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신’ 강성태 공부법의 끝, “66일이면 진짜 된다”
『강성태 66일 공부법』 모든 학생들에게 멘토를 만들어준다
2001년 수능 전국 상위 0.01%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입학한 ‘공부의 신’ 강성태. 『미쳐야 공부다』, 『공부의 신 천개의 시크릿』등의 책을 쓰고 드라마 <공부의 신> 공부법 자문을 하기도 한 그는 최근 다양한 예능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영상을 찍을 때도 동작 하나, 목소리, 표정, 옷차림 모든 걸 생각해요. 모든 게 다 멘토링이라고 생각해요. 방송뿐 아니라 이런 인터뷰도 그렇고, 모든 게 다 그런 거예요.”라고 하는 강성태는 말 그대로 많은 학생들의 ‘멘토’가 되고자 한다.
그가 여러 가능성 중에서도 학생들의 멘토가 되는 길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그 자신이 혼자 공부하며 늘 멘토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다. 교육봉사를 하고, 효과적인 공부법을 연구하고, 동기부여와 습관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이자,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강성태 66일 공부법』 역시 그렇게 탄생했다. 동기부여가 많은 학생들에게 공부에 동력을 제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의지조차 필요가 없어지는 습관이라는 행동패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습관을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강성태 66일 공부법』, 이 법칙은 무엇보다 간단하다. 약 두 달에 불과한 시간, 강성태의 습관 만들기 법칙을 따라가면 “총점 50점이 오른 아이들”처럼 우리 삶도 변화가 가능해질지 모른다.
66일, 습관을 만드는 5가지 법칙
1. 반복되는 일상에 붙여라
2. 습관은 작게 시작해 크게 만드는 것이다
3. 중요한 일은 아침에 하라
4. 이상적인 하루를 상상하라
5. 66일을 지속하라. 습관이 될 것이다
답은 습관뿐이다
‘66일 공부법’을 명쾌하게 만드는 몇 가지 단어를 꼽아볼게요. 습관, 우선순위, 복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습관을 강조하고 있어요.
1부는 습관을 만드는 다섯 가지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고요. 2부는 어떤 공부법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담아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죠. 2부에서 말한 공부법은 장황하지 않아요. 최대한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책을 보시면 시키는 게 꽤 많아요.(웃음) 일일 습관 계획표도 짜라고 하고, 66일 동안 실천하게 되어 있고요. 그러니까 책만 읽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당장에라도 뭘 하도록 하는 거죠. 학생들에게는 당장 읽고, 뭐 하나라도 하고, 펜을 잡고 끼적이게 하는 게 진짜 중요해요.
스스로 공부를 하도록 만드는 일, 이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언제 하게 된 거예요?
대학생 때 교육봉사를 하다가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2002년에 시작했어요. 군대에 다녀와 ‘공신’이란 동아리를 만들었고요. 교육봉사 하던 것이 커져서 아예 진로를 이쪽으로 잡았고, 벌써 십 년이 넘었는데요. 처음에는 과외를 했죠. 문제 풀어주고, 시험 범위 가르치고요. 그런데 그게 절대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물고기를 하나하나 떠먹여주는 걸로는 이 학생들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는 거예요. 일일이 가르치는 게 아니다, 방법을 알려주자, 생각해서 공부법을 엄청나게 고민했어요. 지금까지 나온 공부법 책은 거의 다 읽어본 것 같아요. 그러면서 효과적인 공부법을 가르친 거죠. 문제는 학생들이 안 한다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동기부여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일침도 놓고, 위로도 하고요. 그것으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죠.
그 과정에서 습관이라는 문제에 도달하게 된 거군요.
동기부여가 돼서 쭉 가는 학생도 있는데 그때뿐인 학생들도 있는 거죠. 공부를 처음하거나 의지가 부족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이어가도록 하느냐고 했을 때 답은 습관 밖에 없었어요. 습관의 핵심은 해야겠다는 생각 전에 이미 하고 있는 거거든요. 누구나 습관을 만들 수가 있어요. 여러 방법 중 많이 알려져 있고 실제로 저희도 효과를 많이 보았던 것이 66일 동안 반복하는 거예요. 66일이면 의지가 거의 필요 없어지는 거죠. 공부가 그렇잖아요. 해야겠다고 엄청난 다짐을 하고, 선과 악이 싸운 후에 책상에 앉죠. 책상에 앉았는데 책상이 더러워요. 정리도 해야죠.(웃음)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바로 하게 되는 거예요.
