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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세계일보

‘내륙의 바다’ 충주호 따라 걷는 힐링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호수 풍경길 ‘터벅터벅’...절경 즐기며 ‘차박캠핑’/심항산 우거진 숲 걷는 종댕이길 ‘강추’/달천강 야영장 앞 수주팔봉 ‘위풍당당’/우륵이 가야금 타던 탄금대도 물빛 좋아/중앙탑 앞 무지개길 밤이면 예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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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물빛과 청년의 머리카락처럼 울창한 소나무숲. 발길이 머무는 절경을 즐기며 구불구불 이어진 흙길을 터벅터벅 걷는다. 쏟아지는 햇살이 따갑지만 호수 위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땀을 식히기 충분하다. 가슴이 활짝 열리는 파노라마 풍경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내륙의 바다’ 충주호. 가슴속 쌓인 찌꺼기 모두 풀어내며 걷다 보니 온전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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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풍경길 따라 걸으며 힐링해볼까


충청북도 충주, 제천, 단양에 걸쳐 있는 충주호는 ‘내륙의 바다’로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호수다.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르지만 제천에서 충주호라 하면 욕먹는다. ‘청풍명월’의 고장인 만큼 청풍호라 부른다. 충북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지만 바다만큼 넓은 충주호 덕분에 곳곳에 절경이 널렸다. 충주 풍경길을 따라가면 된다. 충주호와 남한강, 계명산 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7개 코스 73.2㎞의 걷기 좋은 길이 펼쳐진다. 충주호와 심항산을 휘감아 도는 오솔길인 ‘종댕이길(7.5㎞)’, 억새꽃이 군락을 이루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비내섬을 볼 수 있는 ‘비내길(21.5㎞)’, 전국 문화생태탐방로 10선에 선정된 역사유적지를 돌아보는 ‘중원문화길(23㎞)’, 풍광이 빼어난 충주댐 아래 강변을 따라 걷는 ‘강변길(1㎞)’,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꿈과 희망을 키우던 자택과 관아공원, 향교 등이 어우러진 ‘반기문 꿈자람길(7.5㎞)’, 충주∼괴산∼문경을 잇는 길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다는 ‘새재 넘어 소조령길(9.1㎞)’,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로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애잔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하늘재길(3.6㎞)’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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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여름에 걷기 좋은 종댕이길을 따라 걷는다. 계명산 줄기인 심항산(해발 385m)의 우거진 숲과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즐기면서 사색하기 좋은 길이다.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가족들이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걷기 편하다. 종댕이는 상종마을과 하종마을에 있는 ‘종당(宗堂)’의 충청도 사투리. 이에 심항산을 ‘종댕이산’으로도 부른다. 마즈막재에서 시작해 심항산 둘레를 돌고, 충주호반을 따라 충주댐물문화관까지 이어지는 전체 코스는 총 길이 11.5㎞로 대략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체력 소모가 큰 만큼 보통 마즈막재주차장에서 출발해 오솔길∼생태연못∼1조망대∼팔각정∼2조망대 ∼출렁다리∼육각정을 거쳐 마즈막재주차장으로 돌아오는 7.5㎞ 구간 2시간30분 코스를 주로 걷는다.


종댕이길 주차장이 있는 마즈막재에서 도로를 따라 1.5㎞ 정도 내려가면 종댕이길이 시작되는 숲해설 안내소가 보인다. 이곳에서 심항산 정상으로 2개의 숲길이 이어진다. 가온길은 1.2㎞로 20분 정도 걸리고 봉수대길은 0.7㎞로 15분이 소요된다. 심항산 전망대에 서면 충주호를 향해 반도처럼 튀어 나온 심항산을 감싸고 흐르는 충주호의 시원한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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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항산 둘레를 돌아가는 호반길이 종댕이길의 핵심구간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3.8㎞가량 이어진다. 숲해설안내소에서 포장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생태연못을 만나고 여기서 숲으로 난 종댕이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심항산 자락에는 원터정(육각정), 밍계정(팔각정)과 충주호를 발밑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대 2곳, 쉼터 2곳이 마련돼 천천히 쉬어갈 수 있다. 충주호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넓게 볼 수 있는 2조망대에 올랐다. 드넓게 펼쳐지는 충주호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가슴을 활짝 펴고 맑은 공기를 폐속 깊숙하게 불어 넣자 머리를 짓누르던 스트레스는 금세 사라져 버린다. ‘가슴을 펴라 전망대’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2조망대와 쉼터를 지나면 갈림길이다. 왼쪽 오르막길로 400m쯤 가면 출발했던 숲해설 안내소가 나오는데 오른쪽 길을 추천한다. 100m쯤 가면 종댕이길 포토명소인 출렁다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출렁다리와 충주호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출렁다리를 통과해 위종댕이정자를 지나 상종마을과 계명산자연휴양림 앞으로 돌아오는 길은 1.6㎞로 30분쯤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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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수주팔봉 절경 즐기는 차박 캠핑


수주팔봉은 달천강이 빚은 경관 중 가장 으뜸이다. 속리산 부근에서 발원해 괴산을 거쳐 충주의 서쪽을 지나는 달천강은 물맛이 좋고 달아 ‘달래강’이라고 부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수주팔봉은 물이 두루 돌아가고 여덟 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뜻으로 출렁다리 맞은 야영장에 서면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영장에는 차 서너 대가 차박을 하고 달천강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수주팔봉의 절경을 한가로이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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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에서 이어진 남한강과 달천강이 만나는 충주시 서북쪽 칠금동의 탄금대도 물빛이 좋다. 산세가 평탄하고 송림이 우거져 여름에도 그늘을 제공한다. 신라 진흥왕 때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했다고 해서 탄금대라 불린다. 탄금대에서 가까운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은 남한강과 달천강이 만나 이룬 탄금호 풍광을 즐기며 중앙탑 주변의 넓은 잔디광장을 산책하기 좋다. 중앙탑은 국보 제6호로 현재 남아 있는 신라의 석탑 중 제일 높은(14.5m) 7층 석탑이다. 신라 원성왕 때 국토 중앙에 조성돼 중앙탑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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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 나라의 남쪽 끝과 북쪽 끝에서 한날한시에 출발한 두 사람이 딱 마주친 곳을 국토의 중앙으로 표시하기 위해 탑을 세웠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탄금호 무지개길은 어둠이 내리면 더 아름답게 변한다. 물 위에 설치된 1.4㎞ 길이의 부유식 수변구조물로 원래 조정선수권대회 중계를 위해 만들었는데 밤에는 멋진 조경이 무지개길을 만들어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다.


충주=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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