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베스트 타이밍! 호이아나 레지던스에서 보낸 3일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
베트남 호이안의 호이아나 레지던스가 속한 해변 지역은 여전히 개발 중이다. 바다, 골프, 각종 액티비티를 황제처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STAY
집의 편안함 그리고 최상급 호텔의 서비스
호이아나 레지던스 Hoiana Residences
베트남 다낭공항에서 40분 정도 달리니 목적지에 닿았다. 4km에 달하는 긴 해변엔 그 흔한 선베드나 호객 행위하는 마사지숍 하나 없이 순한 파도만 일렁거린다. 동중국해 한가운데에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존지역인 참 아일랜드(Cham Island)가 도드라지는 곳. 이 고요하고 드넓은 해변에 호이아나 복합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최근엔 이 안에 5성급 레지던스인 ‘호이아나 레지던스’가 공식 오픈했다. 깔끔한 시설은 당연하고 향긋한 냄새마저 맴돈다. 카펫은 밟기에 미안할 정도로 깨끗했고, 침구는 부서질 듯 바삭바삭해서 매일 밤 꿈나라로 직행했다.
호이아나 레지던스는 총 27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원룸 형태인 스튜디오 타입부터 3개의 침실이 딸린 객실까지 다양하다. 허니문, 휴가, 출장, 가족 여행, 골프 등 어떤 목적으로 오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군더더기 없는 현대적인 가구와 주방 시설, 세탁기 등을 갖추고 있어서 집처럼 편안한 기분으로 지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식기와 커트러리도 반짝거린다.
창밖 풍경에 자꾸 눈길이 갔다. 액자처럼 네모반듯한 창은 바다나 호수, 푸르른 정원을 그림처럼 담는다. 해변가 초원에선 소를 방목해 키우고 호숫가엔 낡은 집 몇 채만 서 있을 뿐이다. 아직 손때가 묻지 않은 이 드넓은 땅은 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 속도는 가늠할 수 없지만 속속들이 리조트가 들어서고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든다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조용하고 럭셔리하게’ 이곳을 누릴 수 있는 베스트 타이밍일지도 모르겠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호이안 시내까지 20분이면 오갈 수 있고, 도보 거리에 있는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복합 리조트의 모든 부대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복합 리조트 단지 안엔 카지노와 한식과 중식, 베트남식 레스토랑과 푸드코트, 기념품 상점 등이 있어서 온종일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아쉬운 점이 없다.
대도시에서 절대 누릴 수 없는 것. 소음으로부터의 자유 아닐까. 커피 한 잔을 들고 널찍한 테라스로 나갔다.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잔잔한 파도소리와 경쾌한 새소리가 왈츠를 이뤘다. 한가로운 아침의 고민은, ‘오늘은 수영을 할까? 골프를 칠까?’ 정도. 유유자적 여행의 로망을 3일 동안 실현했다.
GOLF
황량한 아름다움 속에서 굿샷
호이아나 쇼어스 골프 클럽 Hoina Shores Golf Club
사실 호이아나 레지던스의 가장 큰 목적은 골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셔틀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호이아나 쇼어스 골프 클럽은 개장 전부터 골프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환경친화적 골프 코스 설계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설계한 코스라는 이유도 있지만, 골프장이 생기기 전의 지형과 지금의 모습이 180도 다르기 때문이다.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
해변가에 평평하게 펼쳐진 모래밭 위에 골프장을 지었다. 일부러 모래를 쌓아 사구를 만들어 코스는 파도처럼 현란한 기복을 보이며 울퉁불퉁하다. 모래 언덕의 황야지대를 뜻하는 링크스(Links) 코스는 산악형 코스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약간의 당혹감을 줄 수 있다. 꽃이나 나무도 없고 워터 해저드도 없으며, 모래 언덕 지형을 살려 만든 곳이라 벙커가 상당히 크고 많다. 사막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낮은 관목과 잡초, 고목들이 듬성듬성 나 있는 풍경은 원시적인 동시에 매혹적이다. 페어웨이가 넓은 대신 양옆으로 벙커가 많으므로 공을 멀리 보내는 것보다는 원하는 곳으로 정확하게 안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 7,000야드(약 2,000평)를 자랑하는 호이아나 쇼어스는 특히 후반 10번 홀부터가 하이라이트다. 스왈로우 네스트(swallow’s nest)라고 불리는 15번 홀은 그린 뒤로 바다가 펼쳐진다. 16번 홀의 경우 육지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아 골퍼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17번 홀은 호이안 등불 모양의 핀이 꽂혀 있어 코스의 시그니처 홀로 통한다.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친절한 캐디는 조언이 절실한 나 같은 초보자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페어웨이를 카트로 이동할 수 있어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것도 코스의 장점이다. 틈 하나 없이 촘촘하게 식재된 잔디는 지온 조이시아(Zeon Zoysia)라는 품종인데, 물을 적게 하고 단단한 코스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엄청난 롤링을 제공한다. 덕분에 짧은 비거리지만 멀리 굴러가는 행운을 여러 번 누렸다. 벙커의 모래도 단단한 편이라 공이 벙커에서 튕겨져 나가 온그린되는 운도 두 번이나 따랐다. 깃대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조금 앞쪽에 떨어뜨린다는 느낌으로 치는 것이 좋다.
