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미에서 인기인 고구마, 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한국인에겐 익숙한 고구마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식음료 시장조사기업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전 세계 식음료업계에 고구마를 활용한 식음료 제품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구마의 인기로 미국 내 고구마 생산량도 달라졌다. 미국 농무부(USDA)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미국 내 고구마 재배면적은 무려 37.6%가 증가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차이나 2019’(중국 상하이국제식품박람회)에서도 고구마를 가공한 식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식품업체인 푸디스트리는 군고구마와 자색고구마로 만든 간편 대용식인 ‘웰리고 리얼죽’으로 시알 혁신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실제로 현지에서 고구마가 식재료로 인기를 얻은 것은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이다. 특히 고구마는 감자보다 비타민 A와 비타민 C, 섬유질은 물론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저혈당 식품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건강한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주효했다.
게다가 많은 연구 결과가 고구마의 건강상 이점도 밝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고구마, 호박, 당근을 매일 먹는 사람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는 이는 고구마에 함유된 베타카로틴과 당지질의 강글리오사이드가 항암 작용을 돕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에선 고구마의 발암 억제율이 항암 효과가 있는 여러 채소 중 1위를 차지했다. 고구마에 함유된 다양한 영양성분이 이 같은 항암효과를 만든다. 양질의 식이섬유는 변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 대장암을 예방에 도움이 되고, 껍질에 많은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암 예방에 뛰어나다. 비타민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특히 폐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고구마는 열량과 혈당지수가 낮다. 100g당 열량은 생고구마 111㎉, 찐고구마 114㎉, 군고구마 141㎉이다. 게다가 고구마의 혈당지수가 55 밖에 되지 않는다. 혈당지수(GIㆍGlycemic Index)는 포도당이나 흰빵을 기준(100)으로 어떤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혈당지수가 낮을수록 소화가 늦고,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고구마는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천연 단맛을 낼 수 있는 데다 천연 색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전 세계 식품 트렌드인 ‘내추럴(natural)’에 맞아 떨어졌다. 이에 따라 스낵과 빵 등 제과류 뿐 아니라 천연 단맛을 내는 캔디, 젤리, 유아용 식품까지 확장했다.
천연 색소로서의 활용 가치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고구마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천연 색소’로도 인기가 높다. 연지벌레에서 추출한 원료로 붉은색을 내는 카민(Carmine)은 채식주의자나 비건을 위한 음식에는 사용하지 못해 업계에선 고구마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영원 푸디스트리 부사장은 “고구마는 당도는 높지만 혈당지수가 낮은 데다, 요즘 늘고 있는 채식주의자에게도 적합한 식품이다”라며 “이러한 점으로 인해 해외 식품 시장에서 건강한 식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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