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소비자가 원한다…친환경 따지는 포장 트렌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환경 보호가 필수 조건이 돼버린 필(必)환경 시대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물품 선택에서 ‘환경 생각하기’를 먼저 고려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환경 친화적 소비를 적극 실천하는 그린슈머(Greensumer)가 늘어남에 따라 식품 업계는 더욱 분주해진 상황이다.
친환경 붐은 특히 ‘포장’ 분야에서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실제 독일의 포장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70%는 제품 포장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생태계가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제품 구매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19.3%는 제품 포장의 지속가능성에 매우 큰 주의를 기울이는것으로 조사됐다. 친환경 포장은 단지 제품 보호 역할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차지하고 있는 추세이다.
▶불필요한 포장·플라스틱 ‘아웃’=식품 포장의 친환경적 노력은 먼저 불필요한 과대포장을 줄이고 플라스틱을 없애는 일에 집중됐다. 커피 전문점에서는 플라스틱컵이, 대형마트에서 비닐봉지가 사라지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친환경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그 전까지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월평균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는 무려 1500만 개에 달했으나, 현재 종이 빨대는 사용량이 월 750만 개로 그 절반에 그친다. 초록색 플라스틱 빨대가 자취를 감춘지 겨우 1년 만의 일이다. 배달애플리케이션(앱)도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섰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일회용 수저·포크 등을 줄일 수 있도록 일회용품 안 받기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종이 포장재’=새벽배송 업체들도 친환경 배송에 힘을 쏟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그동안 ‘에코박스 프로젝트’ TF팀을 꾸리며 지속가능한 유통을 고민해왔다. 최근에는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를 추진중이다. 이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모든 포장재를 전환한다는 혁신적 시도이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이제 지구와 환경을 위한 배송 포장재의 완전한 전환을 통해 기업과 사람, 환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확장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해 나가는 한편, 회수한 종이 포장재를 재활용할 것”이고 밝혔다. 마켓컬리가 새로운 포장재 정책의 핵심 소재로 선택한 것은 ‘종이’다. 식품의 안전성과 위생,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하지만 종이 포장은 견고성의 문제가 관건이다. 이에 마켓컬리는 장시간 견고한 형태를 유지해주는 특수코팅과, 2중 골판지를 사용해 보냉력을 높였다.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도 최근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포장지의 스낵바를 출시해 주목을 끌었다. 기존 스낵바 시장의 제품 포장은 플라스틱 필름과 래미네이트를 통해서만 생산됐으나 네슬레 신제품인 ‘예스’(Yes!) 스낵바는 고속흐름포장기술(High-Speed Flow Wrap Technology)을 이용한 재활용 종이 포장지로 만들어졌다.
지난 24일 마켓컬리는 모든 포장재를 ‘100% 재활용 종이’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
▶음식물 낭비 막는 ‘스마트 패키징’=포장재의 전환뿐 아니라 포장의 기능성을 높여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 역시 필요하다. 포장의 식품보호 기능이 강화된다면 음식물 쓰레기가 감소된다는 사실은 그동안 과소평가됐던 부분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매해 전 세계 음식의 30%가량인 13억톤(t)이 버려지며, 음식물 쓰레기의 가치는 약 1조 달러(약 1000조 원)이다. 유통기한을 좀 더 늘릴수 있는 포장 기술은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제품의 생산에 필요한 물이나 에너지 등 자원을 절약할 수 있어 실질적인 환경보호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최근 포장업계들은 보다 스마트한 방식의 ‘스마트 패키징’ (Smart Packaging)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패키징 포장 시스템은 온도를 모니터링하며 부패를 막고 보관수명 연장, 오염탐지, 원산지에서 최종 배송지까지 추적 등이 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패키징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397억 달러(한화 약 4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네슬리가 공개한 친환경 종이 포장지 스낵바 ‘Y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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