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소비자, 미국 식품업계 '큰 손' 부상
[리얼푸드=고승희 기자]히스패닉 소비자가 미국 식품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 식품업계에선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히스패닉 인구의 먹거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현재 약 55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18%를 차지한다. 2050년까지 163% 증가, 인구의 3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구 증가 속도와 더불어 식음료 시장에서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영향력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en)에 따르면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소비재 지출은 지난해 10월까지 연평균 1% 씩 증가했다. 다른 인종의 소비자들의 지출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히스패닉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아마존의 영향을 덜 받는 소비층이다. 아코스타(Acosta)의 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소비자들은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구입하기 위해 마켓을 더욱 자주 방문하고, 가족 단위의 식음료 쇼핑을 즐긴다. 미국인 소비자들이 식음료 구입에 월 평균 331달러(한화 약 35만 3000원)를 쓰는데 비해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월 평균 식음료 소비액은 361달러(한화 약 35만 9000원)다.
또한 히스패닉 소비자들은 월 평균 3.1회 주요 장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들의 월 평균 장보기 횟수는 2.7회다. 뿐만 아니라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55%는 새로운 맛을 시도할 의향이 있는 적극적인 소비자다. 반면 미국 소비자는 51%가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히스패닉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미국 내 히스패닉 마켓의 대형화 추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엘 수퍼(El Super)’ 59개 매장을 운영하는 ‘보데가 라티나(Bodega Latina)’는 텍사스주에 63개 매장을 운영하는 ‘피에스타 마켓(Fiesta Market)’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보데가 라티나는 총 매출이 30억 달러(한화 3조 2070억 원)으로, 미국 내 최대 히스패닉 유통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현재까지 미국 내 최대 히스패닉 유통회사는 2017년 연간 매출 약 1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조 8707억 원)으로 남가주에 소재한 한인 운영의 ‘수피리어 그로서(Superior Grocers)’로 알려져 있다.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투자기관들도 히스패닉 마켓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독보적인 유통업체가 없고, 시장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이에 월마트, 크로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히스패닉이 선호하는 브랜드 및 제품의 취급을 늘리고 있다.
aT 관계자는 "미국 주류 대형마켓들도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의 구색을 늘리고 전용 마켓을 운영하는 추세"라며 "미국 주류 시장 진입을 위해선 히스패닉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품 마켓의 대형화 트렌드는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안 마켓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대비한 브랜드 및 유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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