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우, 미국 버클리대 4년 총장 장학생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브레이킹 루틴』 천인우 저자 인터뷰
천인우 작가 |
미국 UC 버클리 대학교 4년 총장 장학생 선발, 졸업 후 무려 합격률 3%의 경쟁을 뚫고 실리콘밸리 페이스북 입사에 성공한 스토리가 방송에 공개되면서 화제의 인물로 올랐던 천인우가 자신만의 마인드셋과 습관 노하우를 담은 첫 책 『브레이킹 루틴』을 펴냈다.
천인우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프로그램 채널A <하트시그널>, MBC <아무튼, 출근> 등에 출연하며 준수한 외모와 ‘상위 1% 고스펙’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스펙만 보면 별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쌓아온 성과들은 익숙한 환경과 성공이 보장된 안전지대를 깨고 나와 불확실성을 선택하는 삶의 방식, 즉 ‘브레이킹 루틴’ 덕분에 가능했다.
방송 출연 이후 근황이 궁금했는데, 자기계발 책을 준비하고 계셨네요. 책 제목이 강렬해요. ‘브레이킹 루틴’은 어떤 뜻인가요?
‘변화 없는 안전한 삶을 깨자’는 의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지금 결정한 선택 하나하나가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칠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두렵고, 걱정되고, 불안할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면의 대답을 듣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차라리 실패할지언정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해보고 후회하자는 게 제 삶의 방식이고요. 이런 마음을 품고 시작했던 일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길을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과거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과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브레이킹 루틴’은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앞에 두고도 실패할까 두려워 망설이는 분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응원이기도 하고, 여전히 부족한 제 자신에게 던지는 일종의 ‘출사표’이기도 합니다.
직장에 근무하면서 방송 출연도 하고, MBA 진학까지 준비하려면 정신없이 바빴을 것 같은데요, 이 모든 걸 동시에 할 수 있었던 본인만의 노하우(시간 관리법이나 마인드셋)가 있나요?
책에도 나와 있지만 저는 단기적으로는 비관론자, 장기적으로는 낙관론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제가 항상 부족하고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저를 채찍질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살다보면 지치기도 하고 번아웃이 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결국 다 잘 해낼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간 관리법의 경우, 저는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터득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시간 관리에 있어서 저는 현실주의자인 편인데요. 예를 들어, 오늘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딱 3가지만 정해놓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스케줄에 없던 일은 철저하게 배제하는 편이며, 회의나 외부 미팅은 하루에 몰아넣는 식이죠. 이렇게 하루의 계획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서 최대한 통제하려고 노력합니다.
페이스북 퇴사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다가 굳이 국내로 들어와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이유가 있나요?
회사의 후광을 등에 업고 과도한 자부심을 부리는 제 모습이 가끔 못나보이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페이스북, 실리콘밸리 등의 타이틀을 떼고 그 후광이 없는 곳에서 더 도전적으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불확실한 환경에 나를 던져봄으로써 내가 가진 가능성을 더 시험해보고 싶었고, 나중에는 온전히 제 사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미국 내 다른 회사들을 가거나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있었음에도 굳이 국내로 들어왔던 이유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곳에, 제가 그간 배운 지식과 노하우를 어떤 형태로든 환원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직장 생활 하시며 배워온 기술로 한국에서 사업을 하셨는데 그런 결정을 내렸던 아버지가 정말 멋져 보였어요. 물론 시작은 ‘아버지를 닮고 싶어서’였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 국내 우수한 스타트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성과를 내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죠. 그래서 또다시 공부해 MBA에 도전한 것이고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스탠퍼드 MBA에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 내용 중 ‘버클리에서 살아남은 공부법’이 유독 눈에 띄어요. 상위 1% 인재들 사이에서도 학과 평균 이상의 성적으로 졸업을 했는데요, 이런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꼽자면?
