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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년가게 6탄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연말연시 북적북적한 모임으로 외식이 잦지만, 이럴 때일수록 어머니의 푸근함이 담긴 집밥이 더욱 그리워진다. 추운 날씨 속 집밥만큼이나 언제 찾아도 그 맛 그대로 배도 채워주고 마음도 녹여주는 곳들이 있다. 30년 이상 한 우물 경영을 해온 ‘백년가게’가 바로 그 주인공.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온 노포의 비법을 물어보면 대답은 한결같다. 선대를 이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꾀를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우직함으로 한 그릇 속에 한 시대를 담아냈고, 정성 어린 손길로 손님을 보듬어 왔다.

 

올해 백년가게로 선정된 맛집은 총 59곳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곳을 만나길 바라며, 그중에서 백년가게 맛집 5곳을 소개한다.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우탕 전문점을 시작으로 뚝배기 가득 담아낸 선지 해장국집, 연탄불에 정성스럽게 구워낸 장어구이집, 제주 최초의 복 전문가가 운영하는 곳까지. 음식을 통해 전해지는 진심을 느껴보자.

1. 100년 역사의 우탕(牛湯) 전문점, 경기 안성 ‘안일옥’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이미지 출처: soooooyum님 인스타그램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이미지 출처: bin.__.a님 인스타그램

안성에 위치한 '안일옥'은 1920년대부터 시작한 우탕 전문점이다. 한국에서 5번째,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으로 지정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20년대, 1대 故 이성례 할머니는 안성 우시장에서 나오는 소뼈와 내장, 부산물 등을 넣고 푹 끓인 국밥을 시장 한 터에서 팔았다. 2대 故 이양귀비 어머니는 시어머니를 도와 일하다가 한국 전쟁 이후 ‘안일옥’이란 간판을 걸고 정식으로 가게를 열었다. 그 후 현재 사장님과 아들까지 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이곳의 하루는 매일 새벽 가마솥에 불을 때는 일로 시작된다. 17시간 동안 사골을 푹 고아 진득한 맛의 국물을 낸다. 모든 메뉴의 국물은 같지만, 재료에 따라 설렁탕, 도가니탕, 소머리국밥 등으로 나뉘며 모든 것을 일컬어 ‘우탕’이라고 한다. 대표 메뉴는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설렁탕’이다. 식어도 잡내 없이 유지되는 점이 특징. 국밥을 주문하면 수북하게 담아낸 국밥과 쌀밥, 겉절이, 깍두기, 소면, 고추, 고추장이 준비된다. 겉절이는 매일 두 번, 깍두기는 일주일에 두 번 담가낸다. 특히 큼직하게 썰어 한입 가득 들어차는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으로 국밥과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안성에서 제일 편안한 집'이라는 뜻을 담은 '안일옥'. 누구라도 '안일옥'을 찾은 손님은 배불리 먹고 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식신의 TIP

  1. 위치: 경기 안성시 중앙로411번길 20
  2. 영업시간: 매일 08:00 – 22:00
  3. 가격: 설렁탕 8,000원, 곰탕 8,000원
  4. 후기(식신 다크쵸콜릿):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설렁탕이라고 불리울 만큼 그 맛에 전통이 깃들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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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짓국의 종가집, 인천 미추홀 ‘부영선지국’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이미지 출처: taijilhs님 인스타그램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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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숭의동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선짓국 전문점 '부영선지국'.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장독대는 시골 정취를 물씬 풍긴다. 따뜻한 숭늉 한 잔으로 시작되는 이 집에서의 식사는 모든 손님에게 따뜻함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사장님의 마음이 담겨 있다.

 

신선한 선지와 우거지, 콩나물이 가득 담긴 ‘기본 선지국’이 대표 메뉴. 들깻가루와 후추, 잘게 썬 청양고추와 양념장을 넣어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뜨끈한 국물은 맑지만 깊은 맛을 내며 고소한 선지와 조화를 이룬다. 소내장과 양을 더해 한층 풍성한 맛을 내는 ‘소양 선지국’과 ‘소내장 선지국’도 인기 메뉴. 선지와 우거지는 1,500원에 추가할 수 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고추와 마늘 장아찌는 알싸하고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선짓국 이외에도 ‘우거지 갈비탕’, ‘소머리 국밥’, ‘소머리 수육’, ‘선지 튀김’, ‘선지 부침전’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곳이다. 어린이용 선짓국과 우거지 갈비탕도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방문하기도 좋다. ‘선지튀김’은 ‘소머리 수육’ 또는 ‘등갈비 시래기찜’과 함께 주문할 수 있으며, 방문 전 예약해야 한다. 선짓국은 2인분 이상부터 포장 가능하니 참고할 것.

식신의 TIP

  1. 위치: 인천 미추홀구 장천로14번길 20
  2. 영업시간: 매일 09:00 – 16:00(포장판매 19:00까지 가능), 일요일 휴무
  3. 가격: 기본 선지국 6,500원, 소양 선지국 7,000원, 소내장 선지국 8,000원
  4. 후기(식신 달달한달콤씨): 인천 지역에서는 독보적인 명성을 얻는 곳으로 선지국이 유명합니다. 선지국 먹으로 또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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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홍어 장인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전남 무안 ‘금메달식당’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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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foodexplorer_min02님 인스타그램

