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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냐” 크리스마스 캐롤 한 번 불렀다고 이렇게까지…

유럽 사람들이 일 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는 바로 12월 25일,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사라질 위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는데요. 지난 3월보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 유럽 주요국의 대규모 행사인 ‘크리스마스 마켓’ 마저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입니다. 유럽인들은 ‘암울한 연말’, ‘불확실한 크리스마스’ 등 아쉬움 가득한 탄성을 내뱉고 있죠.

영국에서는 근로자, 학생이 1~2주가량의 ‘크리스마스 방학’을 가집니다. 2004년 제정된 ‘크리스마스 영업법’에 의해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즐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죠. 법으로 크리스마스를 마음껏 즐기도록 한 영국과 달리 크리스마스 자체를 엄격히 규제하는 나라들도 있었는데요. 오늘은 캐럴만 불러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이른바 ‘노(NO) 크리스마스 국가’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캐럴 부르면 감옥행 브루나이

남아시아 보르네오 섬의 브루나이공화국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무슬림 국가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다른 국가에 비해 엄격하게 제한되는데요. 브루나이에서는 2015년 무슬림이 크리스마스 축하 행위 적발 시 최대 5년 형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선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볼키아 국왕은 ‘무슬림이 아닌 사람은 축하할 수 있지만 공공장소에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종교부는 ‘이는 무슬림들의 신앙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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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브루나이에서는 트리, 캐럴, 크리스마스 모자와 같은 장신구가 모두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의 선포에 브루나이 내 기독교인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트리(tree)와 자유(freedom)을 합성한 ‘트리덤(treedom)’이라는 해시태그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저항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죠.

트리는 불법 단호한 무슬림 국가들

무슬림 국가들의 크리스마스 금지는 종교적인 이유가 가장 크지만 안전 차원에서의 규제를 강화하기도 합니다. 아프리카 동부의 소말리아는 크리스마스와 새해 축하를 법적으로 금지하며 매년 이를 상기시키는 공식 발표문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테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크리스마스 행사를 금지하고 있죠. 때문에 소말리아 보안요원들은 매년 12월 경계근무에 들어갑니다.

이외에도 많은 무슬림 국가가 법적, 사회적으로 크리스마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에서는 학교에서 트리 만들기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역시 당국 및 왕가 원칙에 따라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는 불법이죠.

정부 감시망 속 ‘중국화’한 크리스마스

중국은 2018년 10월 열린 공산당 전국 대표회의에서 종교·사상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해당 발표 이후 중국 언론매체에서는 크리스마스 관련 보도가 중단되었죠. 크리스마스 공연, 기독교 관련 활동부터 산타클로스 인형을 판매하는 것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됩니다.

중국은 2016년부터 시진핑 주석의 ‘확고한 마르크스주의 무신론자만이 공산당원이 될 수 있다’는 언급 이후 종교 단속 강도가 높아졌습니다. 2018년 9월에는 중국 최대 개신교 교회인 ‘시온’을 폐쇄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쓰촨성에서는 교회를 급습한 경찰이 목사와 신도 100여 명을 체포한 사건도 있었죠.

2019년에 역시 당국은 크리스마스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관영 교회만큼은 성탄예배가 허락되었습니다. 단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국가를 불러야만 했죠. 이에 중국 일부 신자들은 ‘성탄예배도 하나님 찬양도 아니다’, ‘그저 중공의 군대 열병식’ 등의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던 이유는 교회 주변에 ‘범죄 조직 소탕, 악당 제거’ 문구가 적힌 노란색 차량과 중공 관리 사람들의 감시망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메리 크리스마스 vs 해피 홀리데이

‘다민족, 다인종 국가’의 대표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국가적으로 크리스마스를 규제하진 않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과 같이 크리스마스에 열정적이죠. 그러나 크리스마스 축하 표현에 있어서 정치적 논쟁이 지속되는 것은 사실인데요. 미국 내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70%가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5년 이후 무슬림 등 비기독교인의 이민 증가로 미국 내 종교 점유율 변화가 일어나면서 크리스마스 표현 논쟁이 나타난 것이죠.

홀리데이’가 등장했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공식 석상에서 이를 사용했죠.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 기독교 신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이유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최근 ‘미국 대선’이 큰 화제를 몰고 있는 만큼 이번 크리스마스 축하 표현에 대해 또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사실상 ‘메리 크리스마스’ 표현에 미국 내 유대인이나 무슬림들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고 여론조사와 함께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에 대한 선호도가 좀 더 높죠.

사실상 해당 표현들은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지만 매년 크리스마스 기간마다 정치적 논쟁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크리스마스는 현재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즐기며 법정 공휴일로도 지정되어 있는데요.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지정된 휴일이자 연례 행사로 자리 잡은 만큼 올 연말에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문화적 상대성을 깊이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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