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암 발병 위험도 높인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비만은 현대인의 ‘숙적’ 중 하나다.
최근 진행된 대한비만학회의 ‘2018년 국제학술대회(ICOMES 2018)‘에서 유순집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가 비만을 ‘전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비만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만은 현대인의 대사질환과 성인병, 만성염증 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연구에선 비만이면 암 발병 위험도 높인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남성의 경우 대장암ㆍ신장암, 여성은 자궁내막암ㆍ유방암 등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과체중이나 비만 문제를 해소하면 비만 관련 암을 10%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암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박은철 교수팀의 연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40세 이상 남녀 49만6390명(남 26만8944명, 여 22만7446명)을 13년간(2002∼2015) 추적ㆍ조사했다. 특히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BMI의 증가에 따른 각종 암 발생 위험의 변화를 면밀히 살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대장암ㆍ신장암이 비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의 남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정상 체중(BMI 18.5∼22.9) 남성의 1.3배였다. 신장암 발생 위험은 정상 체중 남성 대비 BMI가 25.0∼29.9인 비만 남성은 1.4배 높았다.
남성의 비만은 신장암ㆍ전립선암ㆍ대장암ㆍ간암ㆍ방광암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BMI 30 이상인 고도 비만 남성의 신장암 사망 위험은 정상 체중 남성보다 3.9배 높았다.
여성에선 자궁내막암의 발생이 비만의 영향을 최대로 받았다. 정상 체중 여성 대비 BMI 25.0∼29.9인 비만 여성의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은 1.8배, BMI 30 이상인 고도 비만 여성은 3.8배 높았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ㆍ간암ㆍ담낭암ㆍ대장암ㆍ난소암ㆍ신장암ㆍ췌장암도 비만할수록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질병 때문에 기대수명 이전에 사망한 햇수(YLL)와 질병으로 인한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될 햇수(YLD)를 합한 값인 장애보정생존년수(DALY)를 산출했다. 질병부담은 실제 건강수준과 이상적인 건강수준 간의 차이로 파악될 수 있다. 차이가 클수록 특정 질병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남성의 과체중ㆍ비만으로 인한 DALY값이 최고인 암은 간암ㆍ대장암ㆍ담낭암이었다. 여성은 대장암ㆍ난소암ㆍ유방암(폐경 후)이 가장 높은 DALY값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DALY값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남성의 비만 관련 암은 8.0%, 여성의 비만 관련 암은 12.5%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만이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