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우가 (정)우성이가 됐다고?" 대체배우가 너무해!
“(배)성우가 (정)우성이가 됐다고?”
별의 별이 다 생기는 안방극장이지만 이번이 정말 역대급이다. 음주운전 적발 논란을 일으키며 SBS 금토극 ‘날아라 개천용’(이하 개천용)에서 하차한 배우 배성우를 대신해 정우성이 교체투입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21일 ‘개천용’ 제작사 측은 “오랜 논의 끝에 정우성이 출연을 확정했으며 금주부터 촬영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배성우의 하차가 결정되고 이튿날인 12일 이정재가 대체배우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는데 열흘만에 대체배우를 정우성으로 결정했다고 하니 업계 관계자들까지 어안이 벙벙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우성과 이정재, 배성우가 모두 속해 있는 아티스트컴퍼니는 “이정재는 ‘개천용’ 출연과 관련해 영화와 드라마 등의 촬영 일정을 다각도로 논의 중었다. ‘개천용’ 출연을 위해 대본 숙지부터 의상 준비까지 하며 스케줄을 정리해보려 했다. 그러나 이미 진행하고 있던 드라마 촬영에 차질이 불가피했다”며 ‘개천용’ 출연이 불발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중이던 정우성이 모든 소식을 접하고, 함께 책임을 지고자 자가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제작진과 이정재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관계자들과 깊이 논의했다. 실례가 안된다면 시청자들을 비롯해 ‘개천용’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이 드라마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바람에 직접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유를 막론하고 배성우에서 이정재로 교체된다고 할 때도 “엄청나다”는 반응이었던 업계 관계자들이 결과적으로 정우성이 확정됐다는 소식에는 “이건 좀 너무하다. 무리수다”라는 반응까지 내놓기에 이르렀다. 배성우가 그리던 생계형 기자 박삼수 캐릭터를 정우성이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정우성이 나오는 건 환영인데 사실 ‘배성우=정우성’는 도저히 성립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들 배성우의 ‘역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시청자들이 ‘정우성’이라는 이름의 큰 상징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가장 관심사”라고 했다. 가뜩이나 ‘개천용’은 전개가 지지부진해 집중도가 떨어졌는데 이번 주인공 교체로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는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정우성의 등장으로 관심은 보이겠만 ‘개천용’에서 지금껏 박삼수 기자가 펼쳐오던 이야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물론 “분명 상황은 코미디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정우성을 TV드라마로 볼 수 있다니 계 탄 느낌도 있다”는 반응도 있다. 이 관계자는 “안방극장은 확실히 마스크가 중요하다”며 정우성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동안에도 드라마 방영 도중 주인공이 교체되고 대체배우의 활약으로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거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17년 50부작 MBC ‘당신은 너무 합니다’는 구혜선이 방송 6회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하차하고 교체투입된 장희진이 안정적으로 대장정을 펼치며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배우 고현정이 SBS ‘리턴’에서 연출자인 주동민 PD와의 갈등으로 촬영을 거부하는 등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뒤 하차했는데 이때 고현정의 빈 자리를 박진희가 채우면서 주목받았다.
다만 아무리 대체배우가 활약을 펼친다고 해도 드라마팬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대본 수정과 출연료 문제 등까지 겹쳐 대체배우를 물색하는 데 난항을 겪는 제작진도 곤욕이겠지만 결국 배우교체로 인한 혼란은 고스란히 시청자의 몫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리턴’ 때만 해도 압도하는 카리스마의 고현정에서 따뜻하고 푸근한 이미지의 박진희로 교체되면서 드라마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반응이었다.
정우성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개천용’이 공개되면 과연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재정비 후 내년 1월 초 방송을 재개할 예정인 ‘개천용’에서 정우성은 17회부터 20회 종영시까지 출연한다.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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