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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OUR TOP10 #강원도 영월과 정선

KTOUR TOP10 #강원도 편


​가지 말라고 붙잡는 것이 아닌 떠나는 이들을 돌아오게 하는 힘,

알고 싶은 매력으로 가득한 강원도 영월과 정선 속으로.


글 정상미 사진 이효태

​:: 벚꽃 엔딩의 시작, 영월의 봄

강원도 영월을 보러 간 김에 정선까지 내처 들른다. 아니 정선을 보러 간 김에 영월까지 들른다. 영월과 정선은 동강이라는 한 뿌리로 이어져 각기 다른 매력으로 흐른다. 영월 법흥사 가는 길은 봄이면 도로 양옆으로 벚꽃 무리가 지천을 이룬다. 그러나 유난히 깊고 더 매섭기로 알려진 강원도의 기온을 살짝 잊었다. 법흥계곡을 따라 고고한 구봉대산의 품에 깃든 무릉리 일대는 아직 꽃망울이 터지기 전. 그대로 떠나기 아쉬운 길손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그러다 이름만 익히 알고 실제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요선암’이 근처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요선암의 정식 명칭은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으로 천연기념물 제543호로 지정되었다. 신선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요선’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바위의 모습을 잘 함축하고 있다. 억겁의 세월 동안 강바람을 맞은 탓에 바위의 표면은 매끄럽고, 그 속에는 물웅덩이가 깊이 파였다. 이를 가리켜 돌개구멍(Pot Hole)이라 하는데 물살에 의해 회전 운동이 일어나며 홀 내벽을 침식해 포트 홀은 점차 속이 깊고 둥근 항아리 모양이 되는 것이다.
파란 하늘 담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섶 다리’를 건너면 이보다 아름다운 봄날 풍경이 없으리. 주천면 판운리에 자리한 섶 다리는 이제 그 흔적을 찾기 어려운 우리나라 전통 다리 중 하나다. 통나무로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잎나무, 잔가지 따위를 얹어서 만든 다리로, 덕분에 섶 다리를 건너는 동안 발바닥은 푹신푹신하고, 난간이 따로 없는 탓에 주천강의 푸른 물살은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강줄기를 따라 봄 빛깔을 머금은 메타세쿼이아길도 거닌다. 누군가 정성스레 매달아 놓은 나무 그네에 몸도 실어본다. 봄바람처럼 가벼운 마음이 일렁인다. 이번 여정에서 영월의 봄꽃은 못 보려나 했는데,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찾아간 ‘금강공원 에코스튜디오’에서 한껏 피어난 꽃 무리를 만났다.

동강을 앞에 두고 라디오스타박물관이며 물의 정원, 사운드허그 등의 시설물과 단종의 역사가 서려 있는 민충사와 낙화암, 조선시대 세워진 금강정 등 역사문화자원이 테마공원으로 한데 어울린다. 영월 시민들의 안온한 휴식처를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도 생긴다. 모처럼 나들이를 나온 것 같은 작은 아이는 제 몸보다 커다란 개를 호기심 있게 쳐다본다. 엄마도 아이도, 반려견과 산책 나온 주인도 평화로운 영월에서의 시간이다.

