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연봉 4분의 1토막 날까… MLB 삭감안 제시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7월 재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선수노조와의 임금협상이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7월 첫 주에 시즌을 개막해 팀당 82경기 정도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초반 무관중 경기 가능성에 시즌 축소로 인한 수입 감소가 큰 구단들은 선수들의 연봉 삭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선수들은 탐탁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MLB 사무국이 27일 고액 연봉자일수록 삭감폭이 큰 ‘차등 삭감’안이 담기 새로운 연봉 지급안을 마련해 선수노조에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올해 연봉 중 4분의 3이 허공으로 날아갈 판이다. 토론토 지역지 '토론토선'의 롭 롱리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LB 사무국의 연봉 삭감안에 따라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의 올해 연봉(2000만달러) 중 약 1500만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SPN이 공개한 연봉 지급안을 보면 류현진이 해당하는 2000만달러(약 247억원) 연봉 선수는 총액의 25.75%인 515만달러(64억원)로 연봉이 줄어든다. 2500만달러(약 309억원) 연봉 선수는 24.2%인 605만달러(약 75억원), 3000만달러(약 370억원) 연봉 선수는 23.2%인 695만달러(약 86억원), 3500만달러(432억원) 연봉 선수는 22.4%인 784만달러(약 97억원)로 축소됐다. 대신 메이저 최저연봉인 56만3500달러를 받는 선수는 절반 가까운 26만2000달러를 받는다.
연봉이 높을수록 삭감 폭이 커지는 구조인 탓에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간 8000만달러(약 987억원)에 계약하며 팀 내 ‘연봉킹’에 오른 류현진으로서는 손해가 크다. 이미 예년보다 경기 수가 절반이나 줄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경기 수에 비례해연봉을 받더라도 원래 연봉의 약 절반만 가져간다. 이런 상황에서 MLB 구단들은 고액 선수들에게 큰 희생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선수노조는 연봉 차등 삭감안이 지나치다며 엄청난 실망감과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선발 투수 브렛 앤더슨은 트위터에서 "가장 상품성 높은 선수를 어쩌면 나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드는 흥미로운 계획"이라고 대폭 삭감안을 꼬집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