습관이 잘 자리 잡은 경우 다른 곳에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죠.
수험생의 삶은 진짜 단순해요. 잘하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하루가 통째로 습관이에요. 고시에 합격하는 사람들 보면 예외 없어요. 하루하루가 똑같아요. 지루하다고 볼 수도 있죠. 주말에 한 나절 정도 자유 시간 갖고 <무한도전> 한 편을 본다거나 하는 건데요. 모든 게 이렇게 정해져 돌아가야 효율이라는 게 생기거든요.
이것을 공부법의 정답이라고 봐도 될까요?
앞서 『공부의 신 천개의 시크릿』이라는 책도 썼었는데요. 천 명의 공신을 분석해봤어요. 놀란 게 이들은 왜 공부를 했느냐고 물으면 ‘그냥 했다’고 말을 해요. 나중에 알게 됐어요. 이들은 진짜 그냥 한 거예요. 습관이니까요. 그것이 66일이죠.
실제 해보니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고요.
학생들에게 66일이면 진짜 된다는 확신을 준 후 하잖아요? 진짜 바뀌어요. 안 바뀔 거라는 생각을 하면 실제로 안 바뀌는데요. 실제 멘토링을 했을 때 이렇게 하면서 변화되는 것을 많이 본 거죠. 그래서 66일 동안 어떻게 습관을 만드는지를 1부에서 다섯 가지로 설명한 거예요.
‘공신닷컴’ 사이트를 만든 게 2006년이니까 사이트만 딱 십 년 됐어요. 그동안 안 변한 제 꿈은 ‘빈부 격차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에게 멘토를 만들어준다’ 이거예요. 저는 이 한 문장만 생각해요. 하루도 이걸 생각 안 해본 적이 없어요. 이 모든 게 그 과정이에요. 처음에는 교육봉사를 했고, 공부법을 가르쳐야겠다 생각했고, 천 명의 사례를 모아보고, 습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이 책까지 나오게 된 거죠.
다양한 연구 사례나 학문 이론을 들어 설명하는데요. 그 중에 저자가 실제로 해왔다는 ‘명상’이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명상을 했다고요?
명상은 저의 진짜 습관이었어요. 제가 습관을 만들 때 기존에 반복하던 행위에 붙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저는 공부 시작하는 행위에 명상이 완전히 붙어 있었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 시작하기 전에는 한 번도 안 빼놓고 명상을 했죠. 특히 시험에 임박했을 때는 항상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 후에 공부를 시작했어요. 이게 집중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실수도 많이 줄이고요, 스트레스도 덜 받고, 더 오래 공부할 수 있어요.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형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대학생 때 하던 교육봉사가 이곳까지 저자를 끌고 왔다고 했는데요. 어떤 강력한 동기가 있었던 건가요?
교육봉사라고 하니까 저를 착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별 생각 없었어요.(웃음) 다만 제가 공부를 쉽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공부하면서 많이 막막했거든요. 공부는 하는데 성적은 안 나오고요. 그런 걸 말할 데가 없더라고요. 제가 공부할 때는 공부법 장르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수기 정도만 있었죠. 성적이 안 나오면 머리가 나쁜가, 과외를 받아야 하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대학생이 되면 저처럼 공부 때문에 힘든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죠. 그런 생각은 수험생 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대학교 2학년 때 시작을 하게 됐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시설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는데요. 가보니 진짜 엉망이에요. 제가 간절했었기 때문에 가면 학생들이 집중할 줄 알았어요. 아니더라고요. 일단 책상도 없고요. 다섯 명을 맡았는데 중학생, 초등학생이 섞여 있어요. 나중엔 가르치는 게 의미가 없단 생각에 같이 놀았어요. 그러면서 친해지게 됐고, 오히려 놀면서 학생들이 바뀌는 경험을 했죠. 그게 필요했던 거예요. 그러다 언젠가 “형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는 질문을 받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그 말이 되게 지금도 많이 기억에 남는데요. 대학생이 되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얘기해주면서 공부도 시작하게 됐어요. 핵심은 이거예요. 한 명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응원해주고, 소중하다고 말하고, 공부 방법을 알려주면 절대로 나쁘게 안 돼요. 최소한 범죄자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을 멘토라고 표현하는 거죠. 멘토를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에게 만들어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단순히 공부 잘하는 법을 알려준다, 에 그치지 않는 거죠. 철학이 느껴지네요.
