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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선 '은폐·축소 의혹' 규명 미흡…'셀프조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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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15일 군경 감시망을 뚫고 강원도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소형 목선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의도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했던 정황은 없다고 발표했으나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군·경이 이번 사건에 대처하면서 북한 선박 장소가 '삼척항 방파제'인데도 '삼척항 인근'으로 왜 발표를 했는지, 최초 브리핑 때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실패를 인정한 경위를 비롯해 전체 과정에서 청와대 안보실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정부의 이날 합동브리핑 자료를 보면 결과적으로 군이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했거나 안이하게 대처했고, 청와대 안보실이 초기 상황을 공개하지 말자고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그러나 누가 '삼척항 인근'으로 최초 작성을 지시했는지, 안보실 개입 여부 등에 대한 의문점은 계속 남습니다.


애초부터 군과 해경, 청와대 등에서 자체 조사에 나서 '셀프조사'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정부는 국방부 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 중 하나인 '삼척항 인근' 표현에 대해 "대북 군사보안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목선 발견장소가 '삼척항 방파제'인데도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를 한 것이 의혹의 발단이 된 것에 대한 해명입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군 당국이 경계실패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고자 북한 목선이 삼척항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해경이 (6월)15일 14시 10분에 '삼척항으로 옴으로써'라는 표현으로 발견장소를 명시하여 언론기관에 배포했다"면서 "그러나 합참 공보실이 해경 발표 언론대응지침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17일에도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삼척항 인근 표현은 군이 군사보안적인 측면만 고려하여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깊이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합참의 삼척항 인근 발표 이전인 15일 오전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합참 청사 지하 지휘통제실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 목선 삼척항 방파제 접안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합참 공보실이 자의적으로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할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합참 공보실장은 이번 문책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군 일각에서는 "합참 공보실이 삼척항 인근 표현의 책임을 뒤집어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선박이 삼척항에 접안했을 때 "군사적으로는 '삼척항내' 또는 '항내'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합참이 18일 문자를 통해 기자들에게 선박 발견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정정해 공지했다고 발표했으나, 이 시점은 이미 기자들이 취재를 통해 삼척항 방파제로 특정해 기사를 작성한 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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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합참이 북한 목선 접안 이틀 뒤인 17일 최초 브리핑 때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1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경계작전 실패"를 시인했습니다.


이를 두고 합참이 북한 목선 경계감시 실패에 따른 여론 악화를 막고자 미리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었다고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해당 기간에 계획된 경계작전은 정상적으로 시행되었으므로 그렇게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고 (군)내부적으로 협의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까지 입항한 것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으로서 경계에 실패한 것이므로, '경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고 안이했음을 국방부와 합참의 관계관들이 조사과정에서 인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실이 안이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음을 질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15일부터 현장 부대에 내려가 16일에 서둘러 조사를 끝내고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부실한 조사내용'을 섣불리 발표하게 된 과정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합참이 첫 브리핑 때 잘못된 사실을 발표한 과정에 청와대 안보실이 직·간접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15일 당시 상황을 군은 공개하자고 했는데 안보실이 공개하지 말자고 했는지를 확인한 결과, 안보실이 초기상황을 공개하지 말자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군 내부적으로 여타 군사상황과 같이 사실관계 위주의 1보를 신속히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내부 논의를 거치면서, 이 사안은 대북 군사보안과 연계된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 매뉴얼에 따라 안보실, 국정원, 해경, 통일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하여 해경에서 사실 위주의 1보를 내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청와대 안보실에 근무하는 행정관이 17일과 19일 국방부 브리핑에 참석했다"면서도 "해당 행정관이 17일과 19일 현장 발표 내용에 대해 국방부 관계관들과 어떤 협의나 조율을 한 사항은 일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이런 발표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대북 및 안보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국방부나 합참이 자의적으로 언론대응 지침을 만들어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면서 "문구 하나하나를 모두 조율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할 말은 많지만…"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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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목선과 같은 사건은 해경과 국정원이 맡고, 북한군 인과 북한 함정 등과 관련한 사안은 합참이 맡는 것으로 매뉴얼이 정리되어 있는데도 청와대 안보실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방부 합동조사단과 국정원의 합동심문 결과를 국무조정실이 주관이 되어 발표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무조정실은 목선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각 부처 조율 역할은 커녕 이번 조사단에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정부는 이날 오전 7시쯤 국무조정실을 담당하는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공지해 반발을 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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