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인 프로틴이지만… 단백질 과다, 장기화 된다면?
-프로틴 열풍으로 식단이나 보충제, 간식류를 통한 ‘고단백’ 강조되는 추세
-과도한 단백질 섭취 지속시 신장기능 약화될 가능성 높아
-골다공증이나 심장질환과의 연관성 밝힌 연구도 나와
-동물성 단백질의 지나친 섭취는 특히 주의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다이어트의 시작을 알리는 닭가슴살,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이다. 다이어트 방식뿐 아니라 음료, 시리얼, 스낵,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신제품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프로틴’을 전면에 내세운다. 식품업계와 소비자는 모두 ‘단백질 매직’ 에 빠져있는 듯 하다.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미션에 몰두한 사이 ‘단백질 과다’에 대한 주의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백질 과다 섭취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우리 몸은 언제나 균형잡힌 ‘적당함’을 원하기 때문이다.
▶신장 약해질 수 있어=대부분의 다이어트 식단들은 ‘고단백’을 강조하며 섭취량을 더 늘릴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권장량을 넘어 고단백 식사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가장 먼저 반기를 드는 신체기관은 신장(콩팥)이다. 고단백 식품 위주로 다이어트를 하면서 영양보충제나 단백질 파우더 등으로 추가 섭취하는 습관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신장 기능은 약해질 수 있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올수록 암모니아 발생도 많아지기 때문에 신장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최영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단백 식단을 오래 유지하면 신장 기능에 이상을 주어 단백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신장 기능이 감소된 경우 단백질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질소화합물등이 배설되지 못하고 몸에 쌓여 뼈건강 악화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고려대 구로병원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얼바인대의 공동연구에서는 일반인이 고단백식이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신장 기능이 감소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고단백식이란 체중 당 하루 1.5g이상의 단백질 섭취를 말하며, 성인의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당 0.8~1.2g이다. 평소 신장이 약하거나 만성콩팥병환자라면 고단백질 식사는 피해야한다. 통풍이 있는 경우에도 단백질 보충제 복용은 피해야 한다. 통풍은 단백질 찌꺼기가 몸속에서 과잉 생산되면서 관절이나 콩팥, 혈관 등에 달라붙어 생기는 대사성 질환이다.
또한 단백질의 과다 섭취는 골다공증의 위험도 높인다. 최영은 교수는 “단백질이 대사과정에서 칼슘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골다공증과 신결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동물성 단백질의 과다 섭취 특히 주의=단백질 중에서도 특히 기름진 고기와 같은 동물성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는 더 위험하다. 최영은 교수는 “고단백식이 중 특히 붉은 고기나 가공육 등의 과도한 섭취로 대장암 위험이 증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의 공동연구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2019)’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호모시스테인(tHcy)’ 물질이 과다 축적될 경우 추후 뇌경색과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호모시스테인은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체내 농도가 올라가므로 시금치와 같은 녹색 채소나 생선처럼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해 정상 수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심부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2018)도 발표된 바 있다. 핀란드 동부대학의 이르키 비르타넨 영양역학 교수 연구팀에서는 남성 2441명을 대상으로 22년에 걸쳐 분석한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심부전 발생률이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보다 연관성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의 비르타넨 교수는 “많은 사람이 고단백 식사를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는 과도한 섭취의 위험요소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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