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승진 어렵다' 소문난 곳에서 최고 자리 오른 41살
기업이 변하고 있습니다. 인사제도는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제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전통적인 직급체계도 사라지고 있죠. 성과가 있는 직원이라면 연공, 성별과 상관없이 승진시키기도 합니다. 한 인사 전문가는 효율 대신 감성과 동감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또 여성 임원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았죠. 실제 최근 많은 여성들이 임원으로 대거 등용되고 있습니다. 변화 속,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최연소 여성 임원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역대 최연소, 최초 타이틀 : 한화H&R 최난주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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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H&R)는 여성 승진이 어려운 기업으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최근 최연소, 최초 여성 상무가 탄생했습니다. 이 여성 임원은 올해 41세인 최난주 상무입니다. 특급호텔 더 플라자의 신임 총 지배인을 맡게 되었죠. 호텔업계에서 총 지배인은 호텔리어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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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난주 상무는 2002년 한화그룹 채용설명회 이후 호텔 일에 매력을 느껴 공채 입사했습니다. 이후 총 지배인에 선임되기까지 18년 동안 굵직한 프로젝트를 몇 차례나 성공시켰죠. 그가 수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프로젝트는 2010년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직접 지시한 플라자호텔 개보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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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 재직 때는 현재까지도 한화H&R의 필수 교육 코스를 직접 제작했습니다. 최난주 상무의 교육코스는 현재 '트레이닝 코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성과로 한화 교육 프로그램 수혜자로 선정되었죠. 이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떠납니다. 임원으로 성장할 기회를 잡은 것이죠. 이후 큰 실수 없이 호텔을 운영한 그는 한화H&R의 첫 여성 임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회장 따라 젊은 피 수혈한 LG : LG 생활건강 심미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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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CEO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며 LG에도 젊은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덕분에 2019년, LG의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던 기존 LG 임원들 대부분이 물러났습니다. 현재는 한층 젊은 임원들이 그 자리를 새로 채웠죠. 1985년생 심미진(35) LG생활건강 상무는 이런 LG의 변화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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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그룹 역대 최연소 여성 상무인 심미진 상무는 흔히 말하는 경단녀입니다. 출산·육아에 해외 연수로 총 3년을 쉬었습니다. 사내 선발로 미국 UC 버클리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지만, 장기간의 휴직 후 복직했을 때 이미 그의 동기들은 팀장 직위를 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복직 10개월 만에 LG 생활건강의 보디워시 '온더바디'를 2위에서 1위로 올려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팀장에서 부문장으로 올라선 뒤 10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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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 상무라는 점에 일각에서는 '금수저 출신', '뒷배가 있다' 등의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는 입사 1년 차부터 남다른 성과를 보였습니다. 첫 작품이 마트나 직장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강청결제 디스펜서였죠. 한 계열사에서 화장실에 사용할 구강청결제가 있냐고 묻자 '없다'라고 대답하는 대신 벽에 설치할 용기부터 작은 종이컵까지 사업 모델을 짜 성과를 냈습니다. 이후 팀장으로 남다른 팀원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습니다.
여성 임원 승진에 동참 : 롯데그룹 이설아 상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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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도 최연소 여성 임원을 배출했습니다. 바로 롯데백화점 법무팀장을 맡고 있는 40세의 이설아 상무보 B입니다. 만 40세에 상무보 B로 승진한 건 이설아 상무가 롯데그룹 최초입니다. 그는 2001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2012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하며 롯데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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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꼼꼼한 일처리로 사내에서 인정받은 그는 2015년 법무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후 롯데그룹에 들이닥친 검찰 수사에서 이설아 상무보가 구축한 법률적 대응 체계가 효과를 발휘했죠. 덕분에 롯데쇼핑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설아 상무의 승진에 대해 "이번 승진에 당시 성과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원조 최연소 임원은 이 사람 : 전 SKT 윤송이 상무
최근 들어 젊은 여성 임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미 능력만 있다면 나이와 성별 관계없이 임원이 될 수 있다는 예를 보여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현 엔씨소프트 사장이자 전 SKT 상무를 지낸 윤송이입니다. 윤송이는 2004년 28세의 나이로 SKT 상무로 선임되어 최연소 여성 임원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는 2002년 최태원 SK 회장의 와이더덴닷컴에서 2년간 지능형 커뮤니케이션팀을 지휘해 그 능력을 인정받아 2년 만에 SKT 상무로 승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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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는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조기 졸업해 국내에서 천재 소녀로 유명세를 떨쳤던 인물입니다. 이후 MIT 미디어랩에서 3년 6개월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죠. 이후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때 인공지능 관련 인재를 찾던 최태원 회장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한국에 들어왔던 것이죠. 그러나 윤송이 상무는 각종 염문설에 휩쌓이며 수년 후 SKT 상무직을 포기하였습니다. 현재는 엔씨소프트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