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자라는 ‘해방풍’…맛의 방주 오르다
- 해방풍, 슬로푸드협회 식문화 보호 프로젝트 ‘맛의 방주’에 등재
- 국내 100번째 맛의 방주 식재료…울진 일부 농가서 소규모 재배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각 지역의 토종 먹거리를 보호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국내 100번째 식재료가 이름을 올렸다.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는 11일, 경북 울진군에서 나는 해방풍(갯방풍)이 ‘맛의 방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맛의 방주는 식문화 운동을 펼치는 국제비정구기구(NGO)인 국제슬로푸드협회가 펼치는 프로젝트. 사라질 위기에 놓인 세계 각지의 종자, 식재료를 발굴해 목록을 만들고 보존하는 작업을 펼친다. 현재 전세계 4800여종의 먹거리가 맛의 방주에 이름을 올렸다. ‘대량 생산’을 미덕으로 여기는 현대식 농업체계가 퍼지면서 생산자들이 사라져가는 각 지역 특유의 먹거리가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제주도 푸른콩장을 비롯해 앉은뱅이 밀, 연산오계 등 8종이 처음 등재됐고 이번에 갯방풍이 100번째 식재료로 합류했다.
해방풍은 주로 바다 근처에서 서식한다. 조선시대에 해방풍은 향기 좋은 식재료이자 약초로 대접받았다. 한방에선 해방풍 뿌리가 고혈압, 뇌졸중, 해열, 진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기록했다. 식감이 단단한 편인 해방풍의 잎과 줄기는 생채나 숙채로 먹었고 말려서 나물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
경북 울진군에서 재배되는 해방풍. [사진=울진군청] |
과거 백사장이 형성된 서해와 동해 해안가에서 주로 자생했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면서 바닷가에 방파제, 해안도로 등이 건설되면서 서서히 사라졌다. 현재 경북 울진군 봉산리 일대에 소규모 자생지가 남아있고, 소량으로 갯방풍을 키우는 농가가 20가구쯤 된다.
울진군청은 갯방풍을 지역 특화작물로 삼고 판로 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 해방풍 자생지를 복원하고, 종자를 보존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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