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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보다 빛났다…서현진, '로코퀸' 굳히기

['뷰티 인사이드' 종영]

원작보다 빛났다…서현진, '로코퀸'

얼굴이 바뀌는 여자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가 만나 어렵게 사랑을 이뤘다.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극본 임메아리, 연출 송현욱)는 해피엔딩이었다.


극 중 한세계(서현진)와 서도재(이민기)는 앙숙으로 시작해 서로를 의지하고 보듬는 사이로 발전했다. 천생연분 그 자체였다. 마지막 회에서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며 같은 곳을 바라봤다.

원작보다 빛났다…서현진, '로코퀸'

◆ 원작 신선함 살리고, 이야기는 풍성하게


‘뷰티 인사이드’는 2015년 개봉한 같은 제목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도 참신한 소재로 인기를 얻은 만큼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는 주인공의 설정을 16부작 드라마에서 어떻게 구현할지도 궁금증이었다.


드라마는 원작의 기본 설정에서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는 것만 가져왔다. 주인공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고, ‘매일’이 아니라 한 달에 일주일만 다른 얼굴로 살아가도록 했다. 또한 세계는 바뀌기 전,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면 도망쳐 아무도 안 보이는 곳으로 가는 식이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의 설정을 하나 더했다. 도재는 다른 이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실인증을 앓았다. 각자 숨기고 싶은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가 만난 것이다.


세계와 도재는 첫 만남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세계는 유명 연예인인 자신을 못 알아보는 도재를 무례하다고 생각했고, 도재는 날카로운 세계를 이상한 여자로 여겼다. 앙숙이었던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연인이 됐다.


원작의 참신함은 살리고, 극적인 요소를 더해 이야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갈등 지점도 넣었다. 계약 연애를 지나 진짜 사랑을 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세계와 도재는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세계가 변해버린 뒤 돌아오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두려워하며 숨기도 했지만, 그런 그를 도재는 반드시 찾아냈다. 두 사람 사이는 더더욱 끈끈해졌다.


그러던 중 도재가 세계에게 과거의 일을 털어놓으면서 극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0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뇌를 다쳤고, 이후 안면실인증에 걸린 도재. 교통사고의 원인이 바로 세계였던 것이다. 처음 다른 모습으로 변해 놀란 세계는 길거리를 활보했고,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그를 도재가 구하다가 다친 것이다. 세계는 도재가 아픈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이별을 통보했다. 시청자들은 두 남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고, 운명처럼 다시 만난 도재와 세계의 행복한 결말을 빌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도재와 세계를 더 가까워지게 만들었고, 도재에게 용기도 불어넣었다. 도재는 극 초반 누구도 옆에 두려고 하지 않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이었으나 세계를 사랑하면서 따뜻한 색깔로 물들었다. 급기야 가족들에게도 안면실인증이라는 사실을 고백했고, 회사 직원들에게도 당당하게 이를 밝혔다. 이후 도재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을 받고, 정상인의 삶을 얻었다. 그가 배우를 그만두고 잠적해 살아가는 세계를 찾아가면서 두 사람은 다시 이어졌다.


‘뷰티 인사이드’는 세계와 도재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계의 절친한 친구로 나온 매니저 유우미(문지인)와 류은호(안재현), 도재의 동생 강사라(이다희), 비서 정주환(이태리) 등 다양한 인물로 재미를 더했다. 주변 인물들 역시 개성 넘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원작보다 빛났다…서현진, '로코퀸'

◆ 서현진, ‘로코퀸’ 굳히기


‘뷰티 인사이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현진의 매력을 제대로 살린 작품이었다. 앞서 드라마 ‘또 오해영'(2016년)으로 빛을 본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2016) ‘사랑의 온도'(2017)를 연달아 찍으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유독 밝은 빛을 내, ‘로코퀸’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 번 이를 입증했다.


다른 사람으로 모습이 바뀌는 쉽지 않은 설정에도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매끄럽게 표현해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엄마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순간과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으로 인해 병이 생겼다는 사실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오직 서현진만이 할 수 있는 연기라는 찬사도 나왔다.


사랑에 빠져 한없이 행복하게 웃다가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가슴 아파하는 180도 다른 얼굴을 거부감 없이, 자신만의 ‘한세계’로 완성했다. 덕분에 서현진은 첫 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도재 역의 이민기는 극 초반 딱딱하고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연기로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으나, 그로 인해 캐릭터의 아픔을 극대화했다. 극이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도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서현진과 더불어 작품의 중심을 잘 잡았다. 각각 사라와 은호를 연기한 이다희, 안재현도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뷰티 인사이드’를 빛나게 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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