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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립!]바삭한 소리를 들으면 갑자칩이 더 맛있다?

“책을 통해서도 음식과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것은 물론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보와 시각을 다룬 책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알짜 지식을 리얼푸드가 ‘북클립!’을 통해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미슐랭 셰프들의 ‘구루’로 불리는 옥스포드대 찰스 스펜스 교수의 ‘왜 맛있을까’라는 책입니다.



양파가 접시 위에 몇 도 기울어져 있으면 가장 맛있어 보일까?


한 셰프가 인터넷을 통해 물었다. 일종의 시민 과학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12시에서 시계방향으로 약 3도 기울어진 방향일 때 사람들이 음식을 가장 맛있게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학자가 있다. 미슐랭 셰프들의 ‘구루’, 글로벌 요식업계의 ‘멘토’로 불리는 옥스포드대 괴짜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 교수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접시 위 채소의 방향은 맛에 영향을 미치며 음악으로 맛을 바꿀 수 있다.


무거운 식기가 음식을 더 맛있게 느끼게 한다든지 눅눅해진 감자칩을 먹을 때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바삭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감자칩을 15퍼센트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연구까지 그의 연구영역은 다채롭다.


그는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이 개념을 공학적으로 응용해 간을 적게 하거나 맛없는 음식에 소리로 맛을 더하는 ‘음향개념’을 내놨다. 이는 당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를 돕기 위해 ‘달콤한 소리가 나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분야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감각을 조절해 식이요법과 체중조절에 도움을 주는 데 응용하고 있다. 가령 거울로 그릇을 반만 보여주는 방식으로 식이조절이 가능하다는 걸 그는 증명했다. 뇌가 거울에 비친 부분까지 음식으로 착각해 실제보다 포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학술지 ‘국제 요리 및 식품과학’에 실렸다.


스펜스 교수는 “과학자들은 시각 정보가 뇌의 시각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청각 정보는 청각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감각들은 훨씬 더 많이 서로 연결돼 있다”며, 통합감각, 다중감각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듣는 대상을 바꿈으로써 느낌을 바꿀 수 있고 감정을 바꿈으로써 맛을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스펜스 교수의 첫 대중과학서 ‘왜 맛있을까?’는 그가 창안한 미식물리학, 가스트로피직스의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담은 책으로, 맛의 세계에 숨어있는 ‘넛지’라 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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