서 오랜 시간을 버티어 내며 살아가는 그들의 얼굴에 눈길이 간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해버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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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도 그 광부 중 한 명이다. 베네수엘라에 뿔뿔히 흩어져 사는 가족을 불러 함께 살 집을 짓는게 자기가 여기서 일하는 이유란다. 훗날에는 자신만의 마인쉽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꿈도 함께. 청년에게 도대체 언제 쉬냐고 물었다.
“없어요. 쉬면 금이 떠내려가요.”
황금이든 다른 광물이든 계속해서 퍼올리고 거르고 채취해서 자신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갈 수 있다면 지금의 삶이 힘들지는 않다고 얘기하는 청년 안토니.
비슷한 꿈을 품고 있을 이 땅의 수 많는 안토니들, 일확천금의 허황된 엘도라도가 아닌 현실의 소박한 엘도라도를 소원하는 이들 그 꿈이 먼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세상의 노동 현장에는 인간의 삶이 녹아 있다. 아름답게 승화하거나 포장하지 않아도 그들의 생활이나 표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삶의 질이 누리는 혜택으로 판단되어지는 세상이지만 자신의 목표를 향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그 목표을 잊고 기계적인 반복으로 채워진 우리의 삶보다 물위의 광부 안토니가 조금은 더 행복해 보였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유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