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만 1000개 사라져” 은행에서 ATM기 없애는 이유, 알고보니…
현금보다 카드 사용이 더 익숙한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편의점에서 소액 결제를 할 때도 카드 사용이 어색하지 않죠.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에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회 속에서 현금이 사라지면서 ‘이것’도 점점 찾아보기 어렵게 됐는데요. 수도권에서부터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이것’. 무엇일까요?
ATM 사라지고 있는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은행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은행 점포와 ATM기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ATM기를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만 전국적으로 1769개의 ATM기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중 서울이 896개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과 경기 지역에서 각각 417개, 179개의 ATM기가 사라졌죠.
반대로 ATM기가 증가한 지역도 있습니다. 지난해 울산이 52개 늘었으며, 세종과 전남 역시 각각 33개, 30개의 ATM기가 늘었습니다. 특히 강원도는 단위면적(1㎢) 당 설치된 ATM 기기의 개수가 0.3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은 지역입니다. 현금 접근성이 수도권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 상태인데요. ATM 규모도 지역격차가 큰 상황입니다.
ATM기 사라지는 이유
ATM기 뿐만 아니라 이제 은행 점포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점포 수가 지난해에 비해 79개가 감소했는데요. 올해 폐쇄한 은행 점포만 90개가 넘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ATM기의 경우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이 드물고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사용률은 낮은데 운영비용이 소요되니 ATM기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은행 입장에서도 ATM기를 운영하기 위해서 임차료, 유지관리비 등의 비용이 필요한데요. 이용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ATM기를 계속해서 운영하기 쉽지 않습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편리해지고 활성화되면서 은행 점포도 함께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9월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가 1700만 명을 돌파해 전 국민의 33%가 카카오뱅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금 보기 어려워진 대한민국
신용카드 사용률이 45%를 넘어서면서 이제 한국에서 현금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작년과 비교해 현금 출금이 줄고 이체가 늘었는데요. 출금 횟수가 작년에 비해 18% 줄어든 반면 이체 횟수는 8%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와 모바일 이체가 활성화되면서 현금보다는 모바일 이체로 용돈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률이 떨어지자 각국의 중앙은행에서는 디지털 화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화폐는 일반 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것으로, 짧은 시간 동안 가치가 변하는 암호화폐와 달리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신용카드와 디지털 결제가 늘어나면서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소외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인 세대 내에서도 1인 가구, 부부 가구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라며 “이런 격차가 삶의 질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결제와 모바일 활용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