사실, 처음에는 버클리 공대에서 요구하는 학업량이 정말이지 엄청나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힘들다 보니 왜 이 먼 곳까지 와서 고생을 하고 있나, 싶은 때도 많았고요. 하지만 그런 패배의식이나 부정적인 사고에 지배당할수록 일상이 망가져가는 게 느껴졌어요. 누군가를 탓하고 싶어도, 결국 내가 내린 결정인 만큼 책임도 온전히 내가 져야한다는 생각도 강했습니다.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허무하게 시간 낭비만 하고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고,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해 공부법을 찾으려고 악착같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물론 성적이 극적으로 반등한 것은 아니고요. 공부를 장거리 마라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루하루 도장 깨기 느낌으로 그날 해야 하는 일을 끝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멘탈 연습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적어도 공부를 하면서 지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줄어들어서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들을 『브레이킹 루틴』에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버클리, 하버드, 스탠퍼드... 세계적인 명문대에 연달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해외 대학들은 어떤 인재상을 선호할까요?
제가 입학사정관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 나름대로 저의 케이스와 다른 친구들의 케이스들을 분석하면서 내린 결론은 ‘본인만의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은 “아, 이런 일이 있었네” 하고 그냥 넘기거나 친구들과의 대화 소재 정도로 삼으며 흘려버리곤 합니다.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경험이라도 그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점들을 배웠고 이를 통해 나라는 사람의 인생 가치관이나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까지 생각이 미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죠.
하지만 제가 그동안 봐온 뛰어난 친구들은 이런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작은 경험이라도 버리지 않고 나만의 스토리로 만들려는 노력이 결국 자기 자신만의 무기가 되는 것 같아요. 평소 이런 자세가 에세이, 추천서, 이력서 등을 통해 지원서에 온전히 녹아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 덕분에 원하는 대학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해외 어학연수나 체류 경험이 한 번도 없는데, SAT 영어 만점을 받았다니, 놀라워요. 자신만의 특별한 영어 공부법이 있나요?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팁이 있다면?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 공부는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언어를 접하고 구사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고 평소에 그 언어와 친숙해지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놔야 나중에 시험을 보거나 자격증을 따야할 때도 수월하게 공부할 수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해외 체류 경험은 없었지만 유치원생 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자막 없이 보곤 했고 밤에 항상 영어 동화 테이프를 틀어놓고 잠에 들곤 했습니다. 중학생 때까지는 영어 일기를 매일 작성하기도 했고요. 요즘에는 워낙 좋은 콘텐츠들이 각종 스트리밍 사이트들에 풀려있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더 수월하지 않나 싶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자막 없이도 내용을 이해하고 대사를 따라할 수 있을 때까지 여러 번 소비해보는 방법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연말 연초에 공부나 이직, 취업 등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싶지만, 뜻대로 잘 안 되어서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경험자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새로운 도전에 고통이 수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입니다. 만약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 무언가를 성취했다면 오히려 그것이 정말 의미 있는 성취였는지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시도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이 과정이 고통스럽다면 비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적어도 ‘아,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하고 먼저 스스로를 칭찬해주세요. 그리고 작은 것부터 천천히 이뤄나가시길 권합니다. 작은 성공 경험들이 점점 쌓이면, 나중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걷잡을 수 없는 관성으로 나를 이끌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끝까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변화는 내가 나 자신을 충분히 믿을 때, 그 힘이 강력하게 발휘된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천인우
19세에 세계 명문으로 손꼽히는 미국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Regents’ and Chancellor’s Scholarship(4년 총장 장학금)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홀로 미국으로 떠났다. 해외 체류 경험이 전무했던 그의 첫 대학생활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쌓아온 자신만의 공부 노하우와 습관을 적용하며 치열하게 노력했고, 그 결과 버클리 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 학과 평균 점수인 3.0(4.0 만점)을 훌쩍 넘는 3.79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 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에 지원,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합격률 3%의 경쟁을 뚫고 입사했다. 입사 후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고속 승진했으며, 2년 차 사원으로는 드물게 페이스북 공식 블로그에 개인 프로젝트 글을 연재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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