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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를 바라보는 육군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의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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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수리온을 개량한 마린온 기동헬기…KAI는 여기에 무장을 달아 무장 헬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어제(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남영신 육군참모총장과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에게 똑같이 헬기에 대해 물었습니다. 해병대사령관은 '기동성과 생존성이 보장되는 헬기'를, 육군총장은 '전투력 증강과 국가경제 발전'을 각각 이야기했습니다.


해병대 앞에 놓인 선택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수리온에 무장을 매단 마린온 무장형이냐", "외산 공격 전문 헬기이냐"입니다. 육군 앞에 놓인 선택은 "KAI의 수리온 신규 도입이냐", "UH-60의 성능 개량이냐"입니다.


이승도 사령관은 해병대의 생존성과 기동성이 동시에 보장되는 외산 공격 헬기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고, 남영신 총장은 UH-60 성능 개량사업을 포기하고 KAI의 수리온을 더 사자는 쪽에 힘을 실은 것입니다. 두 장군의 생각이야 어떻든 해병대 헬기, 육군 헬기 모두 KAI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령관은 소신껏 작전 성능을 요구했고, 남 총장은 국가경제 발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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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도 해병대 사령관

해병대사령관 "KAI 헬기가 아닌 진짜 공격 헬기를 원한다"

어제 한기호 의원과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의 질의답변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한 : 해병대가 상륙기동부대를 창설하고 있죠?

이 : 항공단 창설을 내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 : 그중에서 기동 헬기가 아닌 공격용 헬기, 무장 헬기 어느 편이 됐든 간에 사령관님은 어떠한 형태의 기종을 목표로 소요 제안을 했습니까?

이 : 기본적으로 ROC(작전요구성능)에 명시가 다 돼있습니다. 해병대가 원하는 헬기는 기동성과 생존성이 보장된 공격 헬기를 소요제기한 건데… 공격 헬기다운 헬기를 저희들이 요구를 한 겁니다.

한 : 예비역 해병대사령관, 해병대 장군들이 저한테 요구해서 말씀을 드려달라고 했는데, "공격용 헬기가 실제로 우리 수리온을 무장헬기로 변형시키는 형태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을 꼭 해달라고 하는데,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 : 기본적으로 해병대가 요구한 것은 공격 헬기입니다. 일부에서는 기동 헬기에다 무장을 장착한 헬기를 얘기하는데, 저희는 하여튼 기동성과 생존성이 우수한 헬기, 그러다 보면 (KAI의)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현재 공격 헬기로서 운용되는 헬기를 해병대에서 원하고 있습니다.


KAI는 다목적 헬기 수리온을 개량해 기동 헬기 마리온을 만들었습니다. 정부는 이 마린온에 무장을 달아 해병대에게 주려고 합니다. KAI에 일감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정치적 판단입니다.


해병대는 마린온 무장형을 반대합니다. 마린온 무장형은 국방기술품질원의 선행연구에서도 생존성, 공격성이 떨어진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체가 커서 적 공격에 취약하고 공격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승도 사령관은 "해병대 공격 헬기로 마린온 무장형은 안 된다"는 발언을 한 건데, 정부 뜻에 반하더라도 해병대 장병을 지키기 위해 소신을 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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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 육군참모총장

● 육군 총장 "전투력 증강과 국가경제 발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이번에는 한기호 의원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의 질의답변입니다.


한 : 2013년도에 블랙호크 개량사업 소요 제기를 육군본부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블랙호크 소요 제기된 개량사업이 변형된 형태로 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육군본부의 생각은 뭡니까?

남 : 저희들은 현재 UH-60 성능 개량과 타 기종의 신규 구매를 고려하는데, 전투력 증강과 국가경제 발전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이 됩니다. UH-60이 성능 개량 없이도 육군 입장에서는 2040년까지는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 : 미군은 UH-60을 몇 년도까지 쓸려고 계획하고 있죠?

남 : 미군은 잘 모르겠습니다.

한 : 최소 2054년입니다.

남 : 저희들도 한 2040년까지는…

한 : 왜 2040년이라고 하죠? 미군도 2054년도까지 쓴다고 하는데.

남 : 저희들이 도입했던 것을 고려하고…

한 : 미군들 편제한 것보다 우리가 늦게 편제했죠, 당연히.

남 : 미군 것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한 : 아니 미군 헬기인데 미군이 만든 헬기를 육군총장이 모르겠다고 하면 돼요?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헬기를…

남 : 저희들은 도입된 헬기에서 판단했을 때는 현재 성능 개량 없이도 2040년까지는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 : 그러면 더 쓸 수 있는 차를 폐기 처분하고 더 소형차를 갖겠다는 거네요. 국가경제에 낭비 아닙니까?

남 : 여러 가지 전투력을 운용하고 국가경제 발전 두 가지를 검토해야 하는데, 이 문제는 현재 국방부에서 TF를 구성해서 검토 중에 있습니다.

한 : 육군의 전투력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총장님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국방부 핑계를 대는 것이 참 통탄할 일입니다.

남 : 존경하는 의원님 저번에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정책적인 결정은 국방부 TF에서 결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육군은 애초 UH-60을 성능 개량해서 오래오래 쓸 계획이었습니다. 그런 계획이 최근에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성능 개량 않고 쓰다가 2040년쯤 도태시키고, 슬슬 KAI의 수리온으로 대체하기 위해 국방부와 육군이 검토에 들어간 것입니다. 남영신 총장이 국가경제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이유입니다.


육군의 UH-60을 성능 개량하면 상대적으로 돈을 덜 들여 최소 2050년대까지 전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해병대가 원하는 바이퍼나 아파치 공격 헬기도 마린온 무장형 가격(개발비+양산비)이면 도입이 가능합니다. 육군과 해병대의 헬기 사업의 변수는 어쩌다 국가경제 발전의 상징 같은 존재가 된 KAI의 수리온입니다.


해병대사령관은 전력 증강에 몰두했고, 육군참모총장은 전력 증강 계획에 정무적 판단을 더했습니다. 고위 지휘관은 정치를 생각하며 군사(軍事)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남영신 총장, 이승도 사령관 중 누구의 생각이 옳을까요?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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