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푸치노 대신 아이스크림”…스타벅스, 창업 영감 받았던 伊에 첫 매장
-대형화·고급화로 伊시장 공략
-일반 메뉴 대신 에스프레소·피자 등
-선례 도미노피자, 틈새시장 노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1호점을 열었다. 스타벅스 창립자인 하워드 슐츠가 이탈리아 여행 중 커피숍에서 영감을 받아 스타벅스를 차린 지 35년 만의 일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 스타벅스 1호점은 대형화·고급화를 내세워 밀라노 코르두시오 광장의 옛 우체국 건물에 자리 잡았다. 2300㎡(약 700평) 규모의 매장은 스타벅스 프리미엄 브랜드인 ‘리저브 로스터리’ 형태로 운영된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은 시애틀과 상하이에도 있다.
스타벅스는 이탈리아 현지화를 위해 에스프레소, 아이스크림, 피자 등에 초점을 맞췄다. CNN머니는 “프라푸치노와 같은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가격은 시장 내 최상단에 맞췄다. 이탈리아에서 에스프레소 1잔 가격은 보통 1달러16센트인데, 스타벅스는 2달러10센트로 정했다.
전 세계 77개국에 2만8000개의 매장을 둔 스타벅스도 이탈리아행을 결정하긴 쉽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커피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고유의 커피 문화를 가진 나라였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젊은 이탈리아인들이 친구와 대화하거나 노트북으로 일하기 위해 매장을 찾고,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경험에 흥미를 느낄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이탈리아 진출의 의미는 남다르다. 스타벅스는 창립자이자 현재 명예회장을 맡은 슐츠가 지난 1983년 밀라노를 방문한 뒤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 슐츠는 성명에서 “나는 이탈리아 거리를 걸으면서 이탈리안 커피 바에 매료, 유혹, 도취됐다”면서 “미국에 (커피 바를) 복제하겠다는 생각으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도미노피자의 선례를 따를 수 있다고 봤다. 리서치회사 민텔의 식음료 담당 조니 포사이스는 미국 체인이 이탈리아 사람에게 피자를 팔기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관측을 뒤엎고 도미노피자가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