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사람 없는데… ‘이것’ 덕 보고 있다는 면세점 근황
전 세계 매출 1위 공항 면세점은 바로 한국의 인천공항 면세점입니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의 총 매출은 2조 6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 내내 이어지자 항공 및 면세점 업계가 입는 타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은 올해 매출 95% 이상 급감을 겪으며 역대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는데요. 면세점의 영업환경은 전국적으로 악화됐지만 최근 항공사의 ‘이것’이 결정되면서 면세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면세점이 덕 보고 있다는 이것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적지 없는
국제 관광 비행
국내 항공사들은 최근 ‘국제 관광 비행’ 상품을 출시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는 상공에서 한반도와 인근 해역을 관람하고 귀항하는 일정으로 운영되는 상품입니다. 국제 관광 비행이 가능해진 것은 정부가 이를 1년간 한시 허용한다고 밝힌 지난 11월 말부터였는데요. 이전에 진행됐던 국내선 관광 비행과 달리 면세품 쇼핑이 가능한 비행 상품이라는 점이 화제를 모은 것입니다.
비록 목적지 없는 비행이긴 하지만 여행 욕구를 참아오던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관광 비행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1인당 최대 6백 달러를 한도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반 해외여행객과 금액 한도가 동일하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죠.
너도나도 ‘면세 비행’
바빠진 국내 항공사들
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면세품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 관광 비행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국내 항공사들이 해당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대한 해협과 일본 규슈 지방을 관람하는 ‘A380 당일치기 해외여행’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A380은 올해 초 코로나로 운항이 중단된 항공기로 이번 기회에 다시 활용한다고 알려졌죠.
제주항공은 일본 후쿠오카 상공까지, 에어부산은 대구, 부산을 지나 일본 쓰시마 섬 상공까지 비행 후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노선을 선보였습니다. 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들이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사람들의 여행 심리가 회복될 때까지 항공사 수익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죠.
무착륙 비행 고객 잡기 위한
면세점의 ‘노 젓기’
해당 상품 이용객들은 공항 입출국 면세점은 물론 인터넷과 시내 면세점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담배, 술, 향수 등의 추가 면세 혜택도 이전과 동일하죠. 개점휴업 상태와 다를 바 없던 면세점 업체들에게는 희소식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면세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며 이용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국제 관광 비행 상품 출시를 계기로 오랜만에 내국인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표현하기도 했죠. 매출 급감으로 난항을 겪던 면세점들은 각종 혜택 제공을 통해 고객 확보는 물론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의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카카오페이 단독 제휴 혜택으로 이용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신라면세점은 대규모 할인 행사 및 ‘신라페이’ 할인 혜택 등을 선보였습니다. 면세점들은 항공사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신세계 면세점은 제주항공의 ‘쇼핑 품은 여행’을 이용한 고객에게 중복 적용 가능 쿠폰 등을 제공했죠.
‘숨통 틔워주자’
까다로운 관세청도 허락
사실 무착륙 관광 비행은 까다로운 조건이 수반됩니다. 출국자 지정, 노선 신설 등 비행 관련 항목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국토교통부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면세품 취급과 관련된 것은 관세청이 그 범위를 정해야 하죠. 따라서 해외 출입국 없이 면세점 이용이 가능해질 수 있었던 것은 관련 부처들의 결정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면세점 평가에 대해 까다로운 평가를 유지해 온 관세청 역시 이번에는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는 항공업계 및 면세품 업계에 이른바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국가적 조치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단 면세점 이용을 허용하는 대신 기내식 서비스 제공 취소, 일일 운행 횟수 3편 제한 등 방역 조치를 더욱 강화하기로 한 것이죠.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휴직으로 어려움을 겪던 업계 노동자들의 고용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습니다. 각 항공사들의 상품은 대부분 내년 1월 말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최근 일별 확진자가 6백 명 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해당 상품의 미래와 흥행 여부는 더욱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