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다음은 굴”…'K-굴' 종합대책 나온다
정부가 주요 수출 품목인 김에 이어 굴 생산·수출을 크게 늘리기 위한 종합 지원대책을 마련한다. 유럽에서 고급 식자재로 여겨 부가가치가 높은 ‘개체굴’ 양식 등을 확대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굴 생산 수출 확대를 위한 종합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하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수부는 김에 이어 굴의 고부가 가치화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수출 물량과 금액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고부가가치의 비싼 음식으로 여겨지는 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수부는 ‘개체굴’ 생산 확대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에서 고급 식자재로 인정받는 개체굴 양식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개체굴은 껍질을 제거해 모아서 판매하는 ‘알굴’과 달리, 종자부터 낱개의 개체로 길러 껍질째로 판매되는 종류의 굴이다.
정부가 유럽에서 고급 식자재로 여겨 부가가치가 높은 ‘개체굴’ 양식 등을 확대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성장시킬 종합 지원대책을 마련한다. 게티이미지 |
한국에서는 여러 음식에 함께 버무려지는 알굴이 주로 소비되고 있고, 이 때문에 굴은 저렴한 식자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개체굴을 낱개로 별도 요리하는 전문 레스토랑이 존재하는 등 알이 큰 개체굴이 고급 식자재로 인식되고 있고,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이미 굴 수출국 세계 3~4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저렴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유럽에서 고급 재료로 소비되는 개체굴 양식량을 크게 늘리면 개당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수출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굴은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 중 하나다.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양식으로 생산된 굴은 약 31만t, 지난해 수출 금액은 8596만달러에 달한다. 2021년 8007만달러, 2022년 7959만달러로 수출 금액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 수출 1조원(7억9000만달러)을 달성한 김과 참치(5억6310만달러)에 이어 주요한 수출 품목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해수부는 기존의 굴 양식업자들 가운데 개체굴 양식업으로 전환할 경우 지원되는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개체굴은 알굴과 달리 크기가 커 같은 규모의 면적에서도 생산되는 숫자가 적다. 이로 인해 초기 자본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입되는 만큼 양식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개체굴 양식장에 대한 국비 지원은 한 곳당 10억원 정도인데, 지원받는 양식장은 두 곳뿐이다.
해수부는 이 밖에 굴 수출 과정에서 바이러스 발생 등을 예방하기 위한 위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별도 통계조차 잡히지 않아 생산량과 수출량을 가늠할 수 없었던 개체굴 통계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 13일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발표한 ‘해양수산 분야 주요 성과와 앞으로의 추진 계획’에서 2027년까지 수산업을 수출 5조원대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수출 품목인 김은 같은 기간 수출액 10억달러(1조4068억원)를 달성할 수 있도록 규모화와 고부가가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재우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은 “전통적으로 수출액이 많은 김과 참치와 함께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양식 품목인 굴, 넙치, 전복 같은 품목을 위주로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