​:: 21km 동강길, 폐광촌의 수제맥주, 마을호텔18번가

높은 산에 아스라이 걸린 운무처럼 정선 하면 동강, 폐광촌, 아리랑, 강원랜드 등의 이미지가 내내 걸려 있다. 어쩌면 이들을 한데 묶은 플랫폼이 ‘아리랑브루어리’인지도 모르겠다. 아리랑브루어리에서는 ‘폐광촌에서 맥주를 캐다’라는 콘셉트로 동강의 맑은 물과 폐광촌의 애환, 정선아리랑으로 상징되는 정선만의 유니크함을 ‘아라비어’라는 이름의 맥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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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IPA. 아랏차IPA, 동강에일, 곤드레필스너, 윤바이젠 등등 이름부터 흥미로운 데다 색, 향, 풍미도 서로 달라 개인 취향을 고루 만족시킨다. 기자는 고미가 24BE(씁쓸함의 척도로 높을수록 쓴맛이 강하다)로 비교적 가볍게 마실 수 있고, 곤드레 홉을 원료로 한 곤드레필스너가 특히 매력적이었다.
이석 양조사의 말에 따르면, 체코식 라거맥주로 청량감이 좋은 데다 은은한 곤드레 향취가 배어 인기제품 중 하나라고. 아리랑브루어리에서는 종류 상관없이 320ml 맥주 6병을 고르면 에코백에 담아 선물세트 형태로 판매한다. 가격은 2만 원. 각각의 맥주는 서울에서도 살 수 있다지만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지. 곤드레필스너와 함께 취향을 사로잡은 동강에일을 에코백에 잘 담아왔다.
영월을 들러 정선에 오든, 정선에서 영월을 들르든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중 한 곳이 ‘동강길’이다. 동강은 정선 가수리 동남천과 합류하는 지점부터 51km를 흘러 영월에서 서강과 만나 남한강이 되어 흐른다. 동강길은 정선 고성산성에서 용탄교까지 이어지는 21km 구간으로 구불구불했다가 다시 완만해지고, 좁아졌다 넓어지는 길이 강원도의 필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여기에 기암괴석 아래로 에메랄드 빛깔의 동강이 흐르고 강줄기 따라 크고 작은 마을이 살아 숨 쉬니 이 길에 취할밖에. 워낙 긴 코스이니 중간에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동강의 맑은 기운을 마음껏 들이켜는 것도 좋겠다. 봉우리마다 전설을 품고 있을 것 같은 높다란 산자락의 운무를 바라보면 강원도의 매력이 이런 것이구나 깨닫게 된다.
이곳 신동읍에서 약 1시간, 고한읍에는 하이원리조트, 강원랜드와 함께 최근 핫 스폿으로 떠오른 ‘마을호텔18번가’가 자리한다. 2020년 5월 개장하여 계속 발전하고 새 모습을 기대하게끔 하는 곳으로 점차 늘어가던 마을의 빈 점포를 호텔의 부대시설 개념으로 채워나가며 마을호텔18번가가 탄생했다.
어쩌면 마을호텔18번가는 하나의 마중물일지도 모른다. 가지 말라고 붙잡는 것이 아닌 떠나는 이들을 돌아오게 하는 힘, 알고 싶은 매력으로 마을을 조성하는 정선 도시재생사업의 참된 본보기니 말이다. 강원도의 기온은 이제 막 오르기 시작했다. 백운산이, 함백산이 더욱더 푸르러지면 마을의 정원, 카페, 음식점도 더욱 북적이리. 참, 마을호텔18번가 숙박 이용 고객은 하이원리조트 부대시설을 할인받을 수 있으니 여행 시 참고하자!

‘대한민국 테마여행10선’이 소개하는 5월 추천 여행지

:: 영월과 ​정선에 간다면 이곳도 빼놓을 수 없다!

단양 ‘잔도길’


영월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단양은 대한민국 테마여행10선의 10권역(단양·제천·충주·영월)에 속한다. 단양강과 소백산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과거 접근이 어려웠던 암벽 구간도 갈 수 있어 짜릿함까지 느낄 수 있다. 물이 맑아서 강 내부가 다 보이고, 물에 비치는 금수산의 모습도 백미다.

평창 ‘대관령 하늘목장’


정선에서 차로 약 90분 거리인 평창은 대한민국 테마여행10선의 2권역(평창·강릉·속초·정선)에 해당한다.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100선에 든 ‘대관령 하늘목장’은 국내 최초 자연 순응형 체험목장으로 푸르른 언덕에 소, 양, 말 등이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정상 부근의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이들도 많다.

대한민국 테마여행10선이란?


전국의 10개 권역(39개 지역)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국내 여행 활성화 사업이다. 각 권역 내 3~4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명소들을 개선하고 연계하여 테마가 있는 고품격 관광코스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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