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어떡해요"... 연이어 발생하는 급발진 사고, 겁 먹은 운전자들 결국 '이것' 찾았다

누구에게나 벌어질 지 모르는

급발진 자동차 사고 막기 위한

운전자들의 대비책, 페달 블랙박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고를 잊어버리려고 요즘은 자꾸 술만 마셔요.”

“사고 첫날부터 잠을 못 잤어요. 꿈에 자꾸 관이 나와요.”

지난 7월 1일, 무려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돌진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시청역 한복판에서 차량이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이후 3일에는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가 있었다.

출처 : 연합뉴스

두 사건 모두 운전자가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면서 급발진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이에 패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려는 운전자 역시 늘어났다. 페달 블랙박스는 말 그대로 운전자의 발 움직임을 녹화하는 블랙박스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았는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실제로 과거 주택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사용된 바 있다. 운전자는 “사고 당시에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말하며 급발진으로 인한 교통사고라 주장했지만, 페달 블랙박스 속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반복해서 밟고 있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운전자의 급발진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였던 만큼, 반대로 페달 블랙박스는 차량의 급발진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급발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운전자 A씨는 “급발진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일반인이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에서 이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판매량 300% 늘어난 페달 블랙박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혹시 모를 급발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운전자들은 페달 블랙박스를 찾고 있다.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블랙박스 판매업체를 통해 페달 블랙박스를 구입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블랙박스 업체 관계자 B씨는 “페달 블랙박스가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주문과 문의 전화가 100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C씨 역시 “사고 이후 페달 블랙박스 판매량이 300% 정도 늘었다”며 “스마트 기술이 장착된 최신식 차량의 운전자들도 페달 블랙박스를 찾는다”고 말했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전문가들 또한 페달 블랙박스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급발진이 생기면 운전자 대부분 이성을 잃을 수 있다”면서 “페달 블랙박스는 운전자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페달 블랙박스 장착을 옵션화해서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최근 일본은 저속 주행을 하다 급격하게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급발진을 추정하고 강제로 브레이크를 잡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장치를 도입한 바 있다. 이처럼 급발진 사고를 예방하고 급발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과 사후 급발진을 입증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