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먹은 음식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오늘 하루 먹는 음식은 ‘수면의 질’을 결정한다.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트립토판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바나나, 천연 멜라토닌이 들어있는 체리를 추천하곤 한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이 이 같은 음식을 섭취하면 숙면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 장애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이 있다면, 수면에 방해가 되는 음식도 있다.
커피처럼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섭취하면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빌라노바 대학 비만방지센터의 연구에선 카페인은 섭취 후 최대 6시간 동안 혈류에 머물러 뇌에 있는 신경 세포를 억제하고, 수면 유도 물질의 전달을 방해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게다가 수면부족 상태에서 에너지드링크와 같은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도 해가 된다. 일본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에선 “수면 부족, 과로, 피로한 상태에서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탄산음료의 높은 설탕 함량은 혈당 수치를 높여 수면을 방해한다. 게다가 카페인 함량도 만만치 않아 커피 이상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2017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 시판 중인 탄산음료에는 7∼4㎎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카페인의 최대 1일 섭취권고량은 400㎎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장 안에 오래 머물러 식곤증을 유발, 정작 밤 시간에 잠을 취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줄 만큼 체내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다. 게다가 소화가 더뎌 속쓰림을 유발, 수면에 방해를 받는다.
세인트룩·루즈벨트병원(St. Luke‘s-Roosevelt Hospital) 비만조사센터의 연구에선 고지방 식단을 섭취한 사람들은 깊은 수면의 파장과 렘 수면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고지방 식단은 닭고기나 생선 등 세로토닌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첨가된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임상수면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실린 2016년 연구에선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이들보다 2배 미만으로 먹는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잠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빠르게 흡수돼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높인다. 혈당이 쉽게 치솟으면, 그만큼 떨어지는 것도 빠르다. 이로 인해 식곤증이 밀려오는 것은 물론 허기도 금세 찾아온다. 하루 종일 체내 리듬을 방해, 결국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정체된 탄수화물보다는 현미, 귀리와 같은 통곡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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