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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지석진 몰아가는 금지된 상황극, 이게 웃긴가요?

전일야화

엑스포츠뉴스

'런닝맨'의 상황극이 도를 넘어 불쾌감을 주고 있다.


23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멤버들이 서로의 차에서 훔친 물건을 공개했다.


10주년을 맞은 '런닝맨'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은 멤버들 간의 호흡이다. 뒤늦게 합류한 전소민, 양세찬도 '런닝맨'에 빠르게 적응해서 원년 멤버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만큼 멤버들의 사이는 친밀하며, 그 관계성으로 여러 상황극을 만들어낸다.


러브라인이 대표적이다. 멤버들끼리의 러브라인, 게스트와의 러브라인 등 '런닝맨'은 그동안 숱한 러브라인을 만들어냈다. 최근엔 전소민과 양세찬이 그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런닝맨'은 하나 더 보탠다. 지석진과 전소민의 '금지된 러브라인'이다. 프로그램 내에서 쓰였던 이 표현은 말이 러브라인이지 지석진이 전소민에게 마음이 있는 듯 몰아가고, 당황하며 해명하는 지석진을 웃음 포인트로 삼는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를 방송에 내보낸다.


이날 '런닝맨'에선 지석진의 차에 다녀온 김종국이 "운전석엔 본인 사진, 조수석엔 전소민 사진을 붙여놨다"라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지석진은 떳떳하다고 해명했지만, 송지효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몇 마디씩 덧붙이며 쉴 새 없이 몰아갔다. 이 불쾌한 해프닝은 4분 30여 초 동안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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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싶다. 50대 기혼 남성이 30대 미혼 여성을 좋아한다는 게 과연 상황극의 소재가 될 수 있는가? '사석에서나 할 법한' 개그가 아니라 '사석에서도 안 할' 개그 아닌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미혼 여성들이 비슷한 상황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지 정말 모르는가?


더 큰 문제는 제작진이다. 제작진은 '지석진의 강력한 요청(?)으로 편집하지 않았다', '매니저 덕분에(?) 오랜만에 원샷 제대로 받은 왕코', '단순 해프닝으로 종료'라는 자막으로 자신들의 책임을 은근슬쩍 넘기려 한다.


결국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장면들은 제작진의 편집을 거치는 편집본이다. 허나 편집은커녕 몇 회째 기혼 남성과 미혼 여성의 말도 안 되는 러브라인을 부추기고 있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작 트렌드를 선도해야 하는 방송국에서 구시대적인 개그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수준의 상황극을 재생산한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예능이니까', '출연진들끼리의 친분이 두터워 할 수 있는 장난'이라고. 두 사람뿐만 아니라 '런닝맨' 멤버들의 실제 관계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가? 중요한 건 '런닝맨'은 사석에서 출연진들끼리 나누고 마는 잡담이 아니라, 전국에 송출되는 방송이란 점이다. 당사자들이 웃고 넘길 일이라고 끝날 문제가 아니란 거다. 이들 너머엔 시청자가 있다. '12세 관람가'인 주말 예능에서 불륜 소재 상황극을 보고 즐거워할 시청자는 많지 않다.


[엑스포츠뉴스 나금주 기자] enter@xportsnews.com / 사진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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