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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만 구매?…친환경 ‘스웨덴맛’ 즐기는 이케아가 목표”

카렌 휴즈 이케아코리아 푸드 매니저…

신메뉴 베지볼 등 순식물성 메뉴로 스웨덴 감성 전파…

레스토랑 버려지는 음식물 50% 감축도 앞장

카렌 휴즈 매니저. 뒤로는 이케아 레스토랑 메뉴판이 보인다 [사진=윤병찬 기자]

카렌 휴즈 매니저. 뒤로는 이케아 레스토랑 메뉴판이 보인다 [사진=윤병찬 기자]

지난달 28일, 이케아(IKEA) 광명점 2층 레스토랑. 매장 오픈 시간(오전 10시)을 앞둔 이른 시간이지만 이미 20여명이 메뉴를 고르거나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개 커피와 함께 크로와상이나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영락없는 한적한 아침의 카페 풍경이었다.


이케아 코리아의 푸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카렌 휴즈(Karen Hughes) 매니저는 “패밀리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들에겐 평일 아침에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가구코너 오픈시간인 오전 10시보다 30분 먼저 문을 여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쇼핑 계획을 세우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 370여개 매장을 거느린 글로벌 프랜차이즈 이케아. 이 회사는 으레 ‘홈 퍼니싱 리테일 기업’으로 수식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이케아의 얼굴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다. 푸드 역시 이 글로벌 회사가 관심을 기울이는 중요한 영역이다. 특히 ‘유기농’, ‘식물 기반’, ‘지속가능성’은 이케아 푸드의 주요 가치들이다.


카렌 휴즈 매니저는 “단지 가구를 구매하는 게 전부가 아닌 음식을 즐기는 장소로서 이케아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5년 째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그에게서 이케아의 음식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케아 스웨덴 푸드 마켓에서는 각종 유기농 식품들을 판매한다. 링곤베리 잼(왼쪽)과 양파 튀김은 인기 품목이다. [사진=윤병찬 기자]

이케아 스웨덴 푸드 마켓에서는 각종 유기농 식품들을 판매한다. 링곤베리 잼(왼쪽)과 양파 튀김은 인기 품목이다. [사진=윤병찬 기자]

스웨덴 감성=휴즈 매니저는 기자에게 ‘샤프란 번’을 권했다. 숫자 ‘8’을 닮은 빵 속에는 붉은 샤프란 조각이 박혀있어 은은하면서 달콤한 맛이 났다. 그는 “스웨덴 사람들이 12월이면 꼭 챙겨 먹는 빵”이라며 “이케아에선 겨울 한정 메뉴로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케아는 ‘스웨덴 감성’을 매장 곳곳에 녹여낸다. 가구와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식음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2곳의 매장(경기도 광명ㆍ고양)을 찾은 고객들은 ▷레스토랑 ▷비스트로 ▷카페 ▷식료품 코너(‘스웨덴 푸드 마켓’)에서 스웨덴 감성이 묻어나는 식음료를 만날 수 있다.


이케아 레스토랑과 카페에선 20가지가 넘는 식사와 디저트를 제공한다. 김치 볶음밥, 떡볶이 같은 한국적 메뉴들이 있지만 대표 메뉴는 단연 미트볼, 연어 필레, 애플 케이크 등이다. 스웨덴 레시피가 적용된 이들 메뉴는 세계 모든매장에서 판매되며 스웨덴 감성을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휴즈 매니저는 “최근 수년간 노르딕, 스칸디나비아 양식이 생활 용품과 음식 문화까지 퍼지고 있다”며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단순하고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스웨덴 정체성이 깃든 먹거리들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식료품을 파는 스웨덴 푸드 마켓은 마치 스웨덴의 한 마트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로스타드 뢰크’(양파튀김), ‘쉴트 요르드구브’(딸기잼), ‘쉴트 링온’(링곤베리 잼) 같이 스웨덴어 이름을 그대로 쓰기 때문이다. 이런 가공식품은 80~90%가 스웨덴 현지에서 생산됐다. 일부는 독일ㆍ폴란드ㆍ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온다. 일각에선 이케아 식료품의 ‘탄소 발자국’(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럽에서 만들어진 식품들이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이산화탄소가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휴즈 매니저도 “고민의 지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격한 식품 생산 기준을 맞추는 공급업체를 지역마다 찾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최대한 각 지역별 공급업체를 확보하고 항공편 대신 해상 운송으로 이동하는 등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식탁=스웨덴 감성이 겉모습이라면, ‘지속 가능성’은 이케아 푸드의 알맹이를 나타낸다. 휴즈 매니저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식재료를 엄선해 활용하고 식물 기반의 메뉴들도 지속적으로 늘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지향점을 밑바탕에 두고 이케아는 실험적으로 베지볼, 베지 핫도그, 연어볼을 선보였다. 베지볼과 베지 핫도그는 고기를 전혀 넣지 않은 채식 메뉴다. 대신 케일, 렌틸콩, 당근 같은 식물성 재료를 두루 섞어 맛을 낸다.


연어 볼은 기존 메뉴를 만들고 ‘남은’ 연어살을 모아 활용한다.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려는 고민 끝에 개발한 레시피다. 이케아는 글로벌 차원에서 ‘2020년까지 매장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50%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현재 한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베지볼 뿐이다. “베지 핫도그, 연어볼도 머지않아 한국 매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휴즈 매니저는 덧붙였다.


이케아 레스토랑의 셰프들이 식재료로 활용하거나, 스웨덴 푸드 마켓에서 판매하는 각종 식품들은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연어를 비롯한 수산물은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 마크를 획득한 것만 가져다 쓴다. 주변 바다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거둬들인 수산물에 부착되는 인증이다. 더불어 커피와 초콜릿은 유럽연합과(EU)와 국제비영리단체 유티지(UTZ)로부터 자연 친화적 농법으로 인증받은 것만 활용한다.


휴즈 매니저는 “이케아의 음식들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굉장히 큰 기여를 한다. 건강하면서, 환경 친화적인 ‘스웨덴의 맛’을 더많은 한국 고객들이 즐기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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