진심으로 해왔던 것 같아요. 단순히 정보 전달한다는 생각은 잘 안 해요. 제가 찍는 영상을 보셔도 처음에는 과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는 솔직하게 말한다고 생각해요. 어떨 때는 기도하면서 해요. 영상을 보는 단 한 명이라도 방법을 깨닫거나 삶의 방향을 찾는다면 좋겠어요. 지금 하는 활동들은 모두 이 비전과 맞닿아 있어요. 책도 마찬가지고요.
최근 <마리텔>, <비정상회담>, <한밤> 등에 출연하면서 방송 활동도 많이 하고 계신데요. 그런 것들도 모두 ‘모든 학생에게 멘토를 만들어준다’는 비전의 일환인가요?
예능이라고 해도 공부 이야기 하는 것뿐인데요. 방송을 보고 한 명이라도 학생을 응원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생각하게 된다면 힘이 될 것 같아서요. 매년 수능 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고요. 저는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아예 안 써요. 선생님 자격도 안 되는 것 같고요. 무수히 많은, 특히 공부에 문제가 많은 학생들을 많이 만나왔는데요. 무언가 마음에 전달되는 것이 없으면,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꿈도 없고 소외 받은 학생들에게는 안 통하거든요. 때문에 영상을 찍을 때도 동작 하나, 목소리, 표정, 옷차림 모든 걸 생각해요. 모든 게 다 멘토링이라고 생각해요. 방송뿐 아니라 이런 인터뷰도 그렇고, 모든 게 다 그런 거예요.
학생들에게는 저자가, 저자에게는 학생이 일종의 지침이 되는 거네요.
맞아요. 학생들에게 하라고 하는 만큼만 제가 하면 될 거예요. 물론 저도 지키는 게 쉽지 않아요. 이렇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저도 잘 못 지킬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이러면 안 되는데’, ‘책을 썼잖아’(웃음) 이런 생각이 드니까요. 어떻게 보면 제게 학생들이 스승이죠. 엄청나게 자극도 많이 받아요. 생각지도 못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을 때면 정말 제가 자극을 받아요.
생각지도 못한 환경이라면 어떤 건가요?
얼마 전 공신 멘토로 선발된 친구가 있어요. 몇 개월을 두유로 버텼대요. 편의점 알바 하면서요. 문제집이 없어서 기출문제 제본을 떠서 공부를 했는데 답지가 없는 거예요. 답지가 없으니 교과서에서 어떻게든 답을 찾아내야 하는 거죠. 교과서가 답안지예요. 그렇게 공부해서 멘토로 온 거예요. 그 친구는 이제 곧 강의도 찍는데요. 공신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된 친구를 보면 뿌듯하면서도 고맙고 제 자신이 엄청 자극을 받아요. 꿈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구나, 하면서요.
최근 촛불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어요. 두 가지, ‘이 또한 공부다’와 ‘미안하다’가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발언을 한 이유가 있나요?
일단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학생들 시위 나가라, 이런 얘기를 전달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말한 거예요.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거든요. 4.19 혁명, 아시아 최초의 민주주의 시민 혁명이라고 배우고, 그 시작이 고등학생이었던 김주열 열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배우죠. 3.1 운동에 유관순 열사가 학생 때부터 참여했다는 걸 초등학생도 배워요. 그런 일이 한두 개가 아니거든요. 그걸 배운 학생들인데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거면 왜 가르친 거예요? 어른들이 그걸 가르쳤잖아요. 헌법도 그렇죠. 반드시 외워야 하는 거거든요.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최소한 학생으로서 발언하는 것을 어른들이 막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당연한 이야기가 이슈가 돼요.
