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이후 연예인병”.. 치킨집 운영에 웹드 연출도 한다는 여배우 근황
혜성처럼 등장했던 배우 신이. 신이는 ‘신이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였습니다. 앙칼진 사투리와 찰진 대사, 쏘아보는 눈매까지. 자신만의 영역이 확실한 배우였습니다. 승승장구할줄만 알았지만 연예계는 쉽지않은 무대, 시련이 찾아오고 공백도 있었습니다. 신이님과 인사를 나누는데 5초만에 든 생각이 ‘편안해 보인다’ 였습니다. 초면인데도 ‘너무 행복해 보이십니다’라고 말씀드렸죠. 실제로 그랬습니다. 내려놓고, 비우고 나니 오히려 길이 보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게된 신이님는 아둥바둥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에는 갖지 못했던 은은한 미소를 품게 되었습니다.
치킨집을 운영하고 계신다고..
‘근황올림픽’ 유튜브 |
제가 이름도 짓고, 다 제가 인테리어를 했고, 낮에 배달도 하고 왔어요. 오토바이타고.. 제가 예전에 다방 여자 전문 배우여서 ㅎ 그때 엄청 많이 탔거든요.
영화 ‘색즉시공’으로 눈도장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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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되게 실망했어요. 영화 속 이미지와 달리 너무 낯을 가리고.. 욕을 하는 연기도 배워서 했던 거였고.. 연극하는 친구들한테 배우고 이랬는데 근데 사실 내 안에 그런 면이 있었던 거야. 나는 그걸 몰랐던.. 지금은 나와요. 마흔 넘었으니까 ㅎㅎ 예전에는 안그러다가 지금은 이런 모습들이 나와요 ㅎㅎ
배우로서의 전성기를 떠올려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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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이 되니까 회사에서 밴을 뽑아준 거예요. 연예인 차 있죠? 큰 차 ㅎ카니발 말고 진짜 밴이요. 서서 옷 갈아입을 수 있는. 그때 약간 애가 맛이 갔지 ㅎㅎ 연예인 병 걸려가지고 차에서 나올 때도 막 ㅎㅎ 촬영할 때 배우들이 같이 씬을 하잖아요. 그러면 감독님이 “얘 잘 하니까 얘가 시키는 대로 해” 그럴 때도 있고, 제일 최고 일 때는 컷 딱 끝났을 때 스태프들 박수치는 거. ㅎㅎ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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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자기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학교에서는 배우를 한다니까 다들 비웃고.. 손가락질의 대상이었어요. “네 주제에” 이러면서. 연극 영화과를 가고 싶은 거예요. 근데 집이 좀 어려웠어요. 그래서 우리 엄마가 대학 떨어지는 부적을 쓴 거예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연기를 대구에서 시작을 했는데 학교를 들어가자마자 서울로 바로 올라왔어요. “내 무대는 여기가 아니다”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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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투엠이라고 있었어요. 엑스트라나 조연, 단역 연결해주는데 저는 복사를 했어요. 알바를 계속.. 근데 엠투엠이 어떤 시스템이냐면, 그때는 모두가 조연, 단역, 엑스트라를 엠투엠한테 맡기는 때였어요. 꼭 하나씩 빵꾸가 나요. 그래서 막 복사하고 있다가 갑자기 거기 팀장님이 “너 연극영화과라고 그랬냐?” “네” “그래? 너 연기 좀 해?” “네, 잘할 수 있습니다!” “저기 앞에 가봐” 그렇게 현장에 가면 조금 잘 하니까 역할을 주고, 대사를 주고, 복사하다가 가고, 커피타다 가고, 그렇게 하다가 ‘색즉시공’ 공개 오디션에서 된 거죠. 난 자신이 있었던 거야. “나 어차피 잘 될 건데” 하고. 보증금 50에 월세 16만원에 살았거든요. 근데 그렇게 살면서도 난 너무 행복한거야. 난 어차피 잘될 거니까. 그러니까 믿으면 돼. 자신감을 가지고 가면 될 거 같아.
대구로 내려오게 된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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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옆에 제 집이 있어요. 서울에서 일을 안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짐을 다 싸들고 내려왔어요. 치킨집 하면서 살려고. 작년 말 쯤에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셔가지고 엄마가 혼자 남게 되셨고.. 제가 서울에 있다 보니까 너무 성공해야 되겠다라는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을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려고만 생각했지, 다른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 근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 하시고 그러니까 ‘가족들 옆에 있고 싶다’ 생각해서 짐 다 싸들고 내려왔는데 그때부터 자꾸 일이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아예 연기자 생활도 안하려고 했었어요. 그때 소속사에서 나왔어요.
가치관이 많이 바뀌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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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가족’보다 ‘배우’였어요. 내가 잘 되는게 가장 먼저였고, 내 인지도가 쌓이고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고 이런 게 먼저였는데, 지금은 그게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고.. 많이 바뀌었죠. 인정 받아야 내가 좀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었어요. 그런데 사람들한테 점점 잊혀진다고 생각하니까 미치겠는 거에요. 그거를 극복하고 가치관이 바뀌기까지 정말 너무 힘든 시간이 있었죠. 눈 뜨면 울고 잠들면서 울고.. 일이 없는 3년 동안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웹드라마 작가, 감독 일을 하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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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 주변에 그 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제가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글이 일단 영화사에 팔려 가지고 지금 영화 준비를 하고 있어요. ‘내가 소질이 있나?’ 하면서 단편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단편이 웹드라마 쪽에서 호응이 좋아서 제가 공동연출을 하게 됐어요. 감독으로서 배우를 했던 경력이 좋은 점은 배우를 이해하는 거. 못해도 일부 감독들은 “쟤 누가 데리고 왔어! 저 xx 빼!” 막 난리가 나요. 근데 나는 그 배우가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걸 알거든. “너 잘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된다” 그러면 긴장이 풀리면서 잘 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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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색즉시공’ |
오랜만에 뵙는 분들도 많을텐데, 나중에 또 제가 뭐 TV에 나온다거나, 제가 쓴 글이 드라마가 되고 그러면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옆집 누나 옆집 언니처럼 편하게 좀 다가갔으면 좋겠네요 ㅎㅎ
난 자신이 있었어요.
어차피 잘 될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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