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손이 많이 가야 제맛”… 재미까지 버무리다
‘춘식당’ 최수영 대표
한식을 기본으로 다양한 술안주 제공
화학조미료 최대한 사용 않으려 노력
여러 레스토랑 협업으로 메뉴 차별화
유니크한 인테리어로 SNS서 유명세
직접 뽑은 육수로 만든 부대찌개 일품
적당히 씹는 맛 살린 LA갈비도 인기
춘식당의 최수영 대표를 만났다. 최 대표는 자기 이름이 낯설 만큼 ‘춘식’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린다. 그는 외식업을 시작하기 전 국내 최대 스트리트 브랜드 편집숍인 카시나에서 10년 정도 근무했다. 패션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최 대표의 패션이 노출된다. 특히 그는 힙합 패션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특히 스니커즈에 많이 집중된 일명 ‘신발덕후’였다.
최수영 대표 |
좋아하는 아이템을 다룰 수 있었던 재미있는 시기이기도 했으나 어떤 일이든 오랜 시간을 지속하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처럼 최 대표도 번아웃이 찾아왔다. 천성이 재미있는 일을 찾는 스타일이라 기존에 하던 일을 잠시 쉬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다른 재미있는 일을 찾았는데, 평소 먹는 것을 즐기다 보니 새롭게 재미를 느끼면서 할 수 있는 즐거운 일로 선택한 것이 지금의 춘식당이다.
식당 오픈을 준비할 때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식당을 운영한 그의 부모다. 특히 지금도 다양한 음식을 연구하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요즘도 장을 직접 만드는 그의 어머니는 최 대표에게 종종 “음식은 손이 많이 가야 맛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춘식당은 이런 엄마의 손맛을 테마로 다양한 한식을 선보이는 주점 형태의 식당이다. 한식을 기본으로 하는 술안주를 제공하고 있는데 화학조미료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기성 식자재 사용 또한 많이 하지 않으며 손이 많이 가고 가격이 조금 있더라도 맛의 색깔이 확실한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또한 요즘은 한식을 벗어나 다양한 레스토랑과 협업하며 차별화된 음식들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최근 팝업 매장에 반응하는 젊은 세대들의 기호를 반영해 음식에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기 위해서 많이 노력한다.
부대찌개 |
춘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는 부대찌개다. 오랫동안 부모가 운영한 식당 중 하나가 부대찌개 식당이다. 당시 레시피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직접 뽑은 두 가지 육수를 섞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렇게 만든 육수는 특유의 깊은 맛과 감칠맛이 뛰어나고 묵직하게 받쳐주는 특징이 있다. 부대찌개는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이 들어가기 때문에 육수가 가벼우면 햄, 소시지의 맛으로 단순하게 만들어지기가 쉬운데, 진하고 무거운 육수 덕분에 복합미가 좋아진다.
LA 갈비 |
LA갈비도 춘식당의 대표 메뉴로 오픈 후 지속적으로 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스에 다양한 과일을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달콤한 맛이 간장과 잘 어우러진다. 너무 부드럽다기보다는 적당히 씹는 맛이 뛰어난데 이런 익힘의 정도를 잡아내는 것이 조리하는 사람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최 대표가 강력 추천하는 것은 기본찬으로 제공하는 도토리묵의 소스다. 어떤 음식에도 잘 맞아서 꼭 먹어보라고 한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
춘식당은 2016년 오픈한 뒤 한자리에서 꾸준히 손님을 맞고 있다. 부침이 많은 동네의 특성상 많은 음식점이 주변에서 새로 생기고 없어졌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버티고 있는 것은 바로 최 대표의 저력이다. 트렌드를 보는 눈과 그런 트렌드를 업장에 반영시키는 최 대표의 센스도 한몫한다. 음식 맛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지금은 음식 맛만 좋아서는 식당이 유지되기 어려운 시대다. ‘음식 맛 + α’가 반드시 필요한데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같은 채널을 통해 춘식당을 소문내기 위해서 유니크하고 차별화된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특히 춘식당은 샹들리에 장식으로 유명하다. 샹들리에와 춘식당 기본 인테리어의 부조화 속의 조화는 독특한 춘식당만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사진을 찍었을 때를 생각해서 만든 여러 공간, 그리고 춘식당만의 굿즈들은 단순히 시끌벅적한 주점을 새로운 세대들의 놀이터이자 감각을 뽐내고 자랑하고 싶은 하나의 액세서리로 만들어주고 있다. 음식과 패션 그리고 트렌드를 엮어나가는 ‘춘식’ 최수영 대표의 또 다른 공간이 기대되는 이유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