학생이 뭘 안다고 촛불을 드느냐는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배운 대로 하는 거고, 어떻게 보면 상을 줘야 할 일이에요. 또 이건 진짜 명백한 사실인데요. 어른들이 잘했으면 학생들이 촛불 들 일도 없어요. 지금 학생들이 잘못한 게 뭐 있어요. 이번 일에서 입시 부정 같은 것은 특히 학생들이 피부로 겪는 거예요. 또 이 학생들은 세월호 사고를 똑똑히 본 친구들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진짜 모순이에요. 세월호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 어떻게 됐나요.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학생들이 불의에 항거한다, 시험 문제에 나오면 이것이 정답이거든요. 이렇게 가르쳐놓고 뭘 아느냐고 해요. 학생들보다 모르는 어른들 많거든요. 그러니 미안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어요. 매일 같이 학생들을 만나 공부하라고 말하는데 공부 잘하는 사람들을 보세요. 양심 팔고, 권력의 개가 되고, 나라를 말아 먹잖아요. 공부하라는 말을 한 사람 중 하나로 부끄럽고 미안해요. 참담하죠. 미안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와요.
저자의 멘토링이란 무엇인가요?
학생을 이해하려고 해요. 그게 핵심이거든요. 정보만 알려주는 거면 그럴 필요가 없는데요. 멘토링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마음, 심리 상태도 살피는 거죠. 그때그때 다르거든요. 어떤 사건이 터지면 분노해요. 어떨 때는 위로가 필요할 때도 있고요. 어떨 땐 따끔하게 말해야 할 때도 있어요. 그것들을 제가 이해하고 말을 해야 받아들여져요.
정답이 되도록
한국 교육은 많은 부분이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그 틈에서 견제나 유혹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예전에 전화를 받은 적이 있어요. 사교육 업체였는데요. 저희가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니까요.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잖아요. 그렇지만 유혹은, 잘 모르겠어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했던 것뿐이고요. 저희 사이트를 사겠다고 큰돈을 제안 받기도 했고, 강사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요. 현실성 없는 이야기 같겠지만 최소한 20대에는 진짜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남들이 다 고시 공부한다고 저도 하거나 이런 거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거요. 정말 해볼 만한 가치가 있고 잘할 수 있는 것, 그에 대한 답이 이거였어요. 또 생각을 많이 하긴 했지만 크게 유혹이라고까지는 생각 안 해요. 나쁜 거라고도 생각 안 하고요. 프레임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어떤 교육은 선하고 어떤 교육은 극악무도한 것은 아니잖아요.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 또한 길 중의 하나고, 제가 택한 건 이 길이라는 거예요.
20대 때의 생각이 30대가 된 지금도 바뀌지 않았나요?
그냥 계속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전에 근본적으로 제게 영향을 준 건 군대예요. 해병대를 다녀왔는데요. 너무 버거웠어요. 다치기도 하고요. 그곳에서 엄청나게 소중한 것을 깨달았는데요. 감사함이에요. 그 지경까지 겪어봤는데 밖에서 못하겠는가 하는 자신감도 있고요. 밖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감사하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대단하지 않아도 음식을 씹고 먹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항상 생각하거든요. 군대에서 겪은 그 힘들었던 경험을 잊지 말자고 진짜 되뇌었어요. 이런 것들 때문에 스스로도 독려하고 제 삶을 사는 것 같아요. 사람이 이런 식으로 정신을 차리고 있지 않으면 휩쓸리기 너무 쉽거든요. 드라마가 뜨면 관련 학과가 엄청 떠요. 드라마는 현실이 아닌데 그걸 보고 진로를 정하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고 지금도 발버둥치고 있어요.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죠.(웃음)
흔히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있잖아요. 좋은 대학 나와서 안정된 직장을 잡는. 사실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죠.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러니죠. 정답을 찾아주는 사람인데 제 인생은 ‘노답’이거든요. 친구들과는 완전 정반대로 갔죠. 잘 알려지지도 않은 사회적 기업을 한다고 하고요. 자신이 정한 다음 그걸 정답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사람마다 다르죠. 돈 많이 안 벌어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저는 이것이 정답이 되도록 지금도 발버둥치고 있는 거예요.
