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비어 창업성공 후 막걸리 브랜드 막이오름까지 연달아 히트쳤죠"
“손님 없을 땐 걸레 포대라도 들어요. 가만히 있지 말고 청소라도 하는 거죠. 제일 좋아하는 말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막이오름 춘천스무숲점 허준혁 점주
발길 뜸했던 춘천 퇴계동 상권에
백스비어 성공 후 막이오름 연쇄 창업
막이오름 춘천스무숲점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매장 중 하나다. 허준혁(36) 점주의 자영업 경력은 1년 6개월 정도로 비교적 짧다. 가게가 있는 퇴계동은 10~15년 전에 비해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권이다. 짧은 장사 경력과 소외된 상권. 이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허 점주가 백스비어와 막이오름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 허 점주만의 끈질긴 성실성과 긍정적인 성격이다. “일손이 부족할 땐 직접 배달을 나갈 때가 많다"라는 허 점주에게 힘든 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춘천스무숲점을 운영해나가고 있는 모자(허준혁 점주와 김명숙 점주) |
소외된 상권에 백스비어 창업해 맛집 거듭나
가게를 연 곳이 워낙 소외받던 상권이라 춘천 사람들 다 '금방 망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오픈 첫날부터 가게 밖으로 손님들이 줄을 길게 섰죠. 근처에 제대로 된 호프집이 없어서 사람들 발길이 끊겼다는 제 분석이 맞았던 겁니다. 백스비어 춘천스무숲점 매출은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손꼽혀요. 어머니와 저 둘이서만 가게를 운영해나가니 영업이익도 높습니다."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김명숙 점주와 카운터를 맡고 있는 허준혁 점주 |
50m 거리 두고 백스비어→막이오름 창업
“백스비어가 잘 되니 빨리 다음 가게를 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막걸리 브랜드인 막이오름에 눈길이 가더군요. 막걸리를 찾으셨던 손님분도 많았고, 무엇보다 안주 구성이 좋아 꼭 열고 싶었어요. 백스비어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가 나왔더군요. 막걸리와 맥주는 다른 주종이니 타격이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담당 팀장님도 동의를 해주셨고요. 2021년 1월 가게를 오픈했어요."
춘천스무숲 상권에 위치한 백스비어와 막이오름 |
배달 서비스 주력해 코로나19 위기 만회
안주 중 국물류와 소스류가 많아 배달하면서 새지 않도록 꼼꼼히 신경 씁니다. 또 고객들의 리뷰에 항상 귀를 기울여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나가려 해요. 배달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아무리 바빠도 사장이 직접 배달을 다니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챙길 수 있으니까요."
호응을 얻고 있는 막이오름 안주들 |
20대 땐 공무원 준비했던 춘천 토박이
“처음부터 장사를 잘했던 건 아닙니다. 애초에 장사를 할 생각조차 없었어요. 부모님은 대학가에서 마트를 운영하셨는데 부침이 심하고 감정 소모가 많아 고생하셨거든요. 강원대 공대를 휴학하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필기시험을 4번 합격했어요. 최종에서 계속 떨어졌죠. ‘이 길이 아닌가 보다’ 싶어 부모님 일을 도와드렸어요. 처음엔 강촌과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했습니다. 객실 30개 정도의 규모였어요.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사기꾼이 찾아왔어요. 수상스키 시설에 투자해달라는 말에 돈을 전부 날리고 말았죠.
2016년 펜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가평에 어머니와 정육 식당을 열었습니다. 매출이 크진 않아도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가게였어요. 저희 어머니 요리 솜씨는 누가 먹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던 중 어느 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떤 만취 운전자가 차로 가게 유리창을 받아버렸어요. 저와 어머니가 받았던 충격이 컸죠. 보험처리를 해서 보상을 받았지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이었습니다. 때마침 권리금을 받고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가게를 넘기고 다른 업종을 알아봤습니다.”
크게 손상됐던 개인 정육식당 |
매일 드나들며 춘천 스무숲 상권 가능성 엿봐
창업설명회에서 백스비어 담당자를 만났습니다. 브랜드를 살펴볼 겸 백스비어 건대점에 가보니 가격대와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춘천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 백스비어 창업을 밀고 나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 반대했어요. 죽은 상권이라는 거였죠. 하지만 춘천은 소도시예요. 괜찮은 가게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인근 주민들이 택시를 타고서라도 와요. 장사만 잘 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어요.”
허준혁 점주 |
"다행히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가게를 3개는 더 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죠. 그래도 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상황에서 속상해할 바에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백 대표님께서 방송에서 하신 말씀인데, 손님 없는 가게일수록 신선한 재료를 써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야 우연치 않게 들린 손님이 좋은 인상을 갖고 다음번에도 찾아주신다고요. 저 역시 그렇게 장사하려고 애씁니다. 장사 경력이 얼마 안 되지만 어려운 시국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었던 건 성실성과 긍정적인 마음가짐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왜 그럴까 심각해지지 말고 무조건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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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창업주 분들을 위한 허준혁 점주의 조언
1. 손님일 때와 점주일 때, 가게를 대하는 심정은 변합니다,평소에 연구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SBS 예능 프로그램 골목식당을 많이 보죠. 백 대표님께서 가게 사장님들을 꾸짖으실 때면 저한테 하시는 말 같아서 마음을 다잡게 돼요. 그걸 보고 나면 청소를 한 번 더 하고, 가게를 열었던 날의 초심을 떠올리는 거죠.”
항상 청결함을 유지하는 주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