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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비어 창업성공 후 막걸리 브랜드 막이오름까지 연달아 히트쳤죠"

“손님 없을 땐 걸레 포대라도 들어요. 가만히 있지 말고 청소라도 하는 거죠. 제일 좋아하는 말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막이오름 춘천스무숲점 허준혁 점주

발길 뜸했던 춘천 퇴계동 상권에

백스비어 성공 후 막이오름 연쇄 창업


막이오름 춘천스무숲점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매장 중 하나다. 허준혁(36) 점주의 자영업 경력은 1년 6개월 정도로 비교적 짧다. 가게가 있는 퇴계동은 10~15년 전에 비해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권이다. 짧은 장사 경력과 소외된 상권. 이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허 점주가 백스비어와 막이오름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 허 점주만의 끈질긴 성실성과 긍정적인 성격이다. “일손이 부족할 땐 직접 배달을 나갈 때가 많다"라는 허 점주에게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춘천스무숲점을 운영해나가고 있는 모자(허준혁 점주와 김명숙 점주)

소외된 상권에 백스비어 창업해 맛집 거듭나

“2019년 10월 테이블 10개의 백스비어를 오픈했어요. 주방은 어머니가 맡고, 홀서빙은 제가 하는 등 인건비를 최대한 아꼈어요. 매장 운영 자체에만 집중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창업 전 개인 가게를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땐 레시피 개발이나 손님 응대 등의 문제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지금은 본사 지침대로만 하면 됩니다. 쓸데없이 고민할 시간이 줄고,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할 수 있었죠.

가게를 연 곳이 워낙 소외받던 상권이라 춘천 사람들 다 '금방 망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오픈 첫날부터 가게 밖으로 손님들이 줄을 길게 섰죠. 근처에 제대로 된 호프집이 없어서 사람들 발길이 끊겼다는 제 분석이 맞았던 겁니다. 백스비어 춘천스무숲점 매출은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손꼽혀요. 어머니와 저 둘이서만 가게를 운영해나가니 영업이익도 높습니다."​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김명숙 점주와 카운터를 맡고 있는 허준혁 점주


50m 거리 두고 백스비어→막이오름 창업

“백스비어가 잘 되니 빨리 다음 가게를 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막걸리 브랜드인 막이오름에 눈길이 가더군요. 막걸리를 찾으셨던 손님분도 많았고, 무엇보다 안주 구성이 좋아 꼭 열고 싶었어요. 백스비어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가 나왔더군요. 막걸리와 맥주는 다른 주종이니 타격이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담당 팀장님도 동의를 해주셨고요. 2021년 1월 가게를 오픈했어요."​

춘천스무숲 상권에 위치한 백스비어와 막이오름

배달 서비스 주력해 코로나19 위기 만회 

"코로나19로 홀영업을 못 하게 되니 백스비어 배달에 온 정성을 쏟았어요. 무조건 많이, 푸짐하게 주기. 재료는 가장 최상의 신선한 재료 쓰기. 제가 배달을 직접 나갈 땐 손님들께 ‘맛있게 드세요’ 한마디 더 하죠. 대단한 건 아니고 사소한 노력이에요. 이렇게 하다 보니 배달을 개시한지 한 달도 안 돼 맛집 랭킹에 올라갔습니다. 평점 5점 만점을 받고 있어요. 마진율은 50%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주 중 국물류와 소스류가 많아 배달하면서 새지 않도록 꼼꼼히 신경 씁니다. 또 고객들의 리뷰에 항상 귀를 기울여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나가려 해요. 배달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아무리 바빠도 사장이 직접 배달을 다니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챙길 수 있으니까요."​

호응을 얻고 있는 막이오름 안주들

20대 땐 공무원 준비했던 춘천 토박이

“처음부터 장사를 잘했던 건 아닙니다. 애초에 장사를 할 생각조차 없었어요. 부모님은 대학가에서 마트를 운영하셨는데 부침이 심하고 감정 소모가 많아 고생하셨거든요. 강원대 공대를 휴학하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필기시험을 4번 합격했어요. 최종에서 계속 떨어졌죠. ‘이 길이 아닌가 보다’ 싶어 부모님 일을 도와드렸어요. 처음엔 강촌과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했습니다. 객실 30개 정도의 규모였어요.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사기꾼이 찾아왔어요. 수상스키 시설에 투자해달라는 말에 돈을 전부 날리고 말았죠. 


