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요리에 곁들여지는 버섯. 생김새도, 맛도, 식감도 제각각이라 각자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버섯들이 있기 때문에 버섯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을 찾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음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버섯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만큼은 잘 알고 있을 텐데요. 이러한 버섯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버섯의 종류는 얼마나 되는지, 그 성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말입니다. 이에 더해 가장 큰 버섯은 그 크기가 어느 정도 될까요? 버섯에 대해 작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본문에 첨부된 이미지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버섯의 종류는 총 2만여 가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비가 많은 식품 버섯. 지구상엔 2만여 종의 버섯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300여 가지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 제시한 국가표준버섯목록은 현재 2,077종인데요. 종류가 많은 데다 이전엔 형태를 기준으로 버섯을 분류했으나 최근 DNA로 분류 기준이 바뀌면서 기존 버섯들이 다른 종으로 분류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식용으로 알려져 있는 종들을 잘못 섭취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버섯 외에는 먹기 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www.nature.go.kr) 검색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집트에선 불멸의 식물로 믿었다
버섯은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신비스럽거나 두려운 대상으로 여겨져 종교 의식이나 신화와 관련 지어졌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버섯을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로 여기고 '불멸의 식물'이라 믿었습니다. 멕시코와 과테말라의 인디언들은 특정한 버섯의 외형이 천둥번개와 관련된 것이라고 믿기도 했죠. 또한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버섯의 맛이 너무나 좋아 평민들이 먹어서는 안 된다는 엄명을 내리고 자신들이 독차지하려고 했는데요. 로마에서도 버섯을 먹을 수 있는 계층을 귀족으로 한정하였습니다.
수분이 90%다
대부분의 버섯은 수분이 80~90%입니다. 자랄 때도 공기 중 습도가 높을 때 자실체(우리가 먹는 부분)가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풀어 오르는 원리입니다. 버섯은 수분의 비중이 매우 높긴 하지만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식물성 재료에서 부족한 라이신을 함유하고 있어 식물성 단백질과 육단백질의 부족을 보완하기에 좋은 식품입니다. 이 때문에 버섯이 '땅에서 난 고기'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죠.
양송이버섯을 구우면 나오는 물은 그냥 물이다
고깃집에 가면 나오는 양송이버섯. 이것을 불판 위에 올려두면 그 안에 물이 고이는데요. 이것을 먹으면 기력에 좋다는 소리도 있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물은 사실 그냥 물입니다. 2012년 한 매체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양송이버섯 물의 성분을 분석 의뢰한 결과 99%가 순수한 물이었죠. 나머지 1%는 아미노산과 유기산 등이었으나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매우 적은 양이라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불판에 놓으면 생기는 버섯물은 버섯 농축액이 아닌 수분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니 양송이 물만 마시기보다는 양송이 자체를 먹는 것이 몸에 더 좋겠죠?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의대 연구 결과, 일주일에 버섯을 두 번 이상 먹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인지 장애 발생률이 5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지 장애는 치매로 이어지는 경도인지장애(MCI)입니다. 버섯을 섭취한 노인들의 섭취량은 1회에 약 150g 정도였는데요. 섭취한 버섯의 종류는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표고버섯, 송이버섯, 말린 버섯, 통조림 버섯 등 6가지였는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종류의 버섯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버섯에서 발견되는 항산화 물질 성분인 에르고티오네인이 염증 억제 작용을 한 것이기 때문이죠.
11년 전 10m 버섯이 발견됐다
지난 2011년 영국 방송사 BBC Nature에서 '중국 남부 하이난성에서 길이 10.85m, 넓이 82cm, 무게 450kg에 달하는 버섯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이전에 발견되었던 최대 버섯은 2003년에 영국 큐가든에서 발견된 150cm의 잔나비 의자버섯이었는데요. 2011년에 발견된 10m의 버섯은 거대한 고목 아래에서 최소 20년 동안 숨어서 풍부한 영양분을 얻으며 자라온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중국 과학기술대학교 생태표번연구실의 연구팀은 이 버섯의 표본을 채취하여 분석했는데요. 이 버섯은 4억 5천만 개의 포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굽거나 데워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국제식품과학영양학회지에 게재된 스페인의 라리오하 버섯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버섯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데워 먹거나 소량의 기름에 구워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양송이버섯,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을 끓이거나, 굽거나, 튀기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등 총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해 요리 후 버섯의 영양 상태를 평가했는데요.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폴리페놀과 항산화물질의 함량이 크게 증가한다고 합니다. 또 전자레인지를 사용했다고 해서 영양에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약간의 기름에 구우면 항산화 성분이 높아진다고 하네요.
1급 마약류 성분을 가진 독버섯이 있다
독버섯들 중에서도 '마법 버섯(magic mushrooms)'이라는 이름을 가진 버섯이 있습니다. 환각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멕시코에 자생하는 싸이로시빈과 버섯의 일종인 테오나나카톨이란 버섯을 날것으로 먹으면, 환각이 일어나며 도취감이나 흥분으로 감각에 마비가 옵니다. 1957년 파리 자연박물관의 로쟈 하임 박사는 멕시코를 현지 조사하며 원주민들이 이 버섯을 종교의식의 일환으로 섭취하고 환각을 체험하고 있다고 기록했는데요. LSD를 찾아냈던 스위스의 화학자 알버트 호프만 박사는 이 버섯에서 환각을 유발하는 알칼로이드를 발견하고 이 물질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 추출물을 우울증, 망상 환자나 암 투병 환자들에게 6개월 동안 투약하여 개선 효과를 본 연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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