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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경기도 화성시 우음도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긴 기다림 앞에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아득한 미소만 흘리는 우음도가 있다. 그 섬은 이제 곧 사라진다. 만날 때 헤어질 준비를 해야 하는 우음도다.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우음도의 마지막 홀로서기를 누가 알리요. 누군가는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이라 하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초라한 건 없다고 했다. 아무도 채워줄 수 없는 나의 빈 가슴은 문득 그 초라함을 붙잡고 싶었다. 어딘가에 홀로 서 있을 누군가를 위해 우음도 한 구석의 나무는 얕은 바람에도 심하게 흔들리며 혼자 힘으로 견디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내가, 그런 내가 있었다.

소 우는 소리를 들어 봤는가. 우음도(牛音島)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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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말라가는 이 계절에 갑자기 우음도에 가고 싶어졌다. 드넓은 들판에 붉은 태양이 얼굴을 드리우는 우음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소 울음소리가 궁금해졌다고나 할까. 우음도는 경기도 안산 바로 앞에 있는 섬이었으나 1994년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주변의 바다와 함께 육지가 된 곳이다.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우음도는 100여 명 정도가 살던 자그마한 섬이었다. 간척으로 인해 우음도은 야트막한 산이 됐고 드넓어진 3km에 달하는 벌판 모두를 이젠 우음도라 부른다. 바다에서 육지로 변한 벌판은 삘기들이 가득 자랐고 그 염분에도 불구하고 벌판에는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들이 드문드문 나무를 키워냈다. 날이 맑고, 해 질녘이었다면 사진을 찍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로 붐빌 우음도지만 그곳을 맴도는 건 낯선 적막감뿐. 흐린 날씨는 컬러풀한 세상마저 무채색의 세상으로 바꿔놓았다. 빛바랜 풍경아래 맴도는 적막감이 맑은 날씨에 대한 아쉬움도 노을이 아쉬움도 다 가져가 버렸다.  해도 어스름하게 넘어가는 시간 우음도 빈 들판이 소 울음을 울어댄다. 그리고 다시 둘러본 벌판 한가운데로 평택. 시흥간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도시개발을 앞둔 우음도 풍경 앞에 소 울음소리는 더욱 요란해졌다. 언젠가 사라질 풍경 앞에 바람은 그렇게 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Tip.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이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우음도 내에는 먹을 곳이 전혀 없으니 참고할 것.

 

우음도

주소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한반도 최초 뿔 공룡이 발견된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비포장도로를 따라 우음도로 향하다보면 우음도보다 먼저 공룡알 화석산지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한반도 최초 뿔 공룡이 발견된 곳으로 이 일대 약 480만평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곳에 발견된 공룡은 트리케라틉스와 프로토케라톱스의 조상으로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각룡류 공룡이란 뜻을 가진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로 명명됐다. 이 일대는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12개의 지점에서 30여개의 알둥지와 200여개의 알 화석이 발견되었다. 갯벌 속에 묻혀 있을 공룡알까지 확인된다면 세계적인 규모의 공룡알 화석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토록 중요한 가치를 가진 공룡알 화석지는 우연히 우음도에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에 의해 발견됐다. 그 덕분에 우음도의 일부는 개발공사로 사라질 예정이지만 이곳만은 공룡이 살았던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게 됐다. 시화간척지 개발 덕분에 발견해낸 공룡알 화석지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런가 따로 없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아 태곳적 이 땅을 먼저 살다간 이 땅의 주인 덕분에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공간을 가지게 되었으니 이 보다 감사한 일이 또 있겠는가. 앞으로 100년, 1,000년 뒤 시간이 흘러 우리 모두 떠난 뒤 이 곳의 주인으로 살아갈 땅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설마 공룡이 헤엄치고 익룡이 날아다니진 않겠지? 

Tip. 간척으로 생긴 이 곳 모두를 통틀어 우음도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에 실지로는 우음도 안에 공룡알 화석산지가 있다고 볼 수 도 있다. 공룡알 화석산지는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어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된다. 탐방로 바로 앞에 있는 공룡화석산지 방문자센터에서 우리 공룡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의 화석을 볼 수 있다.

 

고정리 공룡화석산지 방문자센터

이용시간 : 09:00~17:00 (입장마감 16:30)

입장료 : 무료 

휴관일 : 월요일. 설. 추석 연휴 

단. 우천시 공룡알 화석산지 입장 불가 

주소 : 화성시 송산면 공룡로 659

전화번호 : 031-357-3951

우음도 꼭대기에 세운 전망대 송산그린시티전망대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우음도 입구에 도착하면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비슷한 모습을 가진 넓디넓은 벌판에 도대체 어디가 우음도란 말인가 의심이 든다. 아직 내비게이션은 우음도가 더 남았음을 표시하고 있고 공룡알 화석산지를 먼저 지나고도 비포장도로를 한참을 달려야 했다. 그리고 비포장도로가 끝나고 송산그린시티전망대까지 닦여진 도로 중간 즈음에 목적지 도착을 알리며 내비게이션을 종료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무작정 송산 그린시대 전망대에 도착했다. 우음도가 어디냐는 나의 질문에 “여기가 우음도여!” 라는 단답형의 대답. 그랬다. 이곳이 바로 야트막하게 변한 야산이 되어 버린 우음도였고 산꼭대기에 세워진 전망대가 바로 송산 그리 시티 전망대였다. 송산그린시티는 우음도 주변 시화지구에 들어설 거대한 신도시의 이름으로 전망대에서는 앞으로 들어설 신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굳이 보고 싶지는 않아 곧바로 옥상전망대로 향했다. 저절로 가슴이 트이는 전망대에서는 섬 안에 있을 때는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었던 드넓은 들판 우음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젠 섬이라도 부를 수 없는 우음도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왠지 서글픔이 밀려온다. 그러나 어쩌랴. 지금이라도 이 모습을 볼 수 있음이 다행인 것을.

홀로서기가 필요할 때, 우음도로 가자

Tip. 2013년 오픈한 시화호 환경학교(http://www.sihwaschool.net/)는 시화호의 자연생태환경을 시민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우음도 간석지 일원에 조성한 자연생태학습장이다. 캐빈항스 5개동과 야영시설, 생태연못, 등산로 및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갯벌과 습지 등 자연을 이용한 현장체험 위주로 환경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송산 그린시티 전망대 

개방시간 : 10:00~17:00

입장료 : 무료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 추석 연휴 

주소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산1-38

주의사항 : 애완견 등 동물출입금지 

 에디터 정해경 포토그래퍼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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