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으로 손가락 색 변했는데…서울반도체 "정상" 발표
<앵커>
두 달 전 서울반도체 공장에서 협력사 신입사원을 포함해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손가락이 심하게 피폭됐는데 회사 측은 검사 결과 '정상'이라는 보도자료를 냈고 피해자 가족들과 노조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구희 기자입니다.
<기자>
23살 이 모 씨의 한 달 전 손 상태입니다.
손끝이 누렇게 변하더니 피부가 벗겨지면서 굳은살처럼 바뀌었습니다.
[이 모 씨/서울반도체 협력업체 직원 : 손톱이 빠지려고 하는 상태고, 어디엔가 닿고 할 때 많이 불편하고, 통증이 있어서 일상생활이 좀 불편한 상태예요.]
방사선 장비로 반도체를 검사하던 이 씨는 입사 첫날부터 방사선 안전장치를 끄고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작업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모 씨/서울반도체 협력업체 직원 : 안전교육은 없었고, 회사에 매뉴얼 많으니까 매뉴얼 한 번 봐라, 그런 식으로.]
그런데 사측이 이틀 전 갑자기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서울반도체 측은 해당 장비가 공항검색대 엑스레이 수준의 방사선을 내뿜는 장비인데, 협력사의 지도 소홀이 문제였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또 피폭이 심한 2명 모두 혈액검사와 유전자 검사 결과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가족과 노동조합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 씨 아버지 : 서울반도체에서는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고 합니다. 미래에 닥칠 수 있는 건강 문제로 평생 정신적 불안과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할 제 아들을 생각하면 억울하고 울분이 터집니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손가락 피폭은 큰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신종한/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안전 과장 : 통증, 변색이 나타나려면 선량한도(방사선 허용치) 이상 맞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정상적인 작업이 이루어진 상황을 저희가 문제 삼고 있는 거기 때문에…]
원안위는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퇴직자를 포함해 100명 이상의 노동자를 상대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정구희 기자(kooh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