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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좋다' 송해, 살아있는 전설‥그가 걸어온 '93년' 인생史

'사람이좋다' 송해, 살아있는 전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국민MC 송해의 93년 인생사를 전했다.


1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송해 편이 그려졌다.


코미디, 라디오, 방송진행까지 60년 이상 종횡무진 달려온,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영원한 국민오빠로 불리는 그는 "내 평생 3년 게획을 못 세웠다, 방송이라는게 사계절 개편하지 않냐, 잘릴 까봐"라면서 "그게사실 오늘까지 내 생활"이라면서 살아온 날보다 남은 하루를 생각하게 된 나이라며 선물같은 날이라 전했다.


지난 해 10월, 특별한 전통혼례 행사에 참석한 송해가 그려졌다. 신랑으로 분한 그의 신부는 탤런트 전원주였다. 화제의 가상 결혼식을 꾸민 것.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했다.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생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두 사람은 "이렇게 맞는 쌍이 어디있냐"며 유쾌한 맨트로 행사를 이끌어갔다.


그날 밤, 송해는 홀로 집에 귀가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집은 텅 비어있었다. 작년 1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아내가 쓰던 방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아내가 챙겨주던 모과차도 직접 챙기며 건강을 관리했다. 집안 곳곳, 아내의 손길이 남아있었다. 그는 "아내의 흔적을 보고 마음을 위안한다"고 말했다. 송해는 북에서 홀로 넘어와 가정이란 울타리를 선물한 아내를 떠올렸다.

'사람이좋다' 송해, 살아있는 전설‥

다행히 자식들이 가까이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다음날 일찍부터 딸 집에서 아침한 끼를 해결한 후,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움직였다. 30년 전 큰 병을 앓고난 후 지하철 출퇴근이 운동이 됐다고 했다. 지하철에서 송해를 알아보며 모두 사진찍기 바빴다.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셔라"며 덕담을 전하며 '전국 노래자랑'을 외쳤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걸 안 불편하냐고 묻자 "일부러 알리려는 사람도 있는데 감사하지, 황금 덩어리"라면서 많은 팬들과 만나는 또 다른 장소라 했다.


종로3가에 위치한 낡은 건물에 송해의 사무실이 있었다. 그는 "무대 뒤편으로 사라진 선후배들의 사랑방"이라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세월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무려 30년이나 됐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연예계 역사 다 나왔다"면서 "홀쭉이 뚱뚱이 양석천 양훈선생 배삼룡, 구봉서, 서영춘, 남성남, 남철 등이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희극 연기 뿐만 아니라 재치있는 입담으로 라디오DJ까지 누빈 그는, 그 시절 추억을 담은 낣은 LP판으로 당시를 추억했다. 어느새 구순을 훌쩍 넘은 희극인, 남들은 은퇴를 했을 나이지만,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는 살아있는 MC계의 전설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게다가 '송해길'이란 명칭이 붙은 거리까지 찾아 상인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송해는 마치 골목 홍보대사가 된 듯 동네를 누볐다. 거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영세상인들과 허물없이 지냈다. 이 길의 또다른 볼거리는, 송해 얼굴이 곳곳에 그려진 간판들이었다.

'사람이좋다' 송해, 살아있는 전설‥

후한 인심, 넉넉한 마음 뒤에는 젊은시절 외로움이 깔려있었다. 1.4후퇴때 부모님과 영원한 이별을 하게됐다고. 그는 북에서 배운 성악을 밑천으로 남에서 홀로 20대에 유랑극단 생활을 시작, 하지만 배고픔에 죽음을 생각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소나무에 걸쳐져 살았다. 살아야할 운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해는 아내의 사진을 보고 인사를 전한 후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떠났다. 관광버스를 타고 스텝들과 함께 이동했다. 첫 마이크를 잡은건 1988년도였다고 했다. 당시 얼마나 할까했지만 현재 최고령 현역 MC로 만든 효자프로그램이라고.송해는 "이상벽이 하겠다고 해서 50년만 기다리라고 했고, 뽀빠이가 자꾸 조르길래 건강해야 네 차례간다 그랬다, 요새는 포기했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송해는 지방에 도착하자마자 목욕탕으로 향했다. 심신을 푹 녹인 후 스태프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여녹을 풀었다. 수십년을 함께한 스텝들은 "여기는 우리 인생"이라며 서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람이좋다' 송해, 살아있는 전설‥

전국 노래자랑과의 운명적인 첫 만남도 전했다. 그는 "그때 당시 하나 뿐인 아들을 잃어버렸다, 한 창 교통방송할때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으니까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남들에게 말 못하겠더라, 방송을 내릴려고 했는데 나들이 프로그램 하나 하자고 하더라, 야전부대하자고"라면서 "지방으로 다니는 전국노래자랑이라는게 있는데 나한테 딱 맞을 거라고 했다"며 그렇게 인연이 됐다고 했다.


다시 돌아와 송해는 늦게까지 대본을 숙지했다. 출연자들의 나이와 부를 노래를 꼼꼼히 체크하며 인터뷰할 것들을 직접 손글씨로 체크했다. 다음날도 어젯밤에 이어 녹화 전에도 대본을 체크했다. 그리곤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인터뷰를 맞췄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에 대해 "평생의 교과서"라면서 "세살짜리부터 115세까지 나와 가족얘기부터 직업얘기 환경얘기 등 오늘까지 온 그들의 얘기를 듣는다, 몰랐던 걸 많이 얘기하니까 그게 나한테 와서 내가 나름대로 소화시켜 작가가 쓴 의미를 넣어 그분들과 얘기하니 이건 교과서지 뭐"라며 미소지었다.


지난 해 12월, 친분이 두터운 연예계 후배들이 모였다. 그는 후배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하면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덕담을 전하며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OSEN=김수형 기자] ssu0818@osen.co.kr

[사진]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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