많은 학생들이 저한테 물어봐요. 공부법뿐 아니라 고등학교를 어디로 가야 하나, 문제집을 뭘 봐야 하나, 공대를 가나 의대를 가나, 이런 것을 다 물어봐요.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어떻게 정답이 있겠어요. 서울대 의대를 가서 자퇴하는 학생도 있잖아요. 제 결론은 이거예요. 답을 정하고 그것이 정답이 되도록 만드는 거죠.
입시 전형이 다양해졌잖아요. 사실 수능이라는 제도는 진보적인 것이었죠. 계층 차이 없이 동일한 시험으로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그렇지 않게 됐는데요. 이런 상황, 또 앞으로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대응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세요?
저희의 핵심은 공부법이에요. 공부법은 바뀌지 않죠. 입시는 바뀌어도 말이죠. 입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긴 하는데요. 아시겠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실험용 쥐예요. 입시 제도가 너무 빨리 바뀌고요. 한국은 교육이 아니라 정치예요. 정권이 바뀌면 다 바뀌어요. 가령 노무현 정부 때는 논술이 엄청 떴었거든요. 지금 논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영미권은 입학사정관 도입에 백 년이 걸렸다는데 한국은 불과 몇 년 만에 하니까 준비하는 사람도 경험이 없고, 제대로 하지 못해요. 심지어 정유라 사건 때문에 신뢰도도 많이 떨어졌고요. 어떤 게임도 룰을 이렇게 막 바꾸면 안 돼요. 어떻게 선수들이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사교육 나쁘다고 말할 문제가 아니에요. 그렇게 우왕좌왕 할 때마다 사교육이 엄청 확장되거든요. 그런 아쉬움은 좀 있어요.
게임의 룰이라는 게, 명확하지도 않잖아요. 정성 평가 같은 경우 불공정의 여지도 많고요.
진로, 동아리, 봉사 등등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으면서 막연한 것이 많아요. 또 시험을 치는 건 어쨌든 본인이 와서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봉사나 진로활동 같은 것들은 부모님이 여유가 되거나 경험이 있거나 이런 것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 가령 소논문 쓰기가 있대요. 일반 고등학생이 어떻게 논문을 쓰겠어요. 부모님이 교수님이면 할 수 있겠죠. 물론 공부를 하는 모든 배경까지 다 보겠다, 이렇게 정성 평가를 하겠다고는 했는데요. 제 생각에는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입학사정관들을 만나보더라도 그렇고요. 수시도 급격하게 늘었는데 그것에 대한 보완, 지원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시도 좋죠. 안 그러면 하루 만에 인생이 결정되잖아요. 한 문제 틀리거나 1점 차이로 갈리고요. 그렇지만 훨씬 많은 준비와 안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저자가 꿈꾸는 빈부 격차에 무관한 교육 혁신, 어떻게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다행인 점은 다들 스마트폰 가지고 있고, 유튜브 기본적으로 볼 수 있잖아요. 페이스북도 많이 하고요. 직접 만나 멘토가 되어주진 못하지만 콘텐츠 만들어서 기본적으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거예요. 때문에 돈도 많이 벌어야 해요.(웃음) 그래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니까요.
이 책을 통해 꼭 하고 싶은 말 한 마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웃음) 66일, 진짜 딱 두 달만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절대 힘들게 해야 하는 내용은 없거든요.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잡으니까 지치는 거라서요. 충분히 가능한 내용을 담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66일 동안 습관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면 다른 것도 다 할 수 있어요. 공부뿐 아니라 운동이나 삶의 영역에도 다 적용시킬 수 있으니까요.
글 | 신연선 사진 | 신화섭(AM12 Studio)
강성태 저 | 다산4.0
공신들을 인터뷰하며 공부 동기가 있어도, 공부법을 알아도 정작 공부 습관이 형성되지 않으면 공부를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그는『강성태 66일 공부법』을 통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공부 습관의 힘을 제안하고자 한다. [도서 상세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