마치 스코틀랜드의 고급 클럽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호이아나 쇼어스의 클럽하우스는 무려 6,000m2에 이른다. 클럽 하우스 앞에 있는 18홀 퍼팅 연습장에서 놀이 겸 퍼팅 연습을 할 수도 있다.
FACILITIES
하루를 마무리하는 가장 럭셔리한 방법
일랑일랑 스파 Ylang Ylang Spa
왠지 모르게 분주했던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법으로는 마사지만 한 것이 없다. 호이안 전통 등으로 입구를 장식한 일랑일랑 스파는 호이안 올드타운을 모티브로 한 그림으로 벽면을 가득 장식했다. 오일, 핫스톤, 타이 마사지 등 마사지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기본적인 한국어가 가능한 테라피스트의 손길에서 전문가의 기운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손길에 꿈나라를 헤매다 보면 몸무게가 3kg 정도는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
유영의 자유
수영장 Swimming Pool
레지던스 숙박객의 대부분은 낮 시간에 골프를 즐기거나 호이안 올드타운 관광을 하는 편이라 수영장이 한산하다. 차갑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물에서 수영을 하다가 맥주 한 잔을 들이키면 돌아온 베트남 여행에 감사함이 밀려온다. 복합 리조트 안에서 다른 수영장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레지던스의 장점이다. 호이아나 호텔 & 스위트에 있는 인피니티 풀은 바다와 초원을 향해 뻗은 멋진 뷰를 자랑한다. 물속에서는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유영할 수 있다.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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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하는 기대감
카지노 CASINO
호이아나 호텔 & 스위트 1층의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으로 VIP 전용룸부터 바카라, 블랙잭, 룰렛, 슬롯머신까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잭팟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가족 단위 여행자를 위한
키즈 존 Kids Zone
어설프게 흉내만 낸 키즈 존이 아니다. 가족 단위 여행자를 위해 호이아나 레지던스는 한 켠에 큰 규모의 키즈 존을 마련해 놀이기구와 유아용 책걸상, 책과 장난감을 비치해 놓았다.
한국 음식 다 있습니다
케이 마트 K-Mart
한국인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레지던스답게 라면, 과자, 소주, 햇반 등 한국인을 위한 식료품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컵라면 하나에 2,000원도 되지 않으니, 그렇잖아도 좁은 캐리어에 라면을 잔뜩 구겨 넣고 출발할 필요는 없다.
DINING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
다국적 메뉴로 무장한
아로마 AROMA
야외 수영장 뷰의 아로마 레스토랑은 숙박객의 식사를 하루 종일 책임진다. 쌀국수, 분짜, 반미 등 베트남 음식을 비롯해 서양식과 중식 그리고 다양한 열대과일이 정갈하고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특히 한국인 숙박객이 많다는 특성을 고려해 김밥과 비빔밥, 김치 같은 한식 메뉴도 알차다. 어설프게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 재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프렌치 스타일의 베트남 커피도 아로마의 자랑이다.
객실에서 셰프의 요리를
셰프 온 콜 Chef on Call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호이아나 레지던스에서 진짜 집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개인 전용 셰프가 객실에서 직접 식사를 준비해 주는 이른바 ‘셰프 온 콜’이다. 오랜 경력을 지닌 현지 셰프가 그날 공수한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준다. 요청에 따라 한식, 중식, 양식, 베트남식이 모두 가능하다. 이날은 베트남 가정식이 주제였다. 참 아일랜드 부근에서 잡은 오징어를 주재료로 한 샐러드, 돼지고기 찜, 베트남 롤, 흰쌀밥이 나왔다. 우리나라 명절 요리와 얼추 비슷한 상차림이 30분 만에 뚝딱 차려졌다. 침대에서 뒹굴다가 젓가락만 들면 되는 호사란(기혼녀에게 최고의 호사란 바로 이런 것 아니겠나)! 셰프 온 콜은 2인 식사 기준으로 90달러부터 시작하니 가성비 면에서도 뛰어난 편이다.
