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박세리, 부모 잘못으로 눈물의 사과…대신 돈 갚는 고통 호소
사진=텐아시아DB |
부모복이 없다고 해야할까. 가해자는 부모인데, 고통받는 건 연예인 자녀다. "오늘부로 아빠의 빚은 갚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박세리에 이어 "변제를 위해 돈 벌어야 한다"며 활동 재개에 나선 마이크로닷까지. 마이크로닷은 과거 논란 당시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 박세리와 완전 같은 사례라고 보긴 어렵지만, 본질적으로는 부모의 빚이 자식에게 피해를 준 경우다.
24일 마이크로닷이 논란이 불거진 이후 약 6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새 앨범 'DARKSIDE'(다크사이드)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을 마주했다. 본격적으로 활동 재개에 나선 것.
긴장한 듯 등장한 마이크로닷은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90도 허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사건 이후에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반성과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부모님과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께 사과를 드린다"며 "피해자 한분 한분 먼저 인사드리는 게 먼저였다. 그래서 6년이 지났다. 첫 대응도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참 어리숙했다"라고 덧붙이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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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은 2018년 논란이 터지고 활동을 중단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친인척과 이웃 등 14명에게 4억 원을 빌린 후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부친과 모친은 각각 징역 3년, 1년을 선고받았으며 복역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추방당했다.
당시 마이크로닷은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며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피해자 증언과 관련 증거들이 공개되자 결국 고개를 숙이고 자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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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지났다. 마이크로닷의 활동 재개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날 선 반응도 여전히 존재한다.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사이 마이크로닷은 뉴질랜드에서 유복한 생활을 보냈다. 그도 마냥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마이크로닷은 고깃집 알바까지 하며 변제하기 위해 지금까지도 애쓰고 있다. 부모를 대신해서 말이다. 사건이 터지고 파악된 13명 중 10명의 피해자가 확인됐고, 아직 한 명과는 최종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닷은 "저는 돈을 드려야 하는 입장이다. 지금은 돈이 없다. 이런 기회들로 돈을 벌 수 있으면 또 그 분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5년까지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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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는 마이크로닷과 다른 선택을 했다. 물론 마이크로닷과의 상황과는 확실히 다르다. 박세리는 대신 갚아주고 있던 아버지의 빚을 더 이상 갚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텐아시아 단독 보도로 박세리가 아버지 박준철을 박세리희망재단의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박세리는 아버지 박씨는 재단의 동의 없이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의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간 박세리는 아버지의 채무 변제를 여러 차례 해왔다며 "이제는 아빠의 채무를 더 이상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오늘 이후로부터는 아버지의 어떤 채무도 해결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선언했다.
연좌제. 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 하고 처벌하는 제도다. 지금은 금지된 처벌이지만, '사회적 연좌제'로 피해받는 스타들은 여럿 있었다. 욕을 한다면 가해 당사자에게 해야 하지 않을까. 부모의 잘못을 자녀가 얼마나 짊어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