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원에 달한다는 삼성가 미술품, 규모가 이 정도입니다”
2대에 걸친 미술품 사랑
리움미술관 / 호암미술관 / 삼성그룹 |
이병철 회장의 이런 수집품 들을 보관할 곳이 필요했고 삼성그룹은 삼성문화 재단을 설립해 미술관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미술관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리움미술관과 용인 에버랜드에 있는 호암미술관입니다. 리움미술관은 이병철의 성인 LEE와 museum의 um을 따서 만든 이름이죠. 호암미술관의 호암은 이병철 전 회장의 호이기도 합니다.
입 떡 벌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yna / ytn |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미술품 사랑이 넘쳤던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요 이건희 전 회장 역시 엄청난 미술품 수집광이었는데요. 일각에선 비자금 관리를 위해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고, 실제로 이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과 문화재 컬렉션이 상상 이상으로 많고, 미술품, 문화재 하나하나가 엄청난 가치를 가졌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위 : 앤디 워홀<45개의 금빛 마릴린> 아래 왼쪽 : 프란시스 베이컨 <방 안에 있는 인물> 아래 오른쪽 : 샤갈 <신랑신부의 꽃다발> |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이후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에 대한 감정이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데요. 현재 삼성은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 등 세 곳에 미술품과 문화재 감정을 의뢰한 것입니다. 의뢰한 개수만 1만 3,000여 점입니다. 이 중에는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작품들이 대거 포함돼 있기도 했죠.
위 : 피카소 <도라 마르의 초상> 아래 왼쪽 : 국보 11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아래 오른쪽 : 이중섭 <황소> |
컬렉션에는 이중섭의 <황소>를 비롯해 피카소, 샤갈, 모네, 로댕, 마크 로스코 등의 작품과 국보로 지정된 인왕제색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이 있는데요. 국보급, 보물급 문화재만 해도 152점이나 있습니다. 작품의 수도 워낙 많고 하나하나 값어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1만 3,000여 점의 작품의 가격은 3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술품 수집, 슈퍼리치의 상징
삼성그룹 |
사실 유명 미술품의 경우 수요는 많지만, 희소성이 높아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요. 이건희 회장 역시 이런 안전자산의 개념으로 컬렉션을 모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보통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10~15%를 미술품 등 예술품 자산으로 두는 세계적 슈퍼리치의 표준이라는 것이죠.
컬렉션 어떻게 할지 업계가 주목
국보 216호 정선 <인왕제색도> |
하지만 문화예술계의 한 전문가는 이건희 회장이 단순히 자산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병철 회장이 컬렉션을 통해 개발도상국 시절 국내 유물의 해외 반출을 막았고, 이건희 회장은 문화재 환수와 세계적 미술품을 한국에 들여온 공로가 크다”라며 “예술품을 매입한 이후 가격이 상당히 올랐음에도 한 점도 판매하지 않았다는 것을 봤을 때 문화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리움미술관 / nocutnews |
문제는 이 많은 예술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인데요. 일각에서는 삼성이 경매를 통해 예술품들을 팔고 상속세를 내는데 보탤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국가에 기증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죠. 문화계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을 세금 대신 국가에 기부하는 ‘물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이 내야 하는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현금이 아닌 예술품으로 대신 내는 것이죠. 아직 삼성에서는 어떻게 하겠다라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컬렉션이라 불리는 이건희 컬렉션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