카키색 빈티지 카페
콩카페 Cong Cafe
로부스타 원두 생산 1위국답게 베트남은 토종카페가 스타벅스보다 힘이 세다. 베트남 카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콩카페는 매장 수가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의 두 배가 넘는다. 그중 하나가 호이아나 레지던스 안에 입점해 있다. 콩카페의 콩은 원두가 아니라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첫 글자 ‘cong’에서 따온 것으로 ‘공공’ 즉, 공산당의 의미를 담는다. 베트남 군인의 물품을 전시하는 등 사회주의 모티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는 늘 호기심을 자극한다. 콩카페의 시그니처 음료인 코코넛 스무디 커피는 진한 베트남 커피에 코코넛 크림을 가득 올려 순식간에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마법을 부렸다. 카지노가 있는 복합 리조트의 특성에 맞게 24시간 운영한다.
ⓒ호이아나 리조트 & 골프 |
미각이 주는 힐링
디 엣지 The Edge
늦은 오후, 인피니티 풀 전망의 디 엣지에서 여유로운 애프터눈 티 시간을 가졌다. 애프터눈 티 세트를 주문하면 호이안 등불 모양으로 만든 디저트와 알록달록한 타르트가 호이안 내원교를 형상화한 트레이에 담겨 나온다. 먹기에 아까울 정도의 비주얼에 몇 분을 참아 보다가 결국 나이프로 디저트 가운데를 꾹 눌러 버렸다. 단맛을 적당히 가미한 정교한 맛은 스파클링 와인이든 홍차든, 어디에나 어울린다.
호이안 올드타운. 어느 오래된 유럽의 소도시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
ACTIVITIES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호이안 올드타운
아무리 리조트 안에서 할 것이 많아도 호이안 올드타운을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9세기 말 프랑스가 호이안 대신 다낭을 식민지의 거점도시로 성장시키고,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이 다낭을 주요 기지로 삼으면서 상대적으로 호이안은 강대국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덕분에 과거 번영했던 무역항 시절의 옛 모습이 보존될 수 있었고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되었다. 그러니 호이안은 어쩌면 다낭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릴 만큼 한국화되어 있는 관광도시 다낭에서 실망했다는 여행자들도 호이안에서는 ‘진짜 베트남’을 만났다며 만족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던 터다.
호이안 전통 등 사이에서 기념 사진 찍기 |
호이안 올드타운은 조용한 낮과 달리 밤엔 상반된 모습을 보여 준다. 형형색색 호이안 전통 등이 매달린 거리는 적당히 시끌벅적한 옛 도시의 정취가 남아 있다. 투본강엔 전통 등을 매단 나룻배들이 ‘소원배’라는 이름으로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거리엔 기념품 가게가 많지만 특별히 살 만한 것은 없다.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빌려 입고 전통 등을 파는 가게에서 1,000원 정도를 내고 화려한 등 사이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가장 인기 많은 체험이다.
호이안의 일본식 나무다리를 상징화 한 트레이에 담겨나온 디저트 |
호이안 올드타운. 노란 회벽과 노란 실내가 눈에 띄었다 |
15세기 이래로 중국, 일본은 물론 네덜란드, 포르투갈, 프랑스 상인들이 드나들었던 항구였던 덕에 건물들은 각국의 건축양식이 오묘하게 혼합되어 있다. 건축미가 아주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번성했던 시절의 낭만을 떠올리게 한다. 지붕이 있는 목책 다리인 내원교는 일본식 나무다리다. 중국인들의 모임과 제사 장소로 쓰였던 중국인 회관, 광둥성 출신 화교들의 모임 장소인 광둥 회관 외에도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시기에 거상들이 거주하던 가옥이 잘 보존돼 있다. 포르투갈의 향기가 나는 노란 회벽의 건물 앞에 서면 옛 유럽으로 회귀한 듯한 신기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호이안의 소울
바구니 배
연예인 부부가 출연하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여자 출연자가 뱅그르르 도는 동그란 배 밖으로 날아가 강에 꽂히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일명 ‘코코넛 배’라고 불리는 베트남 전통 바구니 배다.
호이안에서는 바구니 배를 타고 코코넛 정글을 유람하는 체험이 상당히 상업화되어 있다. 사공은 천천히 노를 젓다가 갑자기 한국 트로트를 신나게 부르기도 하고 박수를 치며 붉은 악마 흉내를 내기도 한다.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월미도의 디스코 팡팡처럼 배를 뱅그르르 돌려 즐거운 현기증을 유발한다. 사공이 보여 주는 서커스에 가까운 묘기를 보고 나면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팁이 나온다. 조용할 틈 없는 바구니 배에서 호이안만의 소울을 느껴 보자.
글·사진 김진
에디터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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