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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불패 신화 계속될까? '영화계 타짜' 최동훈 감독의 갓벽한 필모그래피

글. 곰솔이

이미지: CJ ENM

흥행 여부로 한 편의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데뷔작을 시작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인 모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한국 감독이 있다. 말 그대로 ‘믿고 보는 감독’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최동훈 감독이다. 최동훈 감독은 각본은 물론 연출까지 함께 맡아,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부터 [암살](2015)까지 흥행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 올 여름 지금까지 그의 작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블록버스터 [외계+인] 1부로 오랜만에 관객 앞에 찾아왔다.


매번 다양한 장르, 색다른 소재를 선보이는데도 항상 좋은 반응을 거둔 그의 작품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무려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고 있는 최동훈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며, 그의 연출 세계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범죄의 재구성(2004)

이미지: (주)쇼박스

제대로 한탕 벌이겠다는 사기꾼들의 이야기들을 다룬 하이스트 장르는 그 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다뤘다. 이중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은 해당 장르를 국내 영화계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박신양, 백윤식, 염정아, 이문식이 주연을 맡은 [범죄의 재구성]은 사기 전과를 보유하고 있는 ‘최창혁’과 다섯 명의 최고 ‘꾼’들이 한데 모여 한국은행을 터는 이야기를 오밀조밀하게 그린다.


하이스트 무비의 한국 대표라 말해도 좋을 정도로 [범죄의 재구성]은 거대한 사기극을 계획하는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 보아도, 지금 보아도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그만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와 말맛 확실한 대사, 이를 소화한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 등 영화의 재미가 가득하다. 그 결과 2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을 비롯한 국내 시상식들에서도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최동훈 감독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타짜(2006)

이미지: CJ ENM

2006년 유난히 한국영화의 굵직한 대작들이 많이 나온 시절, 모 영화 평론가의 멘트가 생각난다. “봉준호가 [괴물]을 만들었다면, 최동훈은 [타짜]를 만들었다”고. 그 만큼 [타짜]는 최동훈 감독의 손꼽히는 대표작이다.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김윤석이 주연을 맡은 [타짜]는 도박판에서 모든 것을 잃은 ‘고니’가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나 통쾌한 한판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타짜]는 만화(웹툰 포함) 원작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완성도를 자랑하며 상당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묻고 더블로 가”,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등 극중 캐릭터들의 성격을 반영한 명대사들은 개봉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러 매체에 패러디 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684만 명의 관객을 동원, 한때 [친구] 이후 가장 흥행에 성공한 청불영화이기도 했다. 이후 [타짜-신의 손],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속편이 제작되는 등, [타짜]는 시리즈 불모지인 한국영화에 잘 만든 프랜차이즈 작품으로 다가온다.

전우치(2009)

이미지: CJ ENM

최동훈 감독은 케이퍼 무비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도 선보일 수 있음을 이 작품을 통해 증명했다. 한국 고전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판타지 [전우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전우치]는 2009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봉인이 풀린 요괴들을 잡기 위해 그림 족자에 봉인 시켰던 조선시대 도사 ‘전우치’와 그의 파트너 ‘초랭이’를 신선들이 불러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500년 전인 조선시대와 2009년을 현대를 교차하며,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케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도심 속 요괴를 잡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전우치의 액션과 도술은 묘한 코믹함 속에 독특한 재미를 자아낸다. 후반부 전우치와 화담 도사의 마지막 도술 배틀 역시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을 더한다. 이 같은 연출 덕분에 당시 전세계적인 흥행작 [아바타]와 거의 동시에 개봉했음에도 613만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를 통해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라는 표현에 걸맞은 연출력을 선보이며, 필모그래피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도둑들(2012)

이미지: (주)쇼박스

최동훈 감독이 네 번째로 선보인 영화는 [도둑들]이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 이후 다시 하이스트 무비로 컴백해 기대를 모았다. 개성이 넘치다 못해 폭발하는 캐릭터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등, 이쪽 장르의 대가다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 [도둑들]은, 각자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새로운 계획에 합류하게 된 10명의 도둑들이 2천만 달러의 제안을 받고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과정을 그린다.


한국 팀과 중국 팀으로 나뉘어 홍콩으로 향한다는 설정 덕분에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은 물론, 중국 쪽에서도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는 그만큼 한국어부터 중국어, 광동어와 영어, 일본어까지 다양한 언어들이 난무하고, 이를 소화하는 캐릭터들의 매력까지 어우러지면서 매 에피소드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자아낸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설정들이 큰 재미를 빚어내며 1,298만명의 관객을 동원, 최동훈 감독의 최초 천만영화로 기록되었다. 현재까지도 그의 연출작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이다.

암살(2015)

이미지: (주)쇼박스

[도둑들]의 성공 이후 최동훈 감독은 ‘현대’가 아닌 ‘역사’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 일정강점기라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케이퍼무비 스타일을 유지하며, 오히려 그 시대의 울분을 장르적 장치로 변환시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 작품이 바로 영화 [암살]이다. [암살]은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전지현, 이정재, 오달수, 최덕문이 [도둑들]에 이어 다시 합류하고, 하정우, 조진웅이 최동훈 감독 작품에 처음 출연한다. 1933년,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의 인물들을 암살작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다.


[암살]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두어 일본인들보다 더 악랄했던 친일파의 모습과 행동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만큼 각각 다른 입장의 캐릭터들을 한데 모아 해당 시대에 대해 다채롭게 표현했다. 말 맛과 캐릭터 구성에 일가견이 있는 최동훈 감독답게 [암살] 또한 등장 인물의 특징을 치열하게 표현하며, 시대적 배경을 드러나는 대사로 작품의 감칠 맛을 살린다. 그만큼 유의미한 이야기, 흥미를 돋우는 캐릭터들의 조화로 영화는 1,27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오락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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