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가기 전 '삼전동' 맛집 체크!
야구 직관 전후 즐거움은 역시 맛집이다. 잠실동과 삼성동, 대치동이 가깝고, 좋지만 삼전동을 빠트리면 꽤 섭섭하다. 식사는 물론 술자리도 가능한 식당들을 두루두루 모았다.
막판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1~2위, 3~4위뿐만 아니라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 1장을 위한 5위권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야구 직관만큼 챙겨야 할 건 경기 전후 식사를 위한 맛집이다. 잠실야구장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면 잠실동이나 삼성동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렇지만 삼전동을 빠트리면 섭섭하다. 종합운동장에서 버스를 타거나 9호선 삼전역을 이용하면 금세 닿을 수 있으니 말이다. 좀 더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삼전동도 감히 추천한다.
●진짜 탕수육
선향원
내외관 모두 평범한 동네 식당임에도 맛은 확실한 중식당 '선향원'. 이 집을 소개하는 이유의 절반은 탕수육이다. 요즘 탕수육은 찍먹 영향 탓인지 고기 튀김에 가까울 정도로 두툼한 고기와 찹쌀 반죽의 쫄깃한 튀김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진짜 탕수육은 마지막에 소스로 잘 볶아내도 여전히 바삭한 맛이 살아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선향원의 탕수육은 서울에서 탕수육으로 맛집으로 꼽히는 논현동 대가방과 방배동 주에 뒤처지지 않는다. 가격까지 고려하면 만족도는 더 커진다.
바삭하고, 촉촉하고, 달콤한, 이상적인 탕수육의 조건을 고루 갖춘 선향원의 탕수육 |
고슬고슬한 볶음밥, 고소한 간짜장 등 다양한 식사 메뉴도 돋보인다 |
탕수육 말고도 간짜장, 볶음밥 같은 식사류가 좋고, 난자완즈, 유린기, 칠리새우, 유산슬, 팔보채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참, 조금 시크한 접객에 상처받는 고객도 있지만, 음식은 확실한 곳이니 한 번 방문해보는 것도 괜찮다.
●제철 해산물이 당길 때
갯돌
삼전동에서 제대로 된 제철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감히 갯돌을 추천한다. 가격대는 조금 있는 편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맛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가을은 전어의 맛이 꽉 차는 시기다. 그리고 겨울에는 대방어회도 있다. 단품으로 주문하거나 가성비가 훌륭한 갯돌코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채, 회&해산물, 구이, 홍어 삼합, 식사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가성비 좋은 갯돌의 코스 요리. 가을 전어 시즌에는 회와 구이 모두 맛볼 수 있다 |
갯돌의 또다른 대표 메뉴인 삼합 |
해산물만큼 이 집 홍어 삼합도 매력적이다. 잘 삭힌 홍어의 톡 쏘는 맛과 돼지고기의 고소함, 잘 익은 김치가 어울린다. 막걸리 한 사발이 방점을 찍는다. 제철음식과 삼합 외에도 낙지볶음, 낙지탕탕, 연포탕 등 낙지 요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고, 병어조림과 가자미조림, 멍게비빔밥, 성게미역국 등의 식사 메뉴도 갖췄다.
●푸근한 맛 그립다면
미당
미당은 10년 넘게 삼전동과 석촌동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칼국수&만두 전문점이다. 편하게 방문해 칼국수와 칼만두, 만둣국으로 식사만 해도 되고, 푸짐한 만두전골, 바삭하고 고소한 녹두지짐 등도 있어 여러 명이 방문해도 좋다.
구수한 사골 육수에 말아낸 칼국수 |
한우와 사골을 이용한 진한 육수에 적당히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면이 잘 어울린 칼국수다. 자극적인 것 없이 푸근한 맛이 매력이다. 김치 한 조각이면 부족한 매콤함도 채울 수 있다.
