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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고 또 줄이고…현대인 건강식 ‘가난하게’ 먹기

고칼로리ㆍ과식 줄이고 식물성 위주 식단으로 소식

현미나 잡곡밥, 나물 반찬이 대표적인 건강식

“혈당이나 혈압 조절 및 항암작용 뛰어나”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푸짐하게 차려진 식사를 하고, 커피와 디저트, 야식까지 먹으면서 질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영양제까지 챙겨 먹는다. 하지만 문제는 덜 먹어서가 아닌, 많이 먹는 것이다. 의학전문가들은 현대인이 고칼로리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먹기 때문에 각종 질병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덜 먹는 ‘소식’과 저칼로리인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드러운 흰 쌀밥에 기름진 고기가 놓인 ‘귀족 밥상’ 은 건강식이 아니다. 오히려 거친 현미나 잡곡밥에 나물이 놓인 소소한 서민 밥상이 대표 건강 밥상이다. 한 마디로 지금보다 ‘가난하게’ 먹으면 된다.

가난한 ‘그 나물에 그 잡곡밥’, 암세포에 강하다

처음부터 이렇게 먹지는 않았다. 산업혁명 후 공장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식품 기술이 발전하면서 매우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우리의 식탁 위로 쏟아졌다. 하지만 가공 음식이나 육류를 많이 먹을수록 우리 몸은 건강과 멀어진다는 것이 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질병을 막아주는 건강식은 바로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밥상에 있다. 잡곡밥에 나물반찬은 글로벌 식품 트렌드인 자연식물식에 충실한 식단으로, 통곡물과 채소 섭취를 극대화한 밥상이기도 하다.


잡곡밥의 경우, 수수나 기장, 검정콩, 팥 등에 항산화성분이 많아 혈당 상승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농촌진흥청의 실험결과, 기장과 조, 수수에서 자궁경부암이나 유방암, 결장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성분들이 다량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수의 경우 콜레스테롤 흡수율을 최고 50% 억제한다는 농진청 서명철 박사팀의 연구(2011)도 있다.


최근 국내 조사에서는 잡곡밥이 한국인의 총 영양소 섭취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식품 1위로 꼽혔다. 용인대 식품영양학과 김혜영 교수팀이 2만여명을 대상으로 17가지 영양소 섭취에 기여하는 식품 순위를 매긴 결과, 잡곡밥이 총 영양소 섭취 기여율 5.3%로 1위를 차지했다.

현미 역시 통곡물의 대표주자로, 통곡물 섭취가 비만과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예방에 도움된다는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연구에 따르면 통곡물을 자주 섭취하는 이들은 제2 당뇨병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곡물 섭취량의 효과를 보려면 주당 2회 이상은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나물 반찬 역시 건강식으로 으뜸이다. 특히 ‘봄에 나온 나물은 모두 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나물에는 영양소가 풍부하다. 건강한 체중관리에도 좋다. 부산365mc병원의 박초롱 영양사는 “봄나물은 비타민A, B, C, E와 미네랄, 항산화 성분,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면서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고마운 식재료”라며 간을 약하게 하고 살짝 데쳐 먹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만 수저를 내려놓으세요” 소식의 이로움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식습관도 조금 덜어내야 한다. 소화와 건강을 위해서는 80% 정도 배가 차올랐다고 여겨지면 수저를 내려놓는 것이 좋다. 미국 농무부는 이미 2011년 미국인을 위한 가이드라인에서 소식을 강조했다. 통곡물과 채소 및 과일, 콩류 섭취를 권장하면서 새롭게 추가한 문장은 바로 “음식을 즐기되 소식하라”였다.


소식이 각종 질병 예방과 노화를 지연해준다는 연구들은 여럿 보고돼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건강노화연구소에 따르면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음식량을 40% 줄이면 수명이 20~30% 연장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먹고 싶은대로 먹은 생쥐와 비교해 칼로리를 제한한 생쥐는 노화가 덜 진행됐다는 고려대 생명공학부의 연구도 있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먹을거리가 풍족한 현대인은 고칼로리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배달음식이나 잦은 간식 섭취로 이러한 성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을 하면 우선 섭취 칼로리가 줄어 비만 예방에 도움되며, 혈당이나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 전반적으로 대사질환의 예방에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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