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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두 가지 보물 ‘사해 & 엔게디’

이스라엘 여행 지도를 넓힐 필요가 있다. 테마는 성지순례, 여행지는 예루살렘만 알고 있다면 오늘부터 사해와 엔게디도 기억해 주시길. 일상을 벗어나 최고의 쉼을 선사할 것이다.

● 1월 어느 날의 색감

사해 Dead Sea

사해는 여러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430m), 염도가 가장 높은 수역(30~34%), 세계 최초의 휴양지 중 하나(헤롯왕을 위한), 생물이 살 수 없는 바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바다로,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바다에 둥둥 뜰 수 있다는 점과 시시각각 변하는 사해의 색감이 여행자를 홀린다. 사해와 호텔 내 수영장에서 부영 체험을 하고, 사해 머드 마사지를 받고, 다채로운 사해의 색을 다 보려면 적어도 하루는 머물러야 한다. 

엔게디(Ein Gedi)와 마사다(Masada)를 보고 사해에 도착하면 일몰 즈음이 된다. 이때는 조금 밝은 오렌지와 하늘색, 사해의 옥빛이 어우러지고, 반대편으로는 옅은 보라색과 파란색이 그러데이션을 만들어낸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이상적인 일몰 풍경이다. 이 모습에 한 번 넋을 놓고, 고요하면서도 찬란한 일출에 또 마음을 뺏긴다.

일출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예사롭지 않은 빛이 여행자를 움직이게 한다. 오전 6시 30분, 해가 맞은편 요르단의 산을 넘기 직전 가장 황홀한 빛을 선사한다. 분홍, 보라, 주황, 파란색이 뒤섞여 하늘에서는 축제가 열렸다. 사람 하나 없고, 잔잔한 물결의 사해가 만든 적막한 분위기도 이 아름다움에 온전히 집중하게 도운다. 

사해에서 1차 미션을 끝냈다면 다음은 지프 투어다.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다이내믹한 바위 사막과 소돔산(Mount Sodom)의 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투어 중간에 내려 소돔산의 모습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데, 하얗게 빛나고 있는 소금 덩어리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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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맛을 보니 짠맛과 약간의 쓴맛이 확 느껴진다. 사실 이 산은 80~90%가 소금으로 이뤄진 소금산이라고. 게다가 매년 1cm씩 자라난다고 하니 그야말로 살아있는 산인 셈이다. 지프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막과 사해다.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기분이다. 

● 누군가에겐 이마저 비일상

엔게디 키부츠 Ein Gedi Kibutz

여행의 매력은 여행자의 수만큼 다양할 것이다. 해외여행이 선사하는 비일상도 그중 하나다. 지상과 완전히 단절된 비행기 내의 시간, 다른 외형의 사람과 건축 등으로 형성되는 독특한 분위기, 이방인이 된 느낌, 일상과의 완벽한 분리 등 다양한 이유로 여행에 매료된다. 심지어 언어가 통하지 않는 데서 오는 약간의 답답함마저 즐거운 순간이 된다.

사해 지역의 엔게디에서는 비현실적인 공간의 아름다움을 경험했다. 엔게디는 히브리어로 오아시스(우물)의 ‘엔’과 새끼 염소의 ‘게디’를 합해 ‘새끼 염소의 우물’이란 뜻이다. 동굴과 샘이 발달한 오아시스로 사울에게 쫓기던 다윗이 이 근처 동굴에 피신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금은 국립공원과 자연보호구역, 공동체 키부츠의 거주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늘의 무대는 엔게디 키부츠다. 1953년 시작된 공동체인 엔게디 키부츠, 사해의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과 문화를 개척한 주인공이다. 과거에는 집단농장 형태로 함께 모여 일하고, 소득을 분배했지만, 현재는 제조업, 관광업 등 산업 분야가 다양해졌다. 동시에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등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키부츠의 가치와 정신은 유지되고 있으며,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키부츠가 운영 중인 식물원(Ein Gedi Botanical Garden)과 그들이 사는 공간, 엔게디의 자연을 돌아보면서 마음의 안식을 누렸다. 평화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공간으로 만든다면 바로 이곳인 것 같아서. 현생에서 느끼는 아픔과 고통, 좌절 등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이곳에서 무용하다. 야자수를 비롯해 다채로운 식물이 푸릇함과 산뜻한 색감을 더하고, 널찍한 마당과 테라스가 있는 주택들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마침 아이들까지 뛰놀고. 더할 나위 없이 아늑한 삶의 모습을 엿봤다. 유대광야의 누르스름한 돌산이 배경으로 있어 웅장함을 더한다. 

게다가 몇 문장으로 다 표현하기 힘든 평화로운 공간은 사람만의 몫은 아녔다. 다양한 동물이 유유히 배회하고 있는데, 운이 좋으면 야생 염소(야엘)를 만날 수 있다. 멋스럽게 휜 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순한 편이지만 막상 눈을 마주치면 염소의 카리스마에 움찔하게 된다. 두 마리의 염소가 풀을 뜯어 먹는 모습 덕에 키부츠의 풍경이 좀 더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 항공+

대한항공 인천-텔아비브 직항

현재 이스라엘을 여행하려면 대한항공 인천-텔아비브 직항 노선을 활용하는 게 편하다. 대한항공은 인천-텔아비브 노선에 A330-200(218석, 좌석 배열 2-4-2)을 투입하고 있으며, 주 3회(월·수·금요일) 운항하고 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텔아비브-인천 노선도 주 3회(월·수·금요일, +1일) 운항하고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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