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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태풍 4개 한반도 강타…벌써부터 다음 태풍 '노을' 걱정

"아직 징조없어 말하기 시기상조…가을내 한개 더 발생 가능성"

기상청, 마이삭·하이선 이동경로 미·일보다 정확하게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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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호 태풍 하이선에 '태풍의 눈'이 생기는 모습(GIF) [국가기성위성센터 제공] * 천리안 2A 위성이 4일 오전 0시부터 4일 오후 1시 30분까지 제공한 사진을 1시간30분 단위로 10장 묶어서 만들었음)

올해 첫 가을태풍인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오후 9시께 북한 함흥 부근 육상에서 소멸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을 포함해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여름태풍은 3개, 가을태풍은 1개로 집계됐다.


태풍은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6∼8월은 여름태풍, 9∼11월은 가을태풍으로 분류한다.


지난 7월 역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이 전무했던 것이 무색하게 한달여 사이에 4개의 태풍이 한반도 주변 혹은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앞으로 가을 태풍이 한두 개 정도 더 올 가능성이 제기되나 아직 태풍 발생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음 태풍은 다소 시일을 두고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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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또 온다는 데 (양양=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 피해 복구 작업이 동해안 곳곳에서 진행중인 가운데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고 있어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의 한 마을에서 침수된 집기 등을 처리하는 모습이다. 2020.9.6 [양양군청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momo@yna.co.kr

8∼9월 태풍 4개 영향…많은 비와 강풍 동반

이번 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첫 태풍인 제5호 태풍 '장미'는 지난달 9일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다음날인 오후 2시 50분께 경남 통영 남동쪽 거제도 남단에 상륙했다.


장미는 중간 미만 세기의 태풍이었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도, 전북에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를 뿌렸다.


장미가 소멸한 지 12일 뒤인 8월 22일 오전 9시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200㎜ 부근에서 제8호 태풍 '바비'가 발생했다.


바비는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않고 서해상을 지나갔으나 26∼27일 우리나라 서쪽지방으로 근접할 때 최대순간풍속 45m가 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바비는 발생 초기 초속 54m 이상의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매우 강한 수준에서 점차 약해져 27일 소멸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은 바비가 소멸한 지 불과 하루만인 지난달 28일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1천4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마이삭은 지난 3일 오전 2시 20분께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해 영남과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주로 강풍을 동반한 바비와 달리 마이삭은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매우 많은 비를 모두 몰고 와 피해가 더 컸다.


마이삭이 채 소멸하기도 전인 지난 1일 오후 9시 괌 북쪽 약 780㎞ 부근 해상에서는 첫 가을태풍 하이선이 발생했다.


하이선은 발생 초기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 데다가 발달 과정에서 초강력 태풍이 될 가능성이 커 지금까지 온 태풍보다도 위력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5일 서쪽의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태풍의 서진이 저지되면서 상륙 없이 동해안을 스쳐 지나갈 것으로 경로가 일부 수정됐다.


전날 새벽 우리나라 부근으로 올라온 하이선은 오전 9시께 울산 남남서쪽 약 30㎞ 부근 육상에 깜짝 상륙했지만,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께 다시 강원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하이선이 우리나라에 가까워졌을 때 태풍의 강도도 점차 약해졌으나 제주 등에는 500㎜가 넘는 비가 쏟아지고 울릉도·독도에는 시속 180㎞의 강한 돌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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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후 빛내림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7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하늘에 빛내림이 보이고 있다. 2020.9.7 image@yna.co.kr

가을태풍 또 올 듯…제11호 태풍 발생 징조는 "아직"

최근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동향을 보면 발생 간격은 점점 좁아지고 태풍의 강도는 강해지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제11호 태풍은 다소 시일을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10월 중 발생 가능성을 제기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치예보모델을 보면 아직 새로운 태풍이 발생할 징조가 없어 언제 다음 태풍이 나올지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오는 11월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11호 태풍이 발생한다면 명칭은 '노을'이 된다. 노을은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달 21일 '가을철(9∼11월) 날씨 전망'에서 올해 가을 태풍 한두 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선을 제외하면 한 개 정도는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지난해는 기상 관측 이래 1959년과 함께 가장 많은 7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으며 이 중 3개는 가을철에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온 제18호 태풍 '미탁'은 9월 말 발생해 10월 1∼3일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은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도 미국이나 일본보다 정확하게 경로를 예측하며 '체면'을 세웠다.


마이삭의 경우 기상청은 경남 남해안에 상륙해 동쪽 지방을 거쳐 같은 날 아침 동해 중부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했다.


이와 달리 미국태풍경보센터(JTWC)는 여수와 남해 사이로 들어와 우리나라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했고, 일본 기상청은 전남과 경남 사이 남해안으로 상륙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겠다고 분석했다. 두 기관 모두 상륙지점을 기상청보다 서쪽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마이삭은 기상청의 예측과 가장 가까운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해 동쪽지방을 거쳐 지나갔다.


하이선의 경우도 기상청은 동해안을 스치듯 지나갈 것으로 봤고, 미국과 일본은 부산에 상륙하겠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하이선은 울산 해안에 상륙해 세 곳의 전망이 모두 엇나간 셈이 됐지만, 전체적인 경로로 보면 기상청의 분석이 가장 정확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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