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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뻔한 커플 가고 신선한 조합 온다

구력 있는 여배우와 대세 남배우 내세운 작품들 눈길

연합뉴스

인간실격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알콩달콩한 현실 '케미'(케미스트리·궁합)를 선보이는 또래 커플도 좋지만, 최근에는 신선하거나 파격적인 조합을 내세운 작품들이 늘었다.


먼저 다음 달 4일 JTBC가 선보일 주말극 '인간실격'은 배우 전도연(48)과 류준열(34)을 함께 내세워 큰 기대를 모은다. 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온 두 사람을 안방극장에서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화제성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예측이 많다.


전도연은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대필작가로 살아가는 여자 부정을, 류준열은 역할대행서비스 운영자 강재를 연기한다. 부정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마흔의 여자를, 강재는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스물일곱의 남자를 대변한다. 실제로 14살 차이인 두 배우가 극 중에서도 13살 차이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셈이다.


각자 놓고 봐도 흡인력 있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두 사람이 팀을 이뤄 인생의 내리막길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현실적인 멜로로 풀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연출을 멜로 영화의 대가로 평가받는 허진호 감독이 맡은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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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마을 차차차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앞서 오는 28일 tvN이 방송할 주말극 '갯마을 차차차'의 주연 조합도 다소 독특하다. 신민아(37)와 김선호(35)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나이 차로는 전도연-류준열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구력'을 놓고 보면 만만치 않다. 신민아가 워낙 이른 시기(1998년) 데뷔를 했기도 하지만, 김선호는 무대 연기 말고 매체 연기로 주목받은 것은 최근 드라마 '스타트업'과 예능 '1박2일' 등을 통해서다.


신민아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 김선호는 만능 백수 홍반장 역을 맡아 사람내음 가득한 바다마을 공진에서 로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로맨틱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신민아와, 사람 좋고 바른 이미지의 김선호가 보여줄 호흡은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 IHQ 개국 작품으로 방송할 드라마 '욕망'도 한채영(40)과 이지훈(32), 구력 차이가 꽤 나는 두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원조 한류스타'에 속하는 한채영과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예능 '나 혼자 산다' 등으로 최근 주목받는 이지훈이 치정 스릴러극이라는 장르에서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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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욕망 [IHQ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새로운 조합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크게는 두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뉴페이스' 남배우는 꾸준히 발굴됐지만, 여배우는 아직 30~40대 대표 배우들을 따라잡을 만한 매력적인 얼굴들이 아직 나오지 못했다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조합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겠다는 제작자의 욕심에 기인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많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25일 "주제, 구성, 설정에서 익숙한 장르를 따라가면서도 새롭게 배치할 수 있는 게 바로 배우들 조합"이라며 "기존 이미지로 보면 어울릴까 싶지만 같이 배치하면 새로운 접근이 가능한 캐스팅이 눈에 띈다. 또 각자 나름대로 연기에 어느 정도 공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전도연 류준열은 인물 안에 강함과 약함이 잘 들어가 있고 배우들도 인간의 본질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라 궁금해진다"고 덧붙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드라마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차별적 소재는 어느 정도 시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특이한 조합으로 승부를 거는 것 같다"며 "특히 JTBC와 tvN의 경우 지상파와는 다른 시도를 통해 주목받아왔고 이번에도 그런 전략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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