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네가지 얼굴, 예.스.진.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변화하는 대만의 얼굴
하루 종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만의 얼굴을 감상하며 여행하기에는 대만택시투어A ‘예-스-진-지’ 코스가 단연 최고다. ‘예-스-진-지’는 대만 인기 근교 도시 4지역인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을 순서대로 줄인 말이다. 대만 근교 도시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들을 모아서 택시투어를 하곤 하는데, 이 4지역을 순서대로 여행하는 것이 가장 투어에 적합한 일정이자 아침, 점심, 저녁으로 변화하는 대만의 얼굴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예.스.진.지 여행기
뜨겁게 떠오르는 태양의 얼굴, 예류[野柳]
대만택시투어A의 아침! 부푼 기대를 안은채, 일찍 택시를 타고 타이페이에서 예류로 출발했다. 예류는 아름다운 해안과 두터운 사암층으로 구성된 독특한 기괴암석으로 매우 유명한 도시다. 이곳의 바위들은 세계 지질학계에서 중요한 해양 생태계 자원으로 평가 받는 영예를 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예류에 가고싶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크고 단단한 바위들이 흩어져 묵묵히 대만의 아침을 맞이하는 모습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었다. 예류는 기괴암석으로 이루어진 바위의 땅과 푸른 바다 그리고 산호 조각들이 함께 어우러져 온몸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곳곳에 흩어진 기이한 바위 사이를 걸어다니며 대만의 아침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또한 뜨겁게 떠오르는 태양의 얼굴이 보고싶어 한걸음에 달려갔다.
예류 여행도 식후경
대만 여행에서 맛있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예.스.진.지를 더욱 즐기는 데에 식후경이 딱이다. 예류에는 85°c Bakery Cafe가 있다. 85°c Bakery Cafe는 대만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으로, 인기 메뉴는 ‘소금 커피’다. 아침에 따뜻한 소금 커피 한잔으로 여행의 피로가 풀리면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 시작될 수 있었다. 소금 커피를 주문하면, 점원이 당도 설정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이때, 당을 추가하지 않은 커피를 추천한다. 신선하게 로스팅 된 아메리카노와 약간의 소금이 만나 커피 특유의 시큼하고 씁쓸한 맛을 배가시켜 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예류의 아침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향과 맛을 느끼며 커피를 마셨고, 대만의 오전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다.
꾸며내지 않은 추억의 얼굴, 스펀[十分]
예류에서의 설렘과 즐거움을 가득담아 택시는 스펀을 향해 빠르게 달렸다. 스펀은 원래 천등과 기찻길로 알려진 마을이다. 더욱이 대만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 소녀> 에서 남녀 주인공이 천등을 날린 장면으로 매우 유명해지기도 했다.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던 대만 사람들의 관습은 이 마을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 관습은 어느새 타지, 타국의 사람들로부터 이어져 간다. 천등의 아름다운 비상을 감상하기 위해선 저녁에 스펀을 가는 게 좋다. 하지만, 나는 역시 스펀의 낡고 오래된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기찻길에서 대만의 옛 추억을 느끼고 싶었다. 화려한 불빛보다도 오래된 추억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천등과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스펀 여행도 식후경
스펀에 도착해서 출출함이 밀려왔다. 점심은 진과스에 가서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간단한 요깃거리가 필요했다. 스펀에서는 닭날개 볶음밥을 택했다. 깨끗하게 손질한 닭날개 속에 볶음밥을 가득넣어, 매콤한 소스를 발라 노릇노릇 구워낸 길거리 음식이다. 핫스타 지파이라고도 불리는, 이 음식은 매콤 짭짤한 맛이 일품이다. 탄산음료가 생각날 수 있으니, 스펀 길거리를 걸어다니며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하는 것이 좋다.
열정과 땀으로 얼룩진 역사의 얼굴, 진과스[金瓜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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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어느새 세번째 도시, 진과스로 향했다. ‘황금 도시’라 일컫는 진과스에는 대만 광부들의 삶의 현장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 마을에는 엄청난 양과 크기의 탄광이 남아있는데, 이 탄광에서 20세기 전반에 금 채굴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광부들의 열정과 땀으로 일구어낸 금을 통해 진과스는 황금의 도시가 되었고, 경제 성장도 폭풍적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금이 차차 고갈 되면서, 이곳의 탄광은 급격하게 폐광되었다. 대신에 그 역사의 현장은 황금 박물관을 통해 복원하여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광부들의 치열한 삶을 느끼며 황금빛 시대를 열게한 황금의 흔적을 따라갔고, 대만 역사의 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었다.
진과스 여행도 식후경
진과스에서는 늦은 점심을 먹기 딱 좋았다. 스펀에서 약간의 요깃거리 후, 진과스에서 광부 도시락을 먹을 계획이었다. 광부 도시락은 실제로 예전에 광부들이 일할 때, 그들이 싸가지고 다니던 도시락을 부르는 말이다. 그때 그시절, 그들이 먹던 식단 그대로, 광부 도시락을 만들어 판매한다. 광부 도시락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에서 도시락을 구매하면, 귀여운 보자기에 싸인 도시락을 준다. 보자기를 풀면, 아기자기한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이 나오고, 그 안에는 큼지막하고 두툼한 고기와 밥이 들어있다. 도시락 통은 기념으로 가져갈 수 도 있다! 광부 도시락까지 맛있게 먹고, 도시락통과 함께 든든한 마음으로 진과스를 떠났다.
화려한 불빛으로 살아나는 얼굴, 지우펀[九份]
이제 택시는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이 시간을 위해 예.스.진.지를 이토록 고집했던 것 같다. 홍등 마을로 유명한 지우펀 마을을 가기 위해서다.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의 모티브가 된 지우펀. 화려함과 비현실감으로 버무러진 이 마을은 저녁이면 빨간 불빛으로 살아나기 시작한다. 빛은 사람을 모은다고 하던가? 밤에 더욱 빛나는 이 마을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나또한 이곳에 모여들었다. 자연스럽게 빨간 홍등을 길잡이 삼아 따라다녔다. 지우펀의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빛이 주는 환상적인 분위기와 사람들의 북적북적함 속에서 생기를 되찾았다. 이 발걸음이 택시 여행의 끝이라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
지우펀 여행도 식후경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하고, 떠나기 전 지우펀에서 땅콩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달콤하고 차가운 아이스크림은 하루종일 덥고 습한 대만을 돌아다닌 나에게 택시 여행의 즐거운 마무리를 선사했다. 땅콩 아이스크림은 얇게 펴 구운 전병위에 땅콩 가루를 듬뿍 넣고, 아이스크림 2스쿱을 떠넣어 돌돌 말아 준다. 보기엔 별 맛이 날 것 같지 않았는데, 한입 베어물면 달달함과 시원함이 한번에 느껴졌다.
에필로그
자유여행은 계획 없이, 정처 없이 무작정 여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대만 택시 여행은 나에게 또다른 의미의 자유와 이야기를 선사했다. 택시를 이용함으로써, 하루종일 변화하는 대만의 얼굴 속에서 내가 보고 싶었던 얼굴과 마주할 수 있었다. 시간은 절약하면서, 그 안에서 자유롭게 변화하는 대만의 얼굴을 감상하고 즐겼다. 또한 예.스.진.지 루트는 대만의 네가지 얼굴을 시간대 별로 잘 보여주는 최적의 일정이었다. 정해진 시간 속에서 여행은 언제나 타이밍이 중요하니깐!
by 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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