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길 지나 맛보는 중식… “메뉴도 맛도 담백”
포천 중국 요리집 ‘올터’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도 손님 가득
가게 곳곳엔 많은 그림들 걸려 있어 눈길
바삭한 탕수육에 마늘향 소스 환상 궁합
깔끔하게 매콤한 짬뽕은 국물 맛이 개운
다진 야채 가득 볶음짜장면 담백함 일품
정성 가득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웃음만
짜장면을 먹으러 가면 신나던 시절이 있었다. 짜장면이 그저 한끼 식사로 치부받지 않던 때 말이다. 초가을 경기 포천의 푸른 하늘을 보며 가족과 함께 나들이 가듯 방문한 포천의 중국요리집 ‘올터’는 자극적이지 않고 정성이 들어간 요리로 많은 이들이 신나는 마음으로 가게를 방문하게끔 해주는 음식점이다.
올터 전경 |
◆포천 중국요리집 올터
날씨가 화창한 날이었다. 가족과 한 나들이길, 높고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은 지나간 한여름 더위에 지쳐 있었던 내 마음을 선선하게 녹여주고 있었다. 아직 어린 아들과 갈 수 있는 식당은 많지 않다. 먹을 수 있는 메뉴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렇게 교외로 나오게 되면 선택지는 더 줄어든다. 문득 예전 후배의 군대 이야기를 듣던 음식점이 생각났다. 포천의 중국요리집 올터다.
탕수육과 짜장면은 가족 모두 좋아하는 메뉴이기에 크게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섰다. 전날 캠핑을 하고 난 후라 가족 모두가 노곤노곤 피곤한 상태였지만 선선한 초가을 바람을 느끼며 포천의 시골길을 나섰다. 집에서 또는 직장에서나 배달 주문으로 먹는 중국요리를 이렇게 녹음의 푸른 시골길을 거닐며 찾아가는 재미는 상당했다. 꽤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올터는 음식 장사에 상권이 중요하다는 아집을 깨부수는 것처럼 손님들이 가득했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 우리처럼 아이를 데려온 가족, 노모를 모시고 온 부부까지 손님들이 참 다양했다.
중국요리집의 시그니처인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 옆 테이블의 동네 모임을 하는 어르신들의 왁자지껄함이 싫지 않았고, 서빙하는 사장님의 얼굴엔 미소가 만연했다. 잘 찾아온 기분이다. 가게 곳곳에는 누구의 작품일까 궁금증이 이는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중국요리집의 느낌보다는 교외의 한식집 느낌이 났다. 메뉴의 종류는 담백했다. 짜장, 짬뽕, 짜장밥, 탕수육. 수십 종류의 중식메뉴가 아닌 집중과 선택의 메뉴들이었다.
쟁반 짜장면 |
맵지 않은 쟁반짜장과 짬뽕, 탕수육을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아이와 함께 음식점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정성들인 듯인 소박하지만 디테일한 오브제들이 재미 있었다. 오브제와 더불어 처마 넘어 보이는 푸른 하늘에 기분이 좋아져 음식에 기대가 높아졌다.
자리에 돌아오니 탕수육이 나와 있었는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탕수육에 소스가 부어져 나온 ‘부먹’ 탕수육이었다. 사실 난 부먹이니 찍먹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상관없지만 미리 이야기하면 소스를 따로 준다고도 하니 참고 삼으면 좋겠다.
갓 튀긴 듯 바삭한 탕수육에 마늘향이 가득 도는 소스가 입에 쫙 달라붙었다. 탕수육 소스에 단순히 식초와 설탕이 아닌 ‘맛’을 가미한 것이 분명했다. 이 소스 속의 작은 노하우가 이곳이 맛집이 되는 이유 중 하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갓 튀긴 탕수육의 맛은 배달음식에서 느끼지 못한 운율을 느낄 수 있다. 뜨거운 소스가 막 뿌려진 탕수육의 바삭하고 깊은 소스 맛과 천천히 식어가며 소스를 머금어 쫀득해지는 탕수육의 맛은 먹기 전 뜨거운 소스를 부어주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게 해주었다.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느긋하게 먹고 있으니 볶음짜장면과 짬뽕이 나왔다. 우리가 아는 짜장면보다 조금 밝은 듯한 소스, 호박, 당근, 양파 등 막 텃밭에서 캔 것 같은 다진 야채들이 가득한 볶은짜장면은 흡사 평소 먹어본 짜장면이 아니라 이곳 올터만의 오리지널 새로운 요리 같았다. 먹는 내내 달지 않고 담백한 그 맛이 어린 아들에게도, 어른인 내 입맛에도 부담 없이 즐겁게 와닿았는데 푸짐한 양에 비해 가격까지도 그리 비싸지 않아 많은 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짬뽕 |
짬뽕은 국물 맛이 참 개운했다. 매콤한 맛이 혀끝을 콕 찌르고 곧이어 깔끔하게 사라진다. 짜지 않은 이 국물 맛은 조미료가 최소로 들어간 맛이다. 일반 짬뽕 국물보다 입에 피로도가 덜하고 풀어 익힌 계란은 짬뽕 국물을 머금어 푹 익히지 않은 야채들의 식감과 면과 함께 엉겨 올라오며 입안에 충분한 행복감을 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옆 작은 테라스로 자리를 옮겼다. 믹스커피 한 잔 하며 선선한 바람이 부는 포천 하늘을 바라보는 그 기분도 이곳 올터의 장점이다.
짬뽕은 짜장면과 쌍벽을 이루는 인기 메뉴다. 짬뽕이라는 단일 메뉴로만으로도 음식점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깊은 요리다. 재료에 해산물을 넣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내는데 속맛은 노계로 국물을 내면 또 깊은 감칠맛까지 낼 수가 있다.
짜장면은 중국의 산둥반도의 가정식인 짜장멘이 우리 한국의 스타일로 바뀐 면 요리이다. 1890년대 인천항 부둣가에서 춘장에 국수를 버무려 먹은 데서 한국의 짜장면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짬뽕은 일본의 나가사키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 해산물을 넣은 담백한 면요리에 한국 스타일에 맞게 맵고 칼칼한 맛을 더하고 야채를 넣어 지금의 짬뽕으로 변모해 사랑받고 있다.
매콤 삼겹살 탕수육
■삼겹살 탕수육 만들기
삼겹살 200g, 미림 30ml, 간마늘 10g, 튀김가루 100g, 물 60ml, 소금 some, 후추 some
물 200ml, 간장 1Ts, 설탕 2Ts, 식초 2Ts, 전분물 2Ts(전분1:물1), 방울토마토2ea, 레몬 1pcs
① 삼겹살은 손질 후 소금, 후추, 간마늘과 미림에 버무려 준다.
② 튀김가루는 물에 섞어 튀김 반죽을 만들어 준 후 삼겹살에 버무려 튀겨준다.
③ 물과 간장, 설탕, 식초를 넣고 끓여 준 후 전분 물을 풀어 소스를 만들어 준다.
④ 튀긴 탕수육 위에 소스를 뿌려 준다.
김동기 그리에 총괄셰프 Paych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