2016년 펜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가평에 어머니와 정육 식당을 열었습니다. 매출이 크진 않아도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가게였어요. 저희 어머니 요리 솜씨는 누가 먹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던 중 어느 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떤 만취 운전자가 차로 가게 유리창을 받아버렸어요. 저와 어머니가 받았던 충격이 컸죠. 보험처리를 해서 보상을 받았지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이었습니다. 때마침 권리금을 받고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가게를 넘기고 다른 업종을 알아봤습니다.”​

크게 손상됐던 개인 정육식당

매일 드나들며 춘천 스무숲 상권 가능성 엿봐

“어떤 장사를 할지 정하진 않았지만 봐둔 장소는 있었어요. 춘천 스무숲이요. 예전에 꽤 번화가였던 곳이에요. 인근에 아파트 단지도 들어서 있었고 유동인구는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죠. 그런데도 사람이 뜸했어요. 임대 매물도 많았죠. 갈 데가 없어서 상권이 죽은 거라 생각했어요. 매일 춘천 스무숲을 다니면서 연구했어요. 좋은 가게만 들어선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죠.

창업설명회에서 백스비어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브랜드를 살펴볼 겸 백스비어 건대점에 가보니 가격대와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춘천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 백스비어 창업을 밀고 나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 반대했어요. 죽은 상권이라는 거였죠. 하지만 춘천은 소도시예요. 괜찮은 가게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인근 주민들이 택시를 타고서라도 와요. 장사만 잘 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어요.”​

허준혁 점주

"다행히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가게를 3개는 더 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죠. 그래도 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상황에서 속상해할 바에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백 대표님께서 방송에서 하신 말씀인데, 손님 없는 가게일수록 신선한 재료를 써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야 우연치 않게 들린 손님이 좋은 인상을 갖고 다음번에도 찾아주신다고요. 저 역시 그렇게 장사하려고 애씁니다. 장사 경력이 얼마 안 되지만 어려운 시국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었던 건 성실성과 긍정적인 마음가짐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왜 그럴까 심각해지지 말고 무조건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하는 거죠.”


예비 창업주 분들을 위한 허준혁 점주의 조언  

1.  손님일 때와 점주일 때, 가게를 대하는 심정은 변합니다,

“창업하기 전에는 손님 많은 가게에 가면 그냥 ‘장사 잘 되겠네’, ‘돈 많이 벌겠네’ 했어요. 창업한 다음부턴 가게를 가면 손님이 많아도 일하는 분들이 몇 명인지, 임대료는 얼마인지, 로열티는 어느 정도 나오는지 등을 살피게 되더라고요. 손님이 많은 가게라 하더라도 고정지출비가 감당이 안 되면 어느 날 갑자기 폐업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평소에 연구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SBS 예능 프로그램 골목식당을 많이 보죠. 백 대표님께서 가게 사장님들을 꾸짖으실 때면 저한테 하시는 말 같아서 마음을 다잡게 돼요. 그걸 보고 나면 청소를 한 번 더 하고, 가게를 열었던 날의 초심을 떠올리는 거죠.”​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는 주방

2. 창업 전 ‘이것’ 미리 꼭 챙기세요

“멘탈과 체력을 기르셨으면 좋겠어요. 장사를 시작한 뒤 밤낮이 완전히 뒤바뀌었어요. 가게 영업을 12시쯤 마치면 새벽 4~5시쯤 집에 들어가 잠에 듭니다. 11시쯤 일어나 출근을 하는 식이죠. 체력이 버텨주지 않으면 오래 일 못해요. 그래서 일주일에 최소 3회 이상 시간 내서 헬스를 가려고 합니다. 

멘탈을 기르는 비법은 별게 없어요. 잔인한 방법이지만 흔히들 말하는 ‘진상’ 손님들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해요.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멘탈을 업그레이드하는 거죠. 절대 손님과 싸우지 말고 나 자신과 싸워야 해요. 이런 날도 있어요. 처음부터 환불받기를 작정한 손님들이 음식을 다 먹어놓고 맛에 대해 컴플레인을 걸었어요. 아무리 봐도 이상이 없었는데 가게에서 소란을 피우니 그냥 환불해드렸어요. 그러니까 돌아서는 등 뒤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요. 그런 날은 속이 많이 상하죠. 장사를 하다 보면 이렇게 억울한 상황이 비일비재하답니다.” 

3. 창업 시 마음가짐은 이렇게

“물론 창업할 땐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하지만 핑크빛 미래만을 그리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사는 잘 돼도 고난의 연속입니다. 직원과 가족끼리 다툼이 있을 수 있고, 누군가 창에 붙인 시트지 하나를 문제 삼아 불법이라고 신고할 수도 있어요. 또 미성년자가 위조 신분증을 들고 와 거기에 속아넘어가 영업정지를 당했던 때도 있었죠. 이런 시련들은 겪을 땐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 기억을 거름 삼아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죠. 무탈하게 장사를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더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예비 창업자분들도 처음부터 욕심내지 마시고 기본기를 잘 갖춘다는 생각으로 매일 정진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기본기조차 갖추기가 정말 어려우니까 말이죠.”

문의 theborn_offici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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