바삭한 녹두지짐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
식당 근처에 석촌호수도 있어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해도 좋고, 호수 따라 걷다 보면 송리단길까지 갈 수 있으니 송파구의 젊음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다.
●도쿄식 비빔 라멘
정라멘
정라멘은 10석 남짓 되는 작은 공간이다. 그렇지만 라멘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진지하다. 맛도 상당하다. 국물 없이 비벼 먹는 라멘인 아부라 소바와 국물 있는 라멘 두 가지 메뉴만 준비돼 있다. 아부라 소바는 일본 도쿄에서 유행하는 국물 없는 라멘이라고 한다.
작은 공간이지만 포근한 느낌이 든다 |
염도가 높지 않아 쉽게 맛볼 수 있는 정라멘의 아부라 소바 |
정라멘의 아부라 라멘은 고소한 참기름과 간장 베이스의 특제 소스, 약간 굵은 면이 조화를 이룬다. 라유와 다시마 식초를 기호에 맞춰 추가한 후 반숙 계란을 터트려 잘 비벼 먹으면 상당한 감칠맛의 라멘을 만나게 된다. 염도 또한 적당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어느 정도 면을 먹고 다진 마늘과 양념장을 추가하는 것도 팁이다. 마지막으로 면과 소스가 조금 남았을 때 밥(무료)을 넣어 비벼 먹으면 한 그릇을 제대로 즐긴 셈이다. 양이 부족할 것 같다면 차슈나 면을 추가(유료)할 수 있으니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여유 한 모금
콰이어트 크림티
디저트 겸 여유로운 마무리를 위해서 홍차는 어떨까. 정라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콰이어트 크림티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정성 들여 내린 차와 밀크티를 음미할 수 있다. 여기에 유기농 밀가루와 유기농 원당으로 만든 스콘과 직접 만든 클로티드 크림, 잼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차 종류로는 얼그레이, 브렉퍼스트 블렌드, 웨딩 임페리얼 등의 홍차와 스위트 상하이, 호지차 같은 녹차도 준비돼 있다. 밀크티는 단맛이 배제된 오리지널 밀크니와 약간 달콤한 밀크티, 호지차의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호지 밀크티 등이 있다.
정성 들여 내린 밀크티, 수제 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곁들인 스콘이 매력적인 콰이어트 크림티 |
참, 콰이어트 크림티는 7월부터 운영 방식이 달라져, 매장 취식은 토~일요일 주말에만 가능하다. 수~금에는 1:1 스콘 베이킹 클래스가 진행되는 대신 음료와 스콘은 테이크 아웃으로 이용 가능하다.
위에 소개한 5곳 외에도 ▲군산오징어 본점 ▲부농정육식당 ▲사카바 게라게라(일식) ▲돈까스의 집 ▲주은감자탕 ▲칫챗(브런치) 등이 한 번쯤 가볼 만한 삼전동 맛집이다.
송파둘레길 탄천구간에서 만날 수 있는 삼전동은 다양한 철새와 텃새를 만날 수 있는 동네다 |
▶여행+
송파둘레길 탄천구간
총 21km, 4개 코스로 구성된 순환형 산책로 송파둘레길. 송파구를 여행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한강부터 탄천, 성내천, 장지천까지 물길을 따라 걷는 힐링 여행으로 대략 5시간30분이 걸린다. 삼전동은 탄천 구간과 접근성이 좋다. 탄천 구간은 장지천 합수부에서 가락시장, 삼전둥지 전망대, 잠실종합운동장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7.4km의 도심 속 생태길이다.
특히, 삼전둥지 전망대에서는 다양한 철새와 텃새를 만날 수 있다. 탄천 야생조류 조사결과에 따르면 탄천에서 총 53종 1,528개체가 출현했다. 천연기념물 2종(황조롱이·원앙), 서울시 보호종 6종(제비·물총새·청딱따구리·박새·오색딱다구리·꾀꼬리)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한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탄천의 새가 잘 정리돼 있어 아이들과 생태 탐방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글·사진 이기석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