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린다는 이 회사의 정체
삼성, 애플, 알리바바, 도요타, LVMH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이면서 동시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데요. 이 기업들처럼 전 세계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이중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요. 국가의 발전을 이끌면서 기업의 규모도 거대해지는 중입니다.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의 대표 기업,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 그룹’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무섭게 성장하는 베트남
최근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베트남은 2.9%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는데요.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2.3%)보다 높은 수준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의 경제성장률이었습니다. 베트남은 최근 떠오르는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이미 유명한데요. 9,816만 명의 인구로 세계에서 15번째로 많은 인구를 보유한 나라이며, 이 중 68% 이상이 15~65세 사이의 근로 가능 인구입니다. 한마디로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라는 것이죠.
베트남이 최근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역시 저렴한 노동력인데요. 제조업 위주의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실업률 3%대의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베트남은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중국의 인건비와 비교해 두 배 정도 저렴한 편이죠.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구분돼 있는데요. 가장 비싼 수준인 하노이와 호찌민시의 경우, 한화로 월 21만 원 정도에 형성돼 있습니다.
베트남의 삼성 ‘빈 그룹’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가파른 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에서 최근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 그룹’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빈 그룹의 시가총액은 이미 19조 원을 넘는 수준이며 베트남의 주식시장의 23%를 빈 그룹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베트남의 대표 기업인 셈이죠.
빈 그룹은 우리나라의 삼성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두 기업은 기업의 태초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삼성이 처음 별표 국수로 사업을 시작했듯 빈 그룹의 창업주 팜 냣 브엉 역시 라면 제조 및 판매로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우크라이나로 유학을 갔던 팜 회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미비나’라는 라면을 팔았는데요. 당시 이 라면은 우크라이나 라면시장의 98%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빈 그룹의 성공 요인
‘부동산과 유통’
라면 하나로 동유럽 라면시장을 점령했던 팜 회장은 이 식품회사를 매각하게 되는데요. 이후 고속성장하는 자신의 고국 베트남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팜 회장은 “국민들이 번 돈을 침대 밑에 숨겨 두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부동산에 투자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팜 회장은 이후 대규모 주택단지나 고급 리조트 단지 등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 반드시 필요한 대형마트나 쇼핑몰 사업에도 진출했죠. 이를 위해 필요한 유통망을 구축하면서 빈 그룹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됐습니다. 팜 회장은 빈 그룹의 성장에 힘입어 베트남 최초의 억만장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빈 그룹의 부동산, 유통 사업은 지난 2018년에 개장한 베트남 최고층(81층) 마천루인 ‘랜드마크 81’의 개장과 동시에 정점을 찍게 됐죠.
첨단 제조업으로 사업 확장
2017년 빈 그룹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그동안 빈 그룹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부동산, 유통 사업에서 벗어나 첨단 제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빈 패스트’ 제약업체 ‘빈파’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빈 스마트’까지 새로 설립하며 선진국들이 펼치고 있는 사업영역 도전하게 됩니다. 빈 그룹의 이런 모습은 단순히 내수시장만을 위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하지만 이미 선진국의 대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사업들이기 때문에 빈 그룹으로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에 빈 그룹에서는 기술 개발에도 엄청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에는 R&D 계열사인 ‘빈테크’를 설립했으며, 우리나라 경북 대구에 해외 연구소를 세우기도 했죠. 이외에도 국내 기업인 SK나 한화 등에 투자를 받아 일본, 이스라엘, 미국 등에 R&D 시설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SK는 지난 2019년 빈 그룹에 10억 달러(1조 1,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며 2대 주주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기업 인수하려는 움직임
게다가 최근에는 빈 그룹이 국내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최근 스마트폰 사업부를 정리하겠다고 나선 LG의 스마트폰 사업부에 관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빈 그룹은 지난 2018년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빈스마트’를 설립했지만, 아직 정밀한 전자기기인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를 인수해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빈 그룹은 현재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빈 그룹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설립한 빈 패스트와 빈 스마트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죠.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 그룹이 과연 세계적인 기업이 점령하고 있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활약할 수 있을까요? 빈 그룹의 추후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