‘금메달식당’은 전라도 출신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홍어 요리 전문점이다. 얼마 전까지 품질 좋은 흑산도 지역 암컷 홍어만 취급하던 이곳은 흑산도 홍어의 어획량 감소와 홍어 요리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산 다른 지역의 홍어를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목포에서 운영하던 식당을 전라남도 도청소재지인 남악신도시로 이전했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홍어의 맛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직접 해체한 홍어는 영상 18도를 유지하는 홍어 숙성실에 두어 보관한다. 흙으로 빚은 항아리에 무농약 볏짚과 홍어를 번갈아 쌓아 숙성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다양한 홍어 요리를 차례로 맛볼 수 있는 ‘홍어 풀 코스’다. 돼지 앞다리를 삶아내어 쫀득함과 탱글탱글함이 살아있는 수육, 2년 정도 숙성한 시큼한 맛의 묵은지와 삭힌 홍어를 함께 즐기는 홍어삼합, 달짝지근한 양념 맛이 매력적인 홍어찜은 강렬한 첫 향기와 달리 부드러운 홍어 살점과 은은하게 퍼지는 암모니아 향을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코스의 마지막은 된장을 넣고 구수하게 끓여낸 홍어탕. 얼큰하면서도 감칠맛 가득한 국물은 술 한 잔 곁들이기도, 해장으로도 제격이다.

 

홍어가 부담스러운 손님의 경우 홍어의 삭힌 정도를 맞춰 제공해 준다. 누구라도 홍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점이 이 집만의 매력. 홍어회는 인터넷 주문 및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준비되는 모든 메뉴는 포장할 수 있다.

식신의 TIP

  1. 위치: 전남 무안군 삼향읍 대죽서로 20
  2.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3. 가격: 홍어 풀 코스(2~3인) 200,000원, 홍어삼합(3~4인) 200,000원
  4. 후기(식신 핑크공주요나): 쿰쿰하게 잘 삭힌 홍어회에 묵은지랑 수육 b. 현지 답게 초장이 아니라 소금장으로 먹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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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대째 이어오는 민물 장어요리, 경남 창원 ‘봉래식당’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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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민물 장어요리를 만들어 오고 있는 ‘봉래식당’. 국내산 민물 장어만을 고집하며 직접 손질하고 정성껏 구워낸 장어구이를 선보이는 곳이다. 깨끗하게 손질한 민물 장어는 연탄 석쇠에 구워 짙은 풍미와 두툼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한다.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보양 식당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소금, 간장, 고추장, 매운 고추장 4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는 ‘장어구이’. 인기 메뉴인 간장 양념구이는 총 두 번의 굽는 과정을 거친다. 처음에는 양념을 바르지 않고 초벌구이해 기름을 충분히 빼 준다. 그 후 약한 불로 옮겨 양념장을 3~4차례 반복해 바르며 천천히 굽는다.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기름은 빠지고 양념이 서서히 배어들어 장어구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간장, 우엉, 대추, 인삼, 계피 등 각종 한약재를 넣고 달인 특제 양념장은 자극적이지 않고 달달한 감칠맛으로 입맛을 당긴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시원한 갓김치와 물김치는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민물고기의 느끼한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장어구이 이외에도 따뜻한 밥 위에 양념 장어구이와 달걀노른자를 얹은 ‘장어덮밥’, 차갑고 묽은 경상도식 강된장을 넣어 비벼 먹는 ‘열무 비빔밥’도 인기다. 마당으로 된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식신의 TIP

  1. 위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길 15
  2. 영업시간: 매일 12:00 – 21:00, 둘째, 넷째 주 화요일 휴무
  3. 가격: 장어구이 35,000원, 장어덮밥 15,000원, 장어탕 15,000원
  4. 후기(식신 로또오빠): 장어가 두툼한데도 양념이 맛있어서 느끼하지 않아요. 제일 좋은 점은 연기 뿜어 가며 구워 먹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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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주 대표 복요리 전문점, 제주 서귀포, ‘향원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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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cminky님 인스타그램

100년을 담아낼 한 그릇 한국의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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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개업한 ‘향원복집’은 2대에 걸쳐 52년간 운영 중인 복 요리 전문점이다. 지금의 사장님은 제주도에서 첫 복사시미 요리 전문가로 유명했던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1996년 복어조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가업을 물려받았다. 어떤 환경에서도 질 좋은 식자재를 유지하는 등 선친에서 시작된 오랜 준비와 노력, 이를 따르는 현재 사장님의 철저한 원칙으로 변함없는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이 집의 모든 복 요리는 국내 자연산 복만을 사용해 만든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참복 사시미’가 대표 메뉴. 복 사시미는 주문과 동시에 접시 무늬가 다 비칠 정도로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 담아낸다. 유자 향이 매력적인 양념장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 일본식 폰즈 소스를 응용한 이 특제 양념장은 복 사시미의 감칠맛을 한층 살려준다. 부자의 손맛이 그대로 담긴 복 사시미와 복어 초밥을 비롯해 깨끗한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복 튀김, 담백한 살점을 자랑하는 복 수육, 끓일수록 시원한 국물 맛과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일품인 복 지리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복어 코스’도 인기다.

 

코스 요리 이외에도 복 지리, 복 매운탕, 메밀 복국, 복 샤브샤브, 복 수육, 복 찜 등 다양한 복 요리를 단품으로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식신의 TIP

  1. 위치: 제주 서귀포시 부두로 43
  2. 영업시간: 매일 09:00 - 22:00
  3. 가격: 참복 사시미(1kg) 150,000원, 까치복 사시미(1kg) 120,000원, 참복 지리(1인) 20,000원
  4. 후기(식신 쌍커플2개): 종잇장처럼 얇은 복어회를 맛볼 수 있어요! 사장님